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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고리, 50년 주기로 대지진 발생? 섣부른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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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콰도르 지진' 발생 시기 같았을 뿐 연관성 없어

- 불의고리, 평균 사흘에 한번 꼴로 강진 발생
- 日 활성단층 2,000여 개, 각 단층 재발주기는 1000년
- 韓, 경상남북도 원전 지역 활성단층 20~30여개 파악
- 한반도 수도권 지역 활성단층 조사 시급해
- 구마모토 지진, 기존 법칙 벗어났다고 잘못 알려져
- 직하형 지진, '진원지가 도시 바로 밑' 이라는 일본식 용어
- 한반도 진도 6.0 이상 지진 발생 가능성 있어
- 내진설계 의무화 된 1988년 이전 건축물 피해 우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4월 19일 (화) 오후 7시 1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진한 교수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 정관용> 일본 규슈지방의 구마모토현. 또 저 멀리 남미 에콰도르 큰 지진이 발생했죠. 참 피해가 큽니다. 그런데 이게 태평양을 둘러싼 지역 이른바 불의 고리. 이 지역이 요동쳐서 앞으로도 더 큰 연쇄 지진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 이런 걱정이 많고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한국은 정말 안전한 것인가, 이런 얘기들. 궁금증이 많습니다. 그래서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 교수님을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이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이진한>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단도직입적으로 이게 불의 고리가 요동치는 그런 건 아닙니까? 얼마 전 뉴욕타임즈가 아니라고 하는 기사를 썼던데.

◆ 이진한> 지금 국민께서 걱정하시는 게 일본에서 지진이 나고 또 에콰도르에서 났으니까 그게 다 불의 고리에 속하는 지역이거든요. 불의 고리라고 하면 학술용어로는 환태평양 조산대라고 합니다. 그래서 거기는 태평양 해양판이 대륙 밑으로 밀려들어가면서 지진하고 화산활동이 빈번한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환태평양 지진대에 같이 속한 일본하고 에콰도르에서 일어나니까 이게.

◇ 정관용> 다른 데에서 막 나는 것 아니냐.

◆ 이진한> 그렇죠. 연쇄반응이 아니냐, 이렇게 걱정을 하시는데. 사실 우리가 대규모 지진이라고 하면 규모가 한 6.0 이상을 대규모 지진이라고 그래요. 그런데 그게 전세계적으로 1년에 한 110회에서 120번이 나거든요.

◇ 정관용> 6.0 이상만.

◆ 이진한> 네, 그렇죠. 1년에. 그래서 그게 환태평양 조산대로 국한해서 얘기하면 대부분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일어나는데 거기서 일어나는 게 1년에 한 90번 내지 100번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평균 3일에 한 번씩 일어난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그러네요.

◆ 이진한> 그러니까 그게 연속적으로 일어나도 별 그렇게 크게 이상한 것은 아닌데. 일본에서 일어나는 게 거기를 촉발한 것 아니냐 이렇게 걱정을 하시는데 사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근처 단층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서 그건 같이 연관되어 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많은 기사에 등장하는 '50년 만에 요동치나' 이런. 5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 이진한> 아, 50년 전에, 1960년에 칠레 대지진이 있었습니다. 칠레 대지진은 지진계가 1900년대 초에 발명이 됐는데 그 지진계가 발명이 돼서 계기지진을 관측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관측 이후에 규모가 최대였습니다, 그게. 9.5.

◇ 정관용> 9.5. 와.

◆ 이진한> 네, 그래서 그때는 해일에 대한 경보시스템이 태평양에 없을 때인데요. 그래서 하와이하고 심지어 일본까지 그 지진해일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 정관용> 야, 칠레 앞바다에서 난 지진인데. 일본까지. 어마어마했군요.

