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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시급? 실업 대책은 제대로 마련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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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로드맵 제시한 뒤 실행해야

- 4곳 중 1곳이 부실기업, 정리가 필요한 상황
- 특히 조선업 경고등은 빨간불 넘어선 상태
- 그 동안 한국 기업 구조조정은 수박 겉핥기식
- 정부 주도하에 공정하고 객관적 기준 적용하고
- 대주주, 기업주에게도 책임 묻고 재산 압류해야

 

NOCUTBIZ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4월 22일 (금)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정관용> 기업구조조정이 총선 이후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가시화되는 등 상당히 속도도 빨라요. 그런데 부실기업 구조조정, 산업개혁 해야 한다. 이건 다 동의하지만 또 시기적으로 서둘러야 한다. 여기도 동의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여, 야, 정부 입장이 다 다릅니다. 오늘은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를 연결해서 이 기업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된 배경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인지 일단 말씀 좀 듣겠습니다. 정 대표님 나와 계시죠?

◆ 정선섭>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서로 합치거나 어느 회사 문 닫게 하거나 그래서 직원들 자르고. 이런 게 별로 안 좋은 거잖아요.

◆ 정선섭> 그렇죠. 구조조정이라는 건 산업구조조정과 인력구조조정 이것이 있는데요. 산업구조조정은 말씀하신대로 산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것이고 인력구조조정은 이에 따른 인력을 늘린다든지 줄인다든지 하는 이런 것을 인력구조조정라고 우리가 얘기를 하죠.

◇ 정관용> 그런데 가급적 안 하는 게 좋은 건데 이걸 지금 꼭 해야 할 정도로 절박합니까? 우선 그 질문이에요.

◆ 정선섭> 그렇죠. 지금 우리가 해외 수출부진을 시작으로 해서 국내경기 전반이 지금 침체에 빠져 있거든요. 혹시 일본형의 그런 장기침체로 가는 것이 아니냐, 이런 우려가 많이 제기되고 있고 또 실제로 상당수 기업이 부실기업이 되면서 구조조정 문제가 임계점에 다다른 그런 상황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한 2, 3년 전부터 구조조정 문제가 굉장히 큰 경제개혁 화두로 지금 부각되어 있는 그런 상황이죠.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부실기업이라는 건 어떤 기업을 말하는 겁니까? 적자 내면 다 부실기업이에요? 그건 아니죠?

◆ 정선섭> 그건 아니고요. 우선은 장기적으로 우리가 보통 평균적으로 한 5년을 봅니다마는 5년 동안에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사업 부실한 상태. 다시 얘기하면 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 해서 부도위기에 몰려 있는 이런 기업들을 우리가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금융권의 지원이나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부도를 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있는 기업들을 말하는 것이죠.

◇ 정관용> 이런 기업이 우리 전체 기업의 몇 %쯤 된다고 봅니까?

◆ 정선섭> 상장사를 기준으로 해봤을 때 작년 말에 26% 정도였는데요. 4곳 중 1곳이 이런 좀비 형태의 그런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 정관용> 정말 심각하군요.

◆ 정선섭> 그렇죠. 이것이 2011년도만 해도 10% 수준이었거든요. 2014년부터 2년 동안에 걸쳐서 거의 3곳 중 1곳, 4곳 중 1곳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업종으로 보면 어느 업종에 집중되어 있습니까?

◆ 정선섭> 특히 중국문제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데요. 중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그런 업종인데 조선업종 그리고 해운업종, 철강, 유화업종, 석유화학이라고 하는 유화업종. 이른바 한국경제를 그동안에 지탱해왔던 아주 중요한 서비스 혹은 제조업이었거든요.

◇ 정관용> 그러네요.

◆ 정선섭> 이것이 지금 굉장히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대표적인 중화학공업 업종들인데요.

◆ 정선섭> 네.

◇ 정관용> 구조조정을 안 하고 그냥 놔두면 결국 아까 말씀하신대로 이런 기업들이 부도가 나는 거죠?

◆ 정선섭> 그렇죠. 지금도 사실은 채무 문제를 은행권은 채권단에서 조정을 하기 시작하면 부도가 나 있는 상태입니다. 예를 들면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3대 조선업체인데 작년에 적자가 8조 5천억에 달했습니다. 이런 상태가 재작년에 비해서 거의 3배가량 늘어난 것이거든요. 그러고 내년에는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우리 경제, 특히 조선업에서는 굉장히 경고등이 빨간불을 넘어서 있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 정관용> 그래서 결국 놔두면 결과적으로는 부도. 그렇게 되면 금융권의 부실로까지 이어지는 거죠?

