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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없애고 동료가 성과평가…기업문화 실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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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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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자율성과 수평적 구조를 중심으로 한 조직문화 혁신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파격적인 기업문화 실험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문화 구축에 공을 들여 성공한 구글, 페이스북 등을 본보기로 삼아 다양한 IT기업들이 의사결정 및 실행, 조직구조, 보상 등 전반에 걸쳐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토니 셰이 자포스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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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기업문화 실험 사례로는 미국의 온라인 신발·의류 유통업체인 '자포스'가 꼽힌다.

직원 1천500여명 규모인 이 회사의 토니 셰이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3월 관리자급을 없앤 '홀라크라시'(holacracy)라는 새로운 조직체계를 도입했다.

홀라크라시는 각각의 목적에 맞는 역할 수행자들이 자율적으로 모인 '서클'이란 조직 단위로 구성된다.

서클 내에서 개인은 역량에 따라 역할을 맡고 발언권과 의사결정권을 동등하게 가진다. 각 서클은 조직 전체의 목적에 부합하는 선에서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중요 사안을 결정할 수 있다.

별도의 보고 체계를 두지 않는 대신 각 서클에서 '링크'(연결) 역할을 맡은 조직원끼리 모이는 거버넌스 미팅을 열어 전체 조직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도록 하고 있다.

이는 관리자가 의사결정을 하고 부하 직원이 집행하는 전통적인 피라미드 조직과 상반된다.

이런 체계에서는 관리자가 직위를 내세워 부하 직원의 아이디어를 묵살하거나 사기를 저하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 또 실무자의 현장 정보가 복잡한 구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반영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직원들이 적응하기 어렵고 의사결정의 비효율, 낮은 동기부여 같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 토니 셰이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는 직원에게 퇴직 장려금을 줄 테니 떠나라고 권고하자 올 1월 기준 18%의 직원이 퇴사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새로운 성과급 지급 방식으로 화제가 된 기업도 있다.

미국의 비디오게임 웹사이트인 IGN엔터테인먼트는 직원들이 동료의 성과급 수준을 직접 결정하는 '바이럴 페이'(Viral Pay)를 도입했다. 관리자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능력 있는 직원이 누구인지를 더 잘 안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동일한 개수의 토큰을 지급하고 해당 토큰을 CEO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에게 모두 나눠주게 한다. 동시에 연간 두 차례 직원들이 받은 토큰 개수를 확인해 그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사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저성과자를 독려하는 효과와 상사의 눈에 띄지 않아도 묵묵히 일하는 성실한 직원의 성과를 제대로 인정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기업인 라인은 사용자의 피드백과 반응을 빠르게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3-3-3 룰'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3시간 안에 경영진의 의견이나 중요 안건에 대해 1차 답변을 하고 3일 안에 실행을 위한 기본 계획을 잡아 3개월 이내에 해당 계획을 실행, 결과까지 도출해 내는 방식을 말한다. 빠른 실행을 위해 별도의 보고용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라인 메신저나 메일로 의사소통하는 문화도 함께 자리 잡았다.

3-3-3 룰을 도입한 신중호 글로벌 사업전략 담당임원(CGO)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세상에서 제일 변화가 빠른 IT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는 빠른 실행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자포스의 사례처럼 파격적인 실험에 따른 진통도 일부 있지만, 기업문화가 혁신의 원동력이라는 공감대가 깔린 만큼 사내 관료주의 타파를 위한 IT기업들의 실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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