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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노점마다 '성주참외'…진짜는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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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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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믿기 어려워"…다른 곳 참외가 성주참외로 둔갑하기도

 

전국 재배 면적 70%, 생산량 85%…뛰어난 기술로 고당도 참외 생산

대구에 사는 서윤정(38·여)씨는 최근 길가 트럭에서 '성주참외' 2만원어치 9개를 샀다.

성주참외라고 표기해 놓았으나 서씨는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곳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를 가도 노점이나 트럭에서 파는 참외는 대부분 성주참외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씨는 "상인이 성주참외라고 해서 사기는 했지만 맞는지 확신할 수 없어 찜찜했다"고 말했다.

21일 경북 성주군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참외 재배면적은 3천879㏊로 전국 5천515㏊ 가운데 70.3%를 차지한다.

그러나 참외 생산량은 14만9천677t으로 전국 17만6천622t의 84.7%에 이른다.

성주는 재배면적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훨씬 많은 셈이다.

물론 참외 재배기술이 뛰어나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생산한다는 점은 성주군이나 농민도 인정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재배면적과 생산량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많다.

다른 곳에서 생산한 참외가 성주참외로 둔갑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성주 농민이 성주에서 농사를 하고 동시에 고령, 칠곡, 대구 달성 등 인근에서도 농사를 짓는 사례가 많다.

이럴 때 다른 지역에서 재배했더라도 성주참외 상자에 포장해 성주에서 출하하는 경우가 있다.

대구 한 참외농민 이모(42)씨는 "나는 대구지역 농협을 통해 출하하나 성주에 사는 농민 가운데 대구 달성에서 참외 농사를 같이 짓는 경우 성주참외라고 해서 출하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성주가 아닌 곳에서 생산해 정상적으로 해당 지역 농협 등으로 출하하더라도 막상 소매점이나 노점에서 성주참외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성주 참외농민 김모(67)씨는 "성주참외가 70∼80%인데 어떻게 외지에선 모두 성주참외라고 해서 팔리느냐"며 "상당수는 성주참외가 맞겠지만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성주참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 재배한 참외보다 맛이나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성주참외는 10㎏ 1상자를 기준으로 10만원 안팎으로 다른 지역 참외보다 1만원 가량 더 높다.

오랫동안 참외를 재배하며 얻은 기술이 고당도 참외를 생산하는 기반이다.

워낙 당도가 높아 참외밭에 설탕을 뿌린다는 소문까지 돌았을 정도다.

이런 소문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성주 농민은 참외밭에 설탕을 직접 뿌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생물이나 효소를 뿌려서 당도를 높인다. 이 미생물이나 효소 먹이가 설탕이다.

그런 만큼 농가가 참외를 재배할 때 설탕을 많이 쓰는 것은 사실이다.

성주군도 성주참외 인기가 높은 점을 반기지만 외지 참외가 성주참외로 둔갑하는 현실에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군은 2005년 12월 성주참외 지리적표시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10년부터 성주산 참외임을 한눈에 식별할 수 있도록 성주참외 스티커를 제작해 농가에 보급했다.

그런데도 군은 단속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성주에서도 농사를 짓는 농민이면 적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주군 윤기환 참외담당은 "현장에서 참외를 포장할 때 바로 적발하지 않는 이상 잡기가 어렵다"며 "최근 외지 참외를 성주참외로 바꾼다는 얘기가 있어 계속 주변지역을 돌며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속을 맡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성주사무소는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농민을 지난해 5명을 붙잡았고 올해도 2명 적발해 입건했다.

농관원 관계자는 "성주에 주소를 둔 농민이 다른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성주참외 상자에 넣어 출하한 경우를 적발했다"며 "성주 농민은 성주참외 상자를 구하기 쉽지만 적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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