◆ 이진한> 그게 30시간 걸려서 일본에 도달했죠. 전혀 그 때는 경보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가 1964년에 알레스카에서 규모 9.0의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서 또 한 번 해일피해를 당하거든요. 그러고서 또 65년에 또 규모 8.7의 알래스카 지진이 있어서 해일피해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규모 지진이 초강력 지진이죠. 초강력 지진이 연속해서 1960년대에 발생을 했으니까 이번에 동일본 대지진이 2011년에 발생을 하고 또 이번 지진이 발생했으니까 또 그런 것의 연속 아니냐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이게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진계가 발명된 지 100년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100년의 데이터를 가지고 50년 주기설을 얘기하는 것은 좀.

◇ 정관용> 하긴 또 그러네요.

◆ 이진한> 과학적이지 못하죠. 더군다나 이게, 지진이 판의 움직임으로 비롯되는 건데 판의 움직임이 상당히 느립니다. 빠른 판은 1년에 한 20㎝ 움직이고 느린 판은 한 1년에 한 3㎝ 내지 4㎝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판의 움직임으로 야기되는 지진을 가지고 어떤 경향성을 얘기하려면 적어도 몇 만년 단위로 얘기해야 좀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50년 주기라고 하고 ‘50년 만에’ 이렇게 표현했는데 교수님 설명 들어보면 정확히 50년 전에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네요.

◆ 이진한> 그렇죠, 그렇습니다.

◇ 정관용> 60년대에 그냥 큰 지진이 몇 번 조금 났다?

◆ 이진한> 그렇죠. 2004년에도 수마트라에 규모 9.0의 초강진이 있었죠. 그리고 2005년에도 또 같은 지역에서 규모 8.7의 초강진이 있었고요. 그러니까 그런 게 꾸준히 계속되는 겁니다.

◇ 정관용> 아. 아까 처음에 말씀하실 때 6.0 이상이어야 우리가 대규모 지진이라고 말한다. 이런 게 1년에 110에서 120회. 그런데 그중에서 거의 대부분, 90에서 100번이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서 난다.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6.0 이상하고 7점 얼마 이상하고 이게 또 하늘과 차이이지 않습니까?

◆ 이진한> 그렇죠.

◇ 정관용> 그럼 그 6.0 이상이 아니라 7.0 이상의 대규모 엄청난 피해를 주는 지진에 대한 별도로 이건 몇 년 만에 한 번씩 난다. 이런 건 없습니까?

◆ 이진한> 그러니까 다 데이터 자료는 있습니다. 그러니까 7.0은 평균 1년에 한 10번 정도가 납니다. 규모 9.0은 한 10년에 한 번 내지는 한 7, 8년에 한 번씩 일어납니다. 그런 데이터는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정확하지는 않은 거죠.

◆ 이진한> 네.

◇ 정관용> 이게 한 번 났다고 그래서 9.0이 한 번 났으니까 한 7년 동안은 안 난다. 이런 건 없는 거죠?

◆ 이진한> 그런 건 없고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죠.

◇ 정관용> 그것도 지난 한 100년만 조사한 거죠?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이전에는 모르는 거고.

◆ 이진한> 그 이전에는 그냥 추정만 할 뿐이죠. 지진계가 없으니까 이 지층 기록에 남아 있는 걸 가지고 아, 어느 정도 규모의 지진이 있었겠구나 하고 추정만 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어떤 기사를 보니까 이 구마모토현이 속한 일본 규슈 지역은 지난 100년 동안 5.0 넘는 지진이 한 번도 일어난 게 없는 안전지대로 불렸다면서요? 일본은 워낙 지진이 많은 데인데 여기는 안전지대였다면서요?

◆ 이진한> 네. 안전하다고 느꼈겠죠. 사실은 일본에 활성단층이 많고 활성단층이 판 경계부에 있는 것하고 판 내부에 있는 것하고 재발 주기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판 경계부에서는 그만큼 힘이 많이 전달되기 때문에 에너지가 그만큼 많이 축적이, 금방금방 축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 이진한> 우리나라와 같은 판 내부에 속하는 데서는 천천히 축적이 되고요. 그래서 판 경계부에 속한 지역에 있는 활성단층들은 재발 주기가 단층마다 다르지만 약 100년에서 1000년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태평양판이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완전 정확한 판 경계부에서는 100년의 단위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는데 사실은 일본은 판 경계부에 근접해 있지만 엄밀하게 얘기하면 판 내부거든요. 판 경계부에 근접한 판 내부입니다. 그래서 일본에 있는 일본 내륙에 있는 대부분의 활성단층은 재발 주기가 1000년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요?

