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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국립공원 입장료' 부활…강천산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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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그 후 ③] 번번이 무산된 입장료…'7부능선에서 징수' 논의도

지난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지 바야흐로 10년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립공원은 입장을 할 때 여전히 적지 않은 돈을 내야한다. 또 반대로 입장료가 무료인 국립공원은 지나치게 많은 탐방객들이 몰려 몸살을 앓고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정책은 제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또 그렇지 않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CBS노컷뉴스는 3차례에 걸쳐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이후 나타난 부작용과 그 대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등산객 길막고 '돈받는 사찰'…입장료 폐지 헛일
② 줄서서 올라가는 북한산, 등산객 발길에 곳곳 '죽은 땅'
③ 뜨거운 감자 '국립공원 입장료' 부활…강천산이 답
◇ 북적이는 정상...7부능선 이상 가면 입장료 징수?
탐방객으로 북적이는 북한산 여성봉 정상부

 

NOCUTBIZ

북한산 국립공원은 탐방객 최대 수용한계가 연간 3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북한산에는 그 두 배가 넘는 7백만 명의 탐방객이 해마다 몰려든다. 탐방수요를 제한하기 위해 특히 훼손이 심각한 7부 능선 정상부에서 입장료를 걷는다면 어떨까?

실제로 지난 2011년 환경부는 이와 유사한 선별적 입장료 재징수 방안을 내놓는다. 북한산처럼 수용한계를 넘은 국립공원의 경우 7부 능선 이상 정상부로 올라가거나, 백두대간을 비롯한 핵심보전지역에 들어가는 경우에 한해 ,선별적으로 입장료를 받는다는 계획이었다.

정부 차원의 연구용역이 시작됐고, 그해 10월에는 국립공원 수입 징수규정 개정안을 내놓겠다는 방침까지 나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계획은 유야무야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지난 2010년 12월 환경부에서 작성한 2011년 업무계획 중. 입장료 재징수 방안이 추진됐으나 이후 유야무야됐다. (자료=환경부)

 

비슷하게 제주도도 한라산 탐방객이 1백만 명을 넘어서자 2014년에 도 조례를 통해 입장료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 당시 원희룡 지사는 “도내 관광업계와 도민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고, 효과만큼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많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폐지된 국립공원 입장료를 일부라도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환경부도 국립공원관리공단도 누구도 나서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 내지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가 돼 버린 것. 그렇다면 입장료 징수는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

◇ “입장료 3천원 안 아깝다”.. 사뭇 다른 강천산 탐방객들

전북 순창군에 있는 강천산 군립공원. 1981년 지정된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탐방로를 따라 병풍폭포와 구장군 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고, 높이 50미터의 강천산 구름다리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강천산 군립공원의 구름다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순창군청이 직접 운영하면서 1인당 3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입장료가 비싼 편이지만 강천산에서 만난 탐방객들은 큰 불만이 없었다.

한 탐방객은 “처음엔 좀 비싸다 생각했지만, 구경해보니 3천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1년에 서너번 강천산을 찾는다는 한 여성 탐방객은 “올 때마다 환경이 깨끗하니까 비싸다고 생각은 안 해봤다”며 “무료일 때는 그만큼 관리가 안 될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무료일 때와 유료 입장일 때를 비교하면 관리는 물론, 탐방객들이 공원을 대하는 태도나 책임감이 다르다고 한다.

양영기 순창군청 공원운영계장은 “설과 추석에는 무료입장을 하는데, 이번 설 명절에는 4일 연휴 동안 3일은 무료, 마지막 날은 유료로 운영했다”며 “쓰레기 양이나 탐방객들의 무질서 수준이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양 계장은 “돈을 내고 들어오면 (자연을 아껴야겠다는) 애착심을 갖는데, 무료입장하면 모든 것이 무료고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쓰레기 양부터가 차이가 난다”고 나름의 해석을 덧붙였다.

