(사진=자료사진ㄴ)
고속철도차량(KTX)의 부품 불량과 시설물 노후화 등으로 사고와 운행 장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30일~12월 23일 '철도차량 및 시설물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KTX차량정비 불량 등 총 12건의 문제점을 적발해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에게 개선을 요구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사원이 KTX에서 작은 고장을 일으키는 열차 부품의 관리실태와 고장방지 대책을 점검한 결과 열차부품과 철도시설물 상당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 열차 작동정지 연평균 170건…근본대책 없이 부품 교환만…이상 바퀴 정비 않고 53일간 운행하기도
열차부품의 경우 열차 견인 및 제동기능을 하는 모터블록이 동력전원 제거 기능을 하는 '인버터'의 고장으로 인해 작동정지되는 현상이 연평균 170건이나 발생하고 있다.
또 견인전동기용 냉각송풍기도 잦은 파손으로 인해 총 122개 중 60대가 조기에 교환됐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는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한 인버터 고장 방지와 신뢰성이 확인된 제품으로 냉각송풍기를 교체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부품 교환만 반복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철도공사는 또 고속열차의 바퀴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바퀴를 둥글게 깎는 '삭정'을 곧바로 해야하는 규정을 어기고 최대 53일동안 삭정을 하지 않고 열차를 운행하기도 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철도공사는 지난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삭정 정비대상 결함 3027건 중 655건에 대해 최대 53일 동안 삭정하지 않은 상태로 열차를 운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열차 바퀴의 경우 홈파임 등의 결함은 열차 탈선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유지 보수 기준에 따라 삭정한 뒤 운행해야하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 열차 시설물 관리도 부실… 궤도간격 기준 초과 '분기기' 1년간 보수없이 방치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일반열차 탈선사고 46건 중 28건이 열차를 다른 궤도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인 '분기기'에서 발생했다.
감사원이 통행량이 많은 분기기 20개를 표본 점검한 결과, 8개에서 선로 관리기준상 궤도 사이의 간격(한 레일과 마주 바라보는 레일과의 거리)이 허용한도를 초과했는데도 철도공사는 최장 1년간 보수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공사는 또 분기기 구간의 관리 업무를 각 시설 사업소에 맡겨둔 채 본사 차원에서는 분기기 관리실태조차 파악하지 않았다.
레일 침목 등 열차궤도 시설의 유지보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이 '교상(다리 위)가드레일' 및 '교량 침목'등 궤도시설의 유지보수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40개 교량의 교상가드레일이 본선레일보다 작은 규격으로 부설돼 탈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일을 지지해 주는 교량 침목 역시 전체의 2.2%인 2,447개가 지지력 확보가 불가능한 C등급 침목이어서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에게 반복적으로 고장이 나는 열차 부품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주의를 요구하는 등 총 12건의 감사 결과를 처분요구하거나 권고.통보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20분쯤 전북 임실군 임실역에서 익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전기공급 중단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지난 22일에는 전남 여수 율촌역 인근에서 운행 중이던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를 벗어나 기관사와 승객 등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열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