◆ 이진한> 재발 주기가 1000년이니까 지금 그 규슈 구마모토 근처에 있던 활성단층들이 한 10개가 있다고 그래도 재발 주기가 1000년이라고 하면 거기 지역은 평균 100년에 한 번씩 대규모의 지진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50년 동안 조용했다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거죠.

(사진=SNS 캡처)

 

◇ 정관용> 지금 말씀 들어보면 그런 활성단층이 굉장히 많은 모양이군요?

◆ 이진한> 판 경계부에는 상당히 많고요. 판 내부에는 상대적으로 적죠.

◇ 정관용> 그 적다 하더라도 일본은 지금 대규모 지진이 몇 년에 한 번씩 막 나잖아요.

◆ 이진한>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게 100년 내지 1000년에 한 번씩 움직이는 활성단층에 의해서 지진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한 100개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씩 100년에 한 번씩 하면 매년 나는 거고.

◆ 이진한> 그렇죠.

◇ 정관용> 1000개가 있는데.

◆ 이진한> 1000개가 있으면 10년에 한 번씩 나는 거고.

◇ 정관용> 일본열도 밑에는 활성단층이 몇 개인지 정확히 알아요?

◆ 이진한> 지금 대충 한 2000개 정도 있다고 합니다. 5년마다 한 번씩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거죠.

◇ 정관용> 더 판의 경계부에 가까운 곳이.

◆ 이진한> 더 위험한 겁니다.

◇ 정관용> 에콰도르 사례이고.

◆ 이진한> 에콰도르 사례이고.

◇ 정관용> 동일본 사례이고.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 판의 경계부에서의 강도가 더 셉니까?

◆ 이진한> 당연히 더 세죠.

◇ 정관용> 당연히 더 세고. 그런데 일본열도 전체는 판의 경계부와 가깝지만 경계는 아니다?

◆ 이진한> 판 경계부에 속해 있고 판 경계는 바로 해안가에 있죠.

◇ 정관용> 바다 속에 있고.

◆ 이진한> 네, 바다 속에.

◇ 정관용> 동일본 대지진도 바다 속에서 일어난 것 아니겠습니까?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비슷한 규모의 더 큰 지진은 그 바다에서 일어나서 해일로 덮칠 가능성이 크다?

◆ 이진한>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이렇게 봐야 되겠군요.

◆ 이진한> 바다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통상 진동에 의한 피해는 그렇게 잘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번에 동일본 지진이 9.0이면 엄청난 규모인데 그때 건물이 무너지거나 땅이 갈라지거나 하는 건 없었거든요. 육지에. 그러면 바다에서 났기 때문에 바다에서 지진에너지가 전파되는 동안 다 상쇄돼서 건물이 흔들리는 정도만 있었지 부서지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때 해일이 주 피해를 준 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 에콰도르 같은 경우도 바다에서 일어났는데 상대적으로 많이 피해가, 진동피해를 많이 입었던 것은 같은 바다라도 지진이 일어난 지점이 동일본 대지진보다는 좀 육지에 가까웠고 그다음에 아마도 내진설계가 일본보다는 훨씬 안 되어 있으니까 그런 피해를 많이 입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또 하나는 땅이 좌우로 흔들리는 지진하고 위아래로 흔들리는 지진이 다르다던데.

◆ 이진한> 아, 그건 좀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고요.

◇ 정관용> 아, 그래요?

◆ 이진한> 우리가 지진이 나면 지진파가 전달돼서 피해를 주는 건데. 지진파가 크게 체적파하고 표면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체적파가 먼저 도착을 하고 표면파가 나중에 도착하는데요. 표면파가 옆으로 흔들리는 L파가 있고 그다음에 아래위로 흔들리는 R알파가 있습니다.

◇ 정관용> L과 R.

