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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전 대표 등 뒤에서 "살려내…" 피해 가족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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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우리 가족 살려내"

임산부와 영유아가 연이어 숨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불거진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신현우(68)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 등 뒤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토해낸 울분이었다.

26일 오전 10시 업체 관계자로는 첫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신 전 대표를 예닐곱 남짓의 피해자 가족들은 한 시간여 전부터 기다렸다. 그는 2001년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될 당시 옥시 대표이사를 지냈다.

피해자 가족들은 취재진의 포토라인 앞으로 걸어오는 신 전 대표를 응시하다 ‘살인기업 처벌하라’고 쓰인 노란조끼를 입은 채 그의 등 뒤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두고 둘러섰다.

그리고선 상기된 표정으로 잠깐 동안 말없이 미리 준비해온 작은 현수막을 꺼내 펼쳤다. 거기엔 '억울하게 죽어간 우리 가족 살려내라'고 적혀있었다.

가장 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낳았던 영국계 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꾹꾹 눌러 담아왔던 말인 듯 "살려내. 살려내라고"라고 신 전 대표의 등 뒤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당신 아이였어도 그랬겠어? 우리 고통은 말로 할 수가 없어"라는 말도 터져 나왔다.

조사를 받으러 검찰청사로 들어가는 신 전 대표와 뒷모습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한 피해자 가족은 "살인죄로 구속하고 처벌하라"고 외쳤고, 오열하다 그대로 주저앉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를 쓰다 남편을 잃은 피해자 가족으로 알려진 그녀를 함께 온 딸이 부축했다.

가장 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낳았던 영국계 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가운데 피해자 가족들이 신 전 대표에게 항의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딸은 유리문에 엄마를 기대게 한 뒤 마스크를 벗겨 물 한 모금을 넘기게 하더니 연신 등을 두드렸다. 그리고선 "이제 가자"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 전 대표는 출석하면서 '피해자 가족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한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말은 전해들은 피해자와 가족 모임 강찬호 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으러 가면서 하는 사과가 무슨 진정성 있는 사과이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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