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다음지도, 서울버스, 지하철 내비게이션 앱 실행화면
카카오가 다양한 교통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서비스를 전방위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중 기존에 운영했던 교통 O2O 관련 서비스에 카카오의 '색'을 입혀 순차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우선 실시간 버스 운행 정보를 확인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인 서울버스가 '카카오버스'로 이름을 바꾼다.
서울버스는 2014년 카카오가 인수한 서비스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 11곳에서 버스 정류장 위치나 노선, 도착 예정시간 등 정보를 알려준다.
또 지하철 경로 찾기 앱인 지하철 내비게이션은 '카카오지하철'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시작한다.
지하철 내비게이션은 실제 열차의 운행시간을 이용해 지하철의 최단·최적 경로를 찾아주는 서비스로 역시 카카오가 지난해 인수했다.
특히 지도 앱인 다음지도는 '카카오맵'으로 변경돼 합병 전 다음의 회사명을 따온 서비스가 하나 더 줄게 됐다.
이들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편될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단 개별 서비스마다 달랐던 사용자환경(UI)이 노란색으로 대표되는 '카카오 스타일'로 통일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도를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가 연결되면서 시너지를 내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카카오맵에서 길찾기를 하면 카카오버스와 카카오지하철의 실시간 정보가 연동돼 이용자에게 제공되고, 카카오지하철 앱을 켜면 지도와 연동돼 현 위치를 중심으로 가까운 지하철역의 위치와 그에 따른 최적 경로를 알려주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결국, 기존과 같이 지도 앱에서 보편적인 교통 정보를 계속 제공하는 동시에 개별 앱을 통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특정 교통수단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까지 갖춘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규 서비스와의 결합도 예상된다.
이미 지도에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내비를 연동한 것처럼 카카오버스 앱을 켰을 때 카카오택시 기능을 함께 노출해 버스 도착 시각이 너무 늦다고 판단한 이용자가 택시를 호출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형태를 그려볼 수 있다.
상반기 중 선보일 대리기사 호출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올 2월 인수한 주차장 검색·예약 앱인 파크히어도 연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 개편을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면서 "카카오택시, 카카오내비 등 기존에 성공적으로 출시한 서비스들과의 연계를 고려해 동일한 정체성을 담을 예정이며 상세한 서비스 내용은 출시 시점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카카오는 일찌감치 교통 O2O 플랫폼을 키우는 데 주력해왔다. 카카오가 김기사(내비게이션), 파크히어 등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한 데 쓴 금액만 해도 업계 추정치로 최소 700억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생활형 O2O 플랫폼이 되겠다고 목표를 정한 것과 이번 서비스 개편은 일맥상통한다"며 "모바일에서 지도가 가진 파급력이 큰 만큼 지도 중심의 위치기반서비스를 키우는 것은 당연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