◆ 이진한> 네. 그래서 그 체적파는 별로 피해를 못 줍니다, 진동피해는. 그런데 나중에 도착하는 표면파가 주 건물들을 흔들고 부서지게 하고 하는 역할을 하죠. 그래서 우리가 진동피해, 지진에 의한 진동피해는 옆으로 움직이는 것,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다 있습니다.

◇ 정관용> 함께 오는 거예요?

◆ 이진한> 네. 함께 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우리는 기사 쓰는 기자들은 도대체 뭘 보고 이렇게 엉뚱한 걸 쓰는 겁니까?

◆ 이진한> (웃음) 아마 그게 일본에서 직하형 지진, 직하형 지진 하고 많이 혼동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건 뭐예요?

◆ 이진한> 직하형 지진이라는 것은 사실은 학술적인 용어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육지에 도시 바로, 진원지가 도시 바로 밑에 있다는 뜻으로 일본에서 쓰는 거거든요.

◇ 정관용> 아, 그래요?

◆ 이진한> 네. 그래서 그걸 직하형이니까 기자들이 위아래로 움직였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 구마모토 지진은 단층이 옆으로 움직인 단층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직하형 지진인 건 맞네요.

◆ 이진한> 그렇죠.

◇ 정관용> 구마모토 내륙에 진앙지가 있으니까.

◆ 이진한> 도심지 바로 지하 지점에서 일어났으니까요.

◇ 정관용> 몇 년 전에 동일본 대지진은 직하형이 아닌 거고.

◆ 이진한> 직하형이 아닌 거죠.

◇ 정관용> 그건 진앙지가 내륙 땅 속이냐 아니냐의 차이다.

◆ 이진한> 진원지가요.

◇ 정관용> 진원지가. 그러니까 이걸 좌우냐, 위아래냐를 헷갈리면 안 된다.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여진이라는 건 항상 있는 거죠?

◆ 이진한> 여진은 항상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구마모토는 또 보도를 보면 하루에 100 몇 십 회의 여진이 5일 동안 계속됐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진한> 네.

◇ 정관용> 원래 이렇습니까, 이것도?

◆ 이진한> 그래서 우리가 지진을 얘기하면 전진(Foreshock) 그다음에 본진(Mainshock). 본진이 주된 지진이죠. 그다음에 여진(Aftershock)이 있는데 전진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습니다. 전진이 항상 있으면 우리가 지진 예측을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되는 게 어떤 때는 있고 어떤 때는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구마모토는 전진이 6.4.

◆ 이진한> 그걸 전진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럼 본진이에요?

◆ 이진한> 두 개의 별도의 지진입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이진한> 네. 그래서 처음에는 사람들이 좀 오해를 했는데. 분석자료를 보면, 지진자료를 보면.

◇ 정관용> 진원지도 달라요?

◆ 이진한> 네, 다르고 단층도 움직인 게 다른 단층입니다. 그런데 그 단층이 서로 한 15km 떨어져 있는 거라서.

◇ 정관용> 가까이 있는 거라서.

◆ 이진한> 서로 움직였는데 여진은 항상 따르거든요. 그래서 여진은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수년까지도 진행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이진한> 그런데 다행인 것은 여진은 강도가 가면서 계속해서 약해지죠.

◇ 정관용> 그렇죠. 에너지를 한번 쏟았으니까.

◆ 이진한> 그렇죠.

◇ 정관용> 그다음 작아진다. 그러면 이번에 그것도 엉뚱한 기사군요. 6.4짜리 지진이 나니까 이제는 큰 지진 없을 겁니다 했는데 한 이틀 있다가 7.0, 7.2짜리가 터졌거든요. 이건 정말 보기 드문 현상이다 했는데 아니군요? 그냥 우연히 두 지진이 이틀 사이로 난거군요?

◆ 이진한> 우연은 아니고요. 그게….

◇ 정관용> 서로 영향을 미친 겁니까?

