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어버이연합-탈북자단체-전경련 간 커넥션으로 불거진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몸통은 누구일까?
청와대의 관여 의혹에 이어서 국가정보원 배후설까지 나오면서 이번 사건의 몸통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청와대는 허모 행정관을 매개로 한 청와대와 어버이연합간 연관설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허 행정관 자신도 어버이연합쪽에 특정 집회를 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자신과 어버이연합과의 연계 의혹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국가정보원이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배후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야당 인사는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 조작 사건에서도 어버이연합과 국정원과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난 바 있다"며 이번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또 다른 배후로 국정원을 지목했다.
사실 비슷한 관측은 이전에도 꾸준히 있어 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경우 2013년 11월 1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에서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대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에서 야당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사람들에 자금이 흘러갔다면 불법이다"며 법무부에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13년 5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원순 제압 문건'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문서는 박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민간단체 등을 총동원해 박 시장을 '제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국정원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문건이다.
이 문서 중간에는 이번 어버이연합 게이트에 시사점을 주는 흥미로운 대목이 실제로 들어있다.
'박원순 제압 문건' 5페이지
5페이지를 보면 "자유청년, 어버이연합 등 범 보수진영 대상 박 시장의 좌(左)경사 시정을 규탄하는 집회, 항의 방문 및 성명전 등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라고 적혀 있다.
이 문건이 국정원 내부 문건이 맞다면 국정원이 이미 어버이연합에 집회를 독려할 만큼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한 상태임을 짐작케 한다.
실제로 어버이연합은 그 이후 정치는 물론 사회 이슈를 소재로 박 시장에 대한 규탄 집회를 반복적으로 가져 왔다.
이번 어버이연합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알바 동원 문건에서도 박 시장 규탄 집회에 탈북자 알바들이 대거 동원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박원순 제압 문건' 4페이지
이어 '박원순 제압 문건' 4페이지에는 '서울시가 해고자 복직을 시도할 경우, 경총,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을 통한 비난여론 조성과 함께 공공기관 경영평가시 불이익 방침 주지"라고 적혀 있다.
이 역시 국정원이 야당 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 조성에 전경련을 동원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
해당 문건이 국정원 내부 문건이 맞다면 국정원은 박원순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어버이연합과 전경련을 배후에서 오케스트라처럼 지휘했다는 말이 된다.
이번 어버이연합 게이트에서도 국정원을 정점으로 한 어버이연합과 전경련간 3각 관계가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그러나 해당 문건은 그해 10월 검찰에 의해 국정원의 '공식' 문건이 아니라는 면죄부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정가에서는 국정원의 공식 문건은 아닐지언정 비선 문건은 확실하다는 관측이 많다.
검찰의 설명대로 문서의 양식이 국정원의 공식 양식과는 다르다고 하더라도 문건의 형식, 기호 등이 동일한데다, 문서 말미에 붙은 '배포: 0-0, 2-0, 3-0'라는 글귀도 국정원장, 2, 3차장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