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수시로 우울감에, 화와 불안에, 걱정과 초조에 매복 기습당하고는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부정적 감정들이 우리를 파괴하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긍정적인 감정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을까? 가능하다. 신간 '감정을 선택하라'에서 들려주는 감정의 근원과 의미에 관한 심리학적 원리들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훈련하기만 하면 된다.
저자 크리스 코트먼과 해롤드 시니츠키는 오랜 시간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 오면서 인간의 마음을 작동시키는 10가지 원리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그 10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감정은 이해할 수 있고 선택할 수도 있다. 감정을 마주하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 행동에는 목적이 숨겨져 있다. 내 안에 자기 파괴자가 살고 있다. 모든 행동은 허락을 필요로 한다. 내가 가진 감정 에너지는 유한하다. 관계는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다. 자아 경계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나를 보호한다. 그 누구도 내가 바라는 대로 신뢰할 수는 없다. 모든 상처는 스스로 치유해야 치유된다.
이 심리학 원리들은 왜 어떤 때는 설명할 길 없는 슬픔이 밀려오는지, 왜 소중한 관계들을 스스로 망쳐 버리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해 준다. 따라서 우리는 이 강력한 원리들을 잘 사용하면,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스스로 선택해 그 주인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 10가지 원리를 이해한다고 해서 당장 내 삶이 바뀌지는 않는다. 나쁜 남자와 데이트하던 사람이 하룻밤 만에 착한 남자로 갈아탈 수는 없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책은 그 방법까지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는 에드워드 사례를 10가지 원리를 적용해서 분석해 보여 주고, 화병이 나 있는 로리 사례를 독자가 직접 분석해 보게 하고, 끝으로 자신의 삶에 이 원리들을 적용하는 법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10가지 마음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단순히 감정을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기술만이 아니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더 깊게 자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 자각은 내 삶에 대한 훨씬 강력한 통제력으로 바뀐다. 그래서 인생에서 닥쳐오는 대부분의 감정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인생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게 한다.
본문 중에서 사람들은 삶의 다양한 요소에 투자한다. 가족, 돈, 스포츠, 섹스, 차, 옷…. 그리고 이 요소들은 모두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 우리의 감정은 모두 우리의 투자에 대한 진술이다. 뭔가 느껴진다면 투자를 했다는 뜻이다. 강하게 느껴진다면 투자를 많이 했다는 뜻이다. (28쪽)
사람들은 대부분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선택한다. 다시 말해, 겁나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아니, 약간 불편해 보이는 일조차 우선은 피하고 본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연인과의 결별을, 봄맞이 대청소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미룬다. 회피는 안도감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불편한 감정보다는 안도감을 선호한다. (80쪽)
걱정은 우리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지 모를 어떤 일에 대해 마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듯이 느끼게 하는 정신 전략이다. 무의식적인 전략이기는 하지만. (90쪽)
당신은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이 두는 장기판의 졸이라고 여길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행동할 뿐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다. 다시 말해, 당신에게 특정 방식으로 행동해도 된다고 허락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129쪽)
허락 철회는 어떤 유형의 행동이건, 이를테면 습관적인 거짓말이건, 밤늦은 야식이건, 포르노그래피 시청이건, 특정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행동에 대한 허락을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그 결정을 지키는 데 필요한 계획을 세우는 것만이 변화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139쪽)
당신은 상대를 바꾸거나 통제하거나 고칠 수는 없지만, 당신 자신을 보호할 수는 있다. 이것은 막강한 능력으로, 우리는 당신이 그 능력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두렵거나 슬프더라도, 또는 관계나 직업을 잃는 한이 있어도. (188쪽)
당신의 책임은 당신이 테이블로 가져온 것, 즉 당신의 생각, 태도, 감정, 행동이다. 여기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한 당신의 반응도 들어간다. 이것이 당신에게 속한 책임이다. 다시 말해, 그들의 행동은 그들의 문제고, 당신의 반응은 당신의 문제다. (208쪽)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해 주리라고 맹목적으로 믿기보다는, 당신 자신이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료하게 자각하면서 신뢰하라. (237쪽)
건강한 인간에게는 고통을 내려놓을 줄 아는 역량이 필요하다. 고통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사랑하고, 잃고, 상처 입고, 작별을 고하고, 치유되고, 그런 다음 이 전 과정을 처음부터 되풀이하는 것을 뜻한다. 이 순환 과정은 사람과 사건과 꿈에 얽혀 한 평생 수천 번 되풀이된다. (2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