◆ 이진한> 맞습니다. 같이 활성단층이 10 몇 ㎞밖에 안 떨어져 있으니까 가까이 있는 거거든요. 한쪽 단층이 움직이면서 그 힘이 이쪽에 또 전달이 됩니다. 그래서 여기도 거의 한계에 다다랐던 것이 이 힘이 전달되니까 그때 또 움직이게 된 겁니다.

◇ 정관용> 그렇지만 이걸 전진과 본진으로 말할 수는 없다?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여진이 그렇게 한 5일 동안 몇 백 회 나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 강도가 이번에 유달리 좀 센 것들도 계속 왔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만큼 에너지가 많았다는 얘기겠죠?

◆ 이진한> 맞습니다.

◇ 정관용> 이제 우리나라 얘기인데요. 활성단층이 땅 밑에 있으면 지진은 반드시 나오는 거죠?

◆ 이진한> 그렇죠.

◇ 정관용> 1천년 주기건, 2천년 주기건 간에. 우리나라 밑에는 활성단층이 몇 개나 있습니까?

◆ 이진한> 지금 활성단층에 대해 조사는 우리나라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활성단층은 어디에만 조사가 되어 있느냐면 원자력발전소 부지하고 방사선폐기물저장소. 그 부지에만 활성단층 조사가 되어 있어요. 그건 국제적인 규약에 의해서.

◇ 정관용> 해야만 되는 거니까.

◆ 이진한> 해야만 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 정관용> 나머지는 안 했어요?

◆ 이진한> 나머지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일본은 아까 말씀이 한 2000개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 이진한> 네.

◇ 정관용> 일본은 전역을 다 했나요, 조사를?

◆ 이진한> 다 조사가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는 왜 안 해요?

◆ 이진한> 그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첫번째는 저희가 선진국에 진입을 하게 되면서 그런 데에도 신경을 써서, 안전에 신경을 써서 조사를 하게 되는 것이고요. 두번째는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저희가 힘의 축적이 느리기 때문에 모든 지각이 변형되는 비율도 늦어요. 느리기 때문에 지진도 많이 발생을 하지 않고. 그래서 활성단층 조사하기가 일본보다는 좀 어렵습니다.

◇ 정관용> 아, 찾기도 어렵다.

◆ 이진한> 찾기가 어렵습니다. 원자력발전소가 모여 있는 경상남도 해안 일대 이런 데는 많이 조사가 돼 있죠. 그래서 거기는 비교적 활성단층이 많이 지금 조사가 되어 있는데 나머지 제가 걱정하는 것은 수도권 지역, 사실은 원자력발전소만큼 피해를 줄 수가 있거든요. 수도권 지역에.

◇ 정관용> 그럼요.

◆ 이진한> 수도권 지역에 활성단층 조사가 안 되어 있다는 게 좀 안타까운 일입니다.

◇ 정관용> 지금 조사된 그 지역에서는 몇 개 정도 찾아낸 겁니까?

◆ 이진한> 지금 경상남북도 쪽의 활성단층이 한 20개 정도. 20 내지 30개 정도 보고가 돼 있는데 그 20개, 30개가 다 별개가 아니라 일부는 또 같이 이어지는 단층인데 서로 이름이 달리 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것도 한번 종합할 필요가 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번 그런 것도 종합할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 2, 30개를 찾아낸 것은 원전지역이잖아요.

◆ 이진한> 네.

◇ 정관용> 괜찮아요, 그런데?

◆ 이진한> 그 원전이라는 게 활성단층 조사를 왜 하느냐고 하냐면, 규정이. 활성단층이 있다고 해서 원전을 못 짓는 건 아닙니다. 활성단층이 있으면 그걸 조사해서 그 활성단층의 길이가 얼마고 그 길이가 다 한 번에 지진이 났을 때, 찢어졌을 때 그 최대 규모 지진은 얼마만큼 낼 수 있느냐를 우리가 경험식에 의해서 산정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최대 지진이 얼마만큼 날 것이고 그러면 그 지점에서 지진 에너지가 원자력발전소에 도달할 때는 어느 정도다라고 계산을 해서 내진설계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진설계를 하면 그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아예 원자로 밑에 활성단층이 없는 한은 괜찮습니다. 내진설계도 다 그런 보강을 할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아무튼 2, 30개 찾아낸 것의 규모나 이런 것들을 보니까 그리 크거나 에너지가 막 엄청 분출되거나 이런 건 아닌 걸로 판명이 된 겁니까?

