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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직업'… 일과 모성은 모순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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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성 임상심리학자의 새로운 관점 제시

 

지금껏 ‘엄마’는 아이에 대한 모성애, 책임, 의무, 헌신, 혹은 강한 비난 등과 결부된,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개념이었다. 이제 엄마라는 ‘직업’을 수행하는 이 시대 여성들이 처한 개인적, 사회적, 가치적 현실이, 사회가 말하는 것과 실제가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말하고 대답을 요구해야 할 때가 되었다.

<엄마라는 직업="">의 저자는 엄마가 되고 싶은 욕구, 모성애, 직업 세계와 일상생활의 관계, 조부모의 역할, 새로운 가족의 형태, 아빠의 역할 등과 같은 주제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다루며, 여성들의 심리적 고통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또 여자로서 엄마로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고통에 다각적으로 접근해 여성을 둘러싼 환경의 복잡한 측면들을 파헤침으로써, 무수한 워킹맘과 전업맘이 일과 가정생활 속에서 감정적으로 좌절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장시간 노동에 혹사되는 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진지하게 모색한다. (7장 197~200쪽에 실린 <이 시대="" 여성들의="" 요구="">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지은이 헴마 카노바스 사우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교육학과 임상심리학을 전공했다. 정신분석을 바탕으로 한 심리치료로 폭넓은 경험을 쌓은 전문 임상심리학자이며, 여성, 모성애 및 유아심리학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여자로서 엄마로서 겪은 개인적인 경험과 임상에 기초해 모성애를 둘러싼 여성들의 심리적 고통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이 책에서 제시한다.

본문 맛보기

21세기인 지금도 물리적인 영역과 상징적인 영역 모두에서 여자가 생물학적 명령을 저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여자들은 아직도 모성애에 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없고,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또는 될 수 없는)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우선, 종교와 철학과 과학은 늘 조직적으로 여자들의 몸을 엄격하게 통제해 왔다. 여자들은 자신의 몸과 욕구의 주인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금도 이런 자유를 행사하는 데 강력한 저항이 있다.
- 5쪽, 「프롤로그」 중에서

─ 양육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속적인 희생’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자녀들은 많은 만족감을 준다. 또 만족감을 느낄 줄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자화자찬이 아닌 건강한 자기평가다.
─ 만약 엄마가 한 인간으로서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면, 모성애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
- 34쪽, 1장의 Tip 중에서

출산을 하고 엄마가 된 다음에 일을 다시 시작하면 일종의 분열된 느낌, 자신이 둘로 쪼개진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한편으로는 생각과 애정이 갓난아이에게 집중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직업적인 책임감을 떠안아야 한다. 주로 여자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여자는 원래 ‘다양한 정체성’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가정에서는 엄마로, 직장에서는 일하는 사람으로 하루에도 두 가지 정체성을 오락가락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두 가지 정체성인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체성의 변화 때문에 감정적인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하는 데다 출산 뒤에는 물리적으로 아이의 빈자리가 끊임없이 느껴진다. 이 모든 것 때문에 자녀의 수와 상관없이 정체성이 전환될 수밖에 없다.
- 79쪽, 3장 「여자-엄마의 새로운 정체성과 자녀들의 정체성」 중에서

─ 엄마와 자녀의 유대감 창출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로 구성된 출산 전 교육과정이나 세미나의 개최: 현재 산후 조리나 운동 같은 문제에 국한되어, 주관적 차원과 감정의 과정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 개인의 생활공간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동시간 안에 회의할 수 있는 규칙 설정: 남자들은 전통적으로 야간에 회의를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집에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아내가 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이런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여자들은 (반드시 야간 근무를 하는 일일 경우) 밤에 아이들과 있고 싶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극복해야 한다. 언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오테로는 자신이 일하는 텔레비전 팀에 저녁 7시 이후에는 회의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 199쪽, 7장 「실현할 수 있는 유토피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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