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침몰은 계속된다. 세월호 사고 2년,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실 규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사고의 가장 중요한 증거인 선체 인양은 기약이 없고, 특별조사위원회는 해양수산부 문건으로 드러난, 정부의 방해 앞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월호 사고 2주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사고 이후 2년 간 세월호와 관련된 영화는 단 세 편 정식 개봉했다. 그마저도 제작과 배급에 어려움이 따랐다.
2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 영화 '다이빙벨' : 세월호 참사 구조의 진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 10월,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개봉했다. 여러 논란 속에 개봉한 해당 영화는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5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당시 '다이빙벨'은 개봉 전부터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다이빙벨' 투입을 놓고 발생한 음모론을 영화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부산국제영화제는 해당 영화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부산시와 마찰을 빚고 있을 정도다.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영화 제목인 다이빙벨은 잠수부들이 바다 안에서 장시간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영화는 다이빙벨 투입을 위한 노력과 그것이 철수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구조 활동마저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한 정부와 해경의 민낯을 드러낸다.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언론들에 대한 비판 역시 존재한다. 이들은 정부에서 발표한 정보만을 맹신해 보도하고, 사실을 넘어선 진실을 전하지 못한다.
결국 다이빙벨 사태를 통해 세월호 사고를 둘러싼 세 주체, 정부와 해경 그리고 언론의 무능을 총체적으로 폭로한 영화인 것이다.
영화 '다이빙벨'은 감독판이 무료로 유튜브 (https://youtube.com/watch?v=t1lQ6OmMDz4&t=1478)에 공개되어 있다.
◇ 영화 '나쁜 나라' : 세월호 유가족 아픔의 기록'나쁜 나라'는 세월호 참사 그 이후 유가족들의 힘겨운 투쟁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유가족들은 세월호의 상처를 간직한 채 세월호 특별법 제정까지 1년 동안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 어떤 날은 서로 의지를 하며 '해낼 수 있다'고 웃다가도, 어떤 날은 홀로 차가우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한 자식들 생각에 눈물을 흘린다.
영화 속의 유가족들은 커다란 바위에 부딪치는 달걀과도 같다. 정치권에 아무리 호소를 해도, 그들과 제대로 된 소통은 불가능하다. 슬픔을 가장 위로 받아야 하는 유가족들은 거리와 국회를 헤매며 끊임없이 절망하고 배척당한다.
'나쁜 나라'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찾고자 하는 진실에 집중한다. '정치적 집단'으로 왜곡된 유가족들이 왜 배·보상금도 받지 않고 힘겨운 여정에 나섰는지,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이들을 누가 '나쁜 나라'의 국민으로 만들었는지.
그 끝에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세월호를 외면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당신은 이 '나쁜 나라'에 동조할 것인가 아니면 맞설 것인가. 그것이 '나쁜 나라'가 우리에게 던지는 마지막 물음이다.
◇ 영화 '업사이드 다운' : 세월호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앞선 두 영화에 비해 '업사이드 다운'은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진단한다. 세월호 사고라는 특정 사건에서 끝나지 않고, 그 문제를 사회까지 확장해 나간다.
'업사이드 다운'에는 세월호 사고 유가족인 4인의 아버지 외에 각 분야의 전문가 16인이 등장한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다각도에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