강천산 군립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순창군청 양영기 공원운영계장. 무료입장과 유료입장때 탐방객의 태도는 크게 다르다고 설명한다. (사진=장규석 기자)

 

실제로 자연을 누리는 비용에 대한 국민의 의식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2014년에 강천산에 쓰레기통을 없애고 입장료도 2천원에서 3천원으로 올렸는데 저항감은 없었다“며 ”오히려 오시는 분들이 서로 질서를 지키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질서를 안 지키는 사람을 제지하는 등 책임감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군수는 “강천산에 눈이 와서 사람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염화칼슘을 뿌렸는데 이것도 환경에 피해가 간다고 탐방객들이 나서서 못 뿌리게 할 정도”라고 전했다.

◇ ‘외면 말고 성급하지도 않게’...사회적 논의 필요

지난해 강천산 군립공원을 찾은 탐방객은 109만명, 입장료 수익은 11억6천여만원에 이른다. 입장료 수입은 전액 공원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투입됐다. 쾌적한 탐방로와 잘 보전된 자연환경을 보면서 탐방객들은 자신이 낸 입장료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다.

어떤 문화재가 있고 수입은 어디에 쓰이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와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다. 입장료 폐지 이후 10년, 상당수 국립공원에서는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가 폐지된 입장료를 고스란히 흡수하면서 탐방객들의 불만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문화재 관람료가 없어 입장료가 무료인 북한산 같은 곳은 몰려든 탐방객으로 곳곳이 세굴 현상으로 죽은 땅이 늘어가고 있다. 반대여론을 의식한 관계 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입장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은 커져간다.

국립공원 입장료 문제는 마냥 외면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이슈다. 반대 여론을 걱정해 손만 놓고 있을 것만 아니라 우리가 국립공원의 자연을 충분히 누리면서, 어떻게 현명하게 보전해 후세에 전달할 것인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입장료 올리니 책임감 높아졌죠” - 황숙주 순창군수 일문일답.
황숙주 순창군수 (사진=순창군청)

 

▲ 강천산 군립공원 입장료 인상 때 반대는 없었나

= 입장료를 2014년에 2천원에서 3천원으로 인상했는데 큰 반발은 없었다. 오히려 순창 군민들은 더 올려야 된다고 했었다. 사실 강천산을 걷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여름에는 진드기 소독을 하고, 겨울에는 모래를 뿌려 미끄러지지 않게 한다. 폭포수가 인기 인데 폭포수가 일년 내내 마르지 않도록 유지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군립공원이 이렇게 좋은 곳이 있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미취학 아동, 장애인 등 무료입장 혜택을 받는 경우도 많아 입장료를 올려도 큰 부담은 없다고 생각한다.

▲ 입장료를 인상한 뒤 탐방객들의 태도가 바뀌었다는데?

= 입장료 인상하면서 쓰레기통도 같이 없앴는데 저항감은 없었다. 오히려 오시는 분들이 스스로 질서를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누가 담배를 피우면 담배를 왜 피우냐 서로 견제를 하고, 겨울에 염화칼슘을 뿌렸더니 왜 환경 훼손하느냐고 항의도 받았다. 쓰레기통을 치운 것은 오히려 잘했다 격려를 받았다. 입장료 인상으로 수익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고 입장료 수입만으로는 강천산 군립공원 운영 예산을 다 충당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서로 책임감을 갖는 효과가 더 큰 것 같다.

▲ 앞으로 강천산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 강천산을 걷기 좋은 곳으로 가꾸기 위해 앞으로도 입장료 정책은 유지할 것이다. 여기에 새롭게 야간 문화를 일으키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강천산을 야간에도 개장하는 것이다. 판타지 영화에 들어온 것처럼 숲 속 체험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방문객들이 순창군에서 숙박을 하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농업이 주력인 순창군의 1년 지역총생산(GRDP)이 4천억원이다. 그런데 순창군을 찾는 관광객 5백만명이 자고가면서 5만원만 쓰면 일년에 2천5백억원이다. 계산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그런 생각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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