◆ 이진한> 지금까지는 그렇게 판명이 되고 있는데 거기에도 사실은 문제제기를 한 학자들도 있습니다.

◇ 정관용> 있죠.

◆ 이진한> 그래서 그것에 대한 앞으로 조사가 지금 계속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 활성단층 조사는 일부 지역만 돼 있다.

◆ 이진한> 네.

◇ 정관용> 수도권이 문제다. 수도권의 내진설계, 아니 전국에 걸쳐서 내진설계는 우리가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 이진한> 우리나라 내진설계법이 도입이 된 것이 1988년에 도입이 됐거든요.

◇ 정관용> 88년.

◆ 이진한> 네. 그래서 그 당시에 도입됐을 때는 5층 이상의 공공건물.

◇ 정관용> 5층. 공공.

◆ 이진한> 그다음에 아파트 이런 데 내진설계를 하게 되어 있었고 요즘은 3층 이상으로 강화가 됐습니다.

◇ 정관용> 그게 언제예요?

◆ 이진한> 한 몇 년 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하.

◆ 이진한> 3층 이상으로. 그런데 문제는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진한> 그래서 한신, 1995년에 한신 대지진 7500명인가 사망자를 낸 그 한신 대지진의 경우를 보면 일본 같은 경우에는 내진설계법이 1965년에 도입이 됐습니다. 그런데 한신대지진 때 집중적으로 무너진 건물들이 다 1965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에요.

◇ 정관용> 그렇겠죠.

◆ 이진한> 그래서 만약에 수도권에 규모 6.0 정도의 지진이 온다 했을 때 1988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을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70%가 넘거든요, 그게. 그다음에 두번째는 과연 내진설계를 제대로 했느냐. 왜냐하면 내진설계를 하면 건축비가 상당히 상승하거든요.

◇ 정관용> 그거 정확히 측정 안 하고 준공 내줍니까?

◆ 이진한> 그것도 하는데 그게 제대로 됐는지는 아직.

◇ 정관용> 모른다는 거죠?

◆ 이진한>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두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내진설계를 하는 데 돈이 많이 드는데 그러면 우리나라도 그냥 전체를 다 내진설계를 다 하라 그러면 사실은 경제적인 낭비거든요. 그래서.

◇ 정관용> 필요한 곳에.

◆ 이진한> 그렇죠. 아까 말씀드린 활성단층 조사가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그래서 활성단층이 조사가 되면 각 활성단층마다 과거에 언제 활동을 했고 그다음에 앞으로 언제쯤 활동할 것인가를 예측을 하고 그다음에 지진 규모가 얼마큼 되고 이런 걸 다 하게 되면 무엇을 만들 수 있느냐 하면 지진재해지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진한> 그것에 기반해서 내진설계를 해야죠. 그래야 경제적으로 됩니다.

◇ 정관용> 아무튼 첫걸음부터 지금 안 되어 있군요.

◆ 이진한> 네.

◇ 정관용> 우리 100년 동안에 우리나라에서 한반도에서 벌어진 지진 중에 제일 셌던 것은 언제입니까?

◆ 이진한> 1952년 6.25 전쟁 때죠. 평양 인근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6.2?

◆ 이진한> 네. 그리고 그 이후에 남한에서는 78년이구나. 홍성 지진, 속리산 지진이 5.2, 5.0 이렇게 해서 계속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 자료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6.0 이상의 대규모 지진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역사기록이 좀 사실에 가까운 조선왕조실록에도 저희가 규모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지만 피해 정도를 봤을 때 규모가 한 6.0에서 7.0 사이 되는 게 한 15건 정도 있었습니다. 그 500년 동안.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자주 있지는 않지만 6.0 이상의 지진이 올 수는 있다라는 가능성을 갖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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