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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시' 최우수작, 알고보니 '니가가라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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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경제원 "법적 조치", 복거일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 없다"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폄훼하고 비난한 두편의 시가 최우수상과 입선작으로 수상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폄훼하고 비난한 두편의 시가 최우수상과 입선작으로 수상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4일 자유경제원이 공개한 '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To the Promised Land(약속의 땅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시가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우남찬가'라는 시가 입선작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알고보니 최우수상 등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 두편의 시 속에 이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숨겨져 있었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To the Promised Land'는 영문으로 된 시로, 해석해 보면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을 치하하고 칭송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시의 각 문장 첫 영문자를 따 세로로 읽어보면 'NIGAGARA HAWAII(니가가라 하와이)'라는 비꼬는 문장이 나타난다.

입선작인 '우남찬가'도 마찬가지다.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폄훼하고 비난한 두편의 시가 최우수상과 입선작으로 수상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우남(이 전 대통령의 호)을 찬양하는 노래'라는 뜻의 제목 그대로 겉으로 보면 이승만 대통령을 추앙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 시 역시 세로로 읽어보면 '한반도분열 친일인사고용민족반역자 한강다리폭파 국민버린도망자 망명정부건국 보도연맹학살' 등의 글귀로 이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고 비꼬는 내용이 드러난다.

이 시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승만 시 공모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시를 써서 올렸더니 반응이 좋아 입선했다"면서 "받은 상금 10만원으로 여자친구와 고기를 먹었다"는 글과 함께 상장 인증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자유경제원은 뉴라이트 성향의 보수 단체로 이번 공모전의 심사위원장은 복거일 작가가 맡았다.

자유경제원 측은 문제가 된 두편의 시에 대해 입상 취소 결정을 내리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자유경제원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두편의 시는 첫 글자를 세로로 읽을 경우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는 내용을 고의적으로 담고 있다"면서 "교묘한 사술을 통해 행사취지를 정면으로 거슬러 주최측 및 다른 응모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악의적으로 응모한 일부 수상작에대해 입상을 취소하고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복거일 심사위원장은 "마일드한 테러"라며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 위원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건은 이른 바 '마일드한 테러'라며 "일종의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한 것인데 이는 못 막는다. 유치한 수준의 하나의 해프닝"이라고 설명했다.

복 위원장은 이어 "논란이 된 두편의 시에 숨겨진 폄훼 내용은 일종의 '애너그램' 형식인데 직원들이 심사할때 그 부분을 세밀하게 다 찾아볼 수 없다"면서 "사람인 이상 다 찾아 볼 수 없는 거고 그러한 내용을 넣은 사람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 위원장은 또 "이런 단순한 해프닝을 가지고 격하게 반응하면 (그들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유경제원 측이 이번 논란에 대해 '입상 취소 및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우남을 깎아 내리거나 행사를 중단시키려는 의도"라며 "괄목상대해서 좋을 게 뭐 있나. (행사를) 취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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