◆ 정선섭> 그렇죠. 문제는 채권단인데요. 그동안에 8조 5천억원 적자가 났으니까 결국은 이 회사를 지탱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8조 5천억원의 자금 투여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선섭> 그동안에 빌려준 돈도 있고 이른바 물렸다고 얘기를 하는데 채권단이 물려 있는데 계속 지원을 하지 않으면 이 기업들은 부도가 날 수밖에 없고 결국 그것은 금융기관, 그러니까 채권단의 위험으로 돌아온단 말이에요. 안 그래도 최근에 해외에서 우리 조선업체, 특히 은행 부실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은행권의 신용도 낮아졌단 말이에요. 이렇게 되면 과거 우리가 1998년에 경험했던 IMF사태 이것이 금융기관 부실로 인해서 시작이 됐었는데 이런 말하자면 지불보증에 대한 위험도가 굉장히 높아지기 때문에 상당히 부실기업 정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런 상태에 와 있죠.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것 민간에 놔둬야 합니까? 정부가 주도해야 합니까? 우선 그것부터요.

◆ 정선섭> 민간에 놔둔다는 얘기는 다시 얘기하면 구조조정을 해당 기업에 맡긴다, 이런 얘기거든요. 그것은 원인제공자에게 해법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바람직하지 않고 정부 주도로 해야 하는 것은 저는 동의를 합니다. 정부에서 하는데 얼마나 객관적으로 이 문제를 접근할 것이냐, 이게 해법이에요. 특히 정부에서 할 때는 미래에 대한 산업적인 또는 실업대책이라든가 이런 미래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난 뒤에 이런 구조조정 작업을 객관적으로 이루어야 한다, 실행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 정관용> 조그마한 칼국수집을 차렸다가 장사가 좀 되다가 이제 안 된단 말이에요. 안 되는 게 6개월, 7개월 이렇게 넘어가면 결국 그 칼국수집은 문 닫게 되지 않습니까?

◆ 정선섭> 그렇죠.

◇ 정관용> 그게 이른바 시장경제의 기본논리인데 이 대기업들은 수십조의 채권들이 물려 있고 채무가 물려 있고 이러다 보니까 그냥 망하려면 스스로 망해라, 이럴 수가 없다 아닙니까?

◆ 정선섭> 그렇죠. 우리 경제가 대기업 편중화 되어 있는 이런 상태이기 때문에 그동안에 사실 정부의 지원에 의해서 또는 국가 경제 전반의 비중을 높이는 그런 역할을 해왔거든요. 그것이 성장기에는 매우 유효한 정책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불황기가 된다거나 경기침체에 빠지게 되면 대기업의 부실이 국가 경제 전체의 위험도를 높이는, 리스크를 높이는 그런 상황이 돼 있거든요. 우리가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중소기업 육성책이라든가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만 사실 정부 입장에서는 대기업을 육성하는 게 가장 손쉬우니까 계속 그런 정책을 고수해왔고요. 지금도 그런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결국은 대량실업이라든가 대규모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라든가 이것이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정부가 주도해야 하는 것 맞다고 아까 말씀하셨고. 그다음에 미래에 대한 비전을 놓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공정하게’라고 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 정선섭> 예를 들면 우리가 한 2년 전, 특히 5년 전에도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이런 구조조정에 직면을 했었거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인해서. 그런데 2011년에 들어서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였단 말이에요. 그때 당시에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을 안 붙이고 슬그머니 일자리 나누기라는 이름으로 바꿨어요. 다시 얘기하면 기업들이 임금을 낮춰서 일자리를 창출하자, 이런 쪽으로 갔었는데 그것은 결국 이름만 그럴싸했지 실질적인 효용성이 없었던 거죠. 그러다가 경제가 좋아지니까 또 수출 잘 되고 하니까 슬그머니 넘어갔고. 또 2년 전에도 구조조정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됐었거든요. 그때 당시에도 상당수 대기업에 대해서 구조조정을 하겠다 이랬지만 차일피일 늦췄단 말이에요. 그러다가 동부사태라든가 동양사태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 이전부터 이미 벨을 울렸었는데 계속 지연하다가 막판에 가서 한계점에 도달해서 했단 말에요. 그리고 지금 한진그룹이나 현대상선 문제도 사실은 4, 5년 전부터 계속 비상벨이 울렸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늦춰져왔단 말이죠. 그 과정에서 저는 정부가 또는 금융감독원이라든가 채권단이 투명하게 일을 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막판에 와서 이런 일을 하게 되는데 그러지 말고 아주 객관적으로 기준을 마련하고 해서 정리를 했을 경우에 그것이 현재 상태에서는 좀 충격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경제의 더 나은 길을 가는 데 있어서는 불가피한 자기 살을 깎는 것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정부는 ‘이달 말부터는 지난해 7월과 12월에 실시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가지고 C등급, D등급 받은 대기업, 중소기업 대상으로 바로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 지금 그런 말을 하고 있는데 이건 그나마 다행인 겁니까?

