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나 교제하던 10대 소녀가 헤어지자고 하자 격분해 살해한 30대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31)씨에게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특정한 직업 없이 성매매 업소를 홍보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생활하던 이씨는 지난해 11월 A(당시 18세)양과 B(당시 17세)양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개월 전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양을 처음 만나 교제하게 된 이씨는 헤어지자는 말에 무릎꿇고 사과했는데도 거절당하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충동장애를 겪던 이씨는 마트에 가서 흉기를 구입해 A양 집으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고, A양과 함께 살던 친구 B양이 범행을 목격하고 소리를 지르자 다시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범행 직후에도 이씨는 흔적을 지운 뒤 현장에서 벗어났고, 이후 술집에서 종업원과 술을 마시는 등 태연하게 행동했다.
재판 과정에서 줄곧 피해자 가족들의 면회를 거부한 이씨는 선고를 앞둔 시점에 이르러서야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재판부는 "이씨가 비사회성 인격장애와 충동조절장애를 지녔지만 사물을 구별하거나 의사를 정할 능력이 미약한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이씨를 엄벌해달라고 탄원하는 유족들의 분노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그에 비해 이씨는 (유족에게) 경제적으로 보상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며 선처를 요청하고 있어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