◆ 정선섭> 만시지탄이긴 합니다만 당장 아주 시급한 그런 선택이다, 이렇게 보는데. 그런데 지금 C, D 등급을 받은 회사를 보면 대기업이 54곳이고 중소기업이 175곳이다. 이렇게 얘기가 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서 54곳만 문제가 있을까요?

◇ 정관용> 더 된다 이거죠?

◆ 정선섭> 그리고 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우리나라 신용평가회사에서 했을 것 아닙니까? 제가 무슨 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 방법이 문제가 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표현하긴 어렵습니다만 그동안에 우리나라의 신용평가를 보면 내일 부도나는 회사가 오늘 A등급인 경우가 굉장히 많았어요.

◇ 정관용> 그래요?

◆ 정선섭> 그렇죠. 그 사례가 한두 건도 아니고 그러기 때문에 대기업은 무조건 A등급을 준단 말이에요. 그 이유는 대기업이 그룹에 소속되어 있으면 다른 기업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결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등급을 준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은 공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우리의 기업 구조조정은 그냥 수박 겉핥기다, 이렇게 된 거죠.

◇ 정관용> 진짜 제대로 옥석을 가리는 공정한 기준을 갖고 해라, 이 말씀이시고. 그다음에 이 구조조정이라는 게 결국은 두 개의 회사를 하나로 합치든지 그래서 종업원을 왕창 반으로 줄이고 비용을 절감시키고 기존에 있던 부실채권 정부가 인수하고 이런 거잖아요.

◆ 정선섭> 그렇죠. 결국 국민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것을 전제로 하죠.

◇ 정관용> 국민혈세는 투입되는데 종업원들은 반 정도 해고당해서 거리로 나가야 하고. 기업주들은 어떤 책임을 집니까?

◆ 정선섭> 기업주들은 한 3, 4년 전까지만 해도 부실기업 정리에 따른 기업주의 처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과거에 IMF 사태 때 그때 공적자금이라는 이른바 그런 기금을 통해서 회생됐던 그 기업의 기업주에 대해서는 일부 책임도 물었습니다만 사실상 기업주에 대한 책임은 거의 다 면책이 되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정선섭> 최근 들어서 동양사태라든가 이런 것, 법적인 어떤 경제행위의 문제 때문에 드러난 것이지 기업의 부실책임에 따른 책임을 묻지는 않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대주주가 기업이 좋을 때는 호의호식하고 많은 걸 누리다가 기업이 망하게 되면 자기 재산만 슬그머니 빼놓고 나중에 재기를 노린다든지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았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선섭> 그런데 이번에는 이것과 함께 대주주 문제도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대량실업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반드시 그것이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상당한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죠.

◇ 정관용> 자기 재산 못 빼돌리게 하고 다 내놓게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정선섭> 당연하죠. 그런데 우리가 개인 사유재산이라는 걸 전제로 해서 워낙 많이 부당한 일이 일어나니까 사실 국민들이 그런 데 대해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죠.

◇ 정관용> 그리고 또 해고될 수밖에 없는 이런 인력들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대책 지금 솔직히 없는 거죠?

◆ 정선섭> 지금 이것이 풍선처럼 한쪽을 눌러서 다른 쪽에 어떤 부풀리기 하는 이런 경우가 아니고 전체가 지금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는 우리가 구조조정에서 핵심이 뭔가 하면 이 사업부를 정리를 한다든가 인력을 정리를 했을 때 다른 사업부에서 이것을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거든요. 그 흡수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또 기업으로서도 상당히 어려운 그런 상황에 직면해 있죠.

◇ 정관용> 이래서 준비해야 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군요.

◆ 정선섭>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치권,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차근차근 하나씩 제대로 준비해서 공정하게 해 가는지 앞으로 온 국민이 감시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선섭>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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