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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뚝거리며 귀가하던 구자욱의 '100만불짜리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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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기사자 아니다' 삼성 구자욱이 2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1회 좌월 2루타를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대구=삼성)

 

'아기 사자'에서 어느덧 무리를 이끌 '라이언 킹'으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삼성 1군 풀타임 2년차 내야수 구자욱(23)이다.

구자욱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과 홈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도루 1개를 올린 주루는 물론 수비에서도 부상을 무릅쓴 투혼으로 사자군단을 깨우며 10-6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신축구장인 라이온즈파크의 첫 승이라 더 값졌다. 전날 올 시즌 공식 개막전이자 개장 첫 공식 경기에서 1-5로 무기력하게 졌던 아쉬움을 날린 승리였다.

1회부터 구자욱은 힘을 냈다. 1번 타자로 나온 구자욱은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큼직한 2루타를 뽑아냈다. 라이온즈파크 삼성 선수의 1호 홈런은 무산됐지만 이날 선취점으로 연결된 장타였다.

구자욱은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간 뒤 아롬 발디리스의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었다. 구자욱이 물꼬를 튼 삼성 타선은 이후 박한이, 백상원의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4회도 우전 안타를 때려낸 구자욱은 4-4로 맞선 6회도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1사 2루에서 역시 유희관에게 이번에는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로 5-4로 앞서가는 타점을 올렸다.

▲류중일 "구자욱의 투혼이 팀을 살렸다"

8회는 천금의 수비까지 펼쳤다. 5-5로 두산이 따라붙은 가운데 맞은 2사 1, 2루. 안타 1개면 흐름이 넘어갈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구자욱은 허경민의 파울 뜬공을 잡아냈다. 1루 더그아웃으로 넘어가는 공이었지만 구자욱이 달려가며 보호 펜스에 몸을 부딪히면서도 팔을 쭉 뻗어 글러브로 낚아챘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8회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백상원의 3루타, 김상수의 2루타, 최형우의 2점 홈런 등으로 대거 5점을 뽑았다. 구자욱도 내야 땅볼로 타점을 추가했다. 결국 삼성은 10-6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류중일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공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류 감독은 "못 잡을 공으로 봤는데 구자욱이 잡았다"면서 "만약 아웃을 만들지 못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는데 정말 잘 해줬다"고 강조했다.

구자욱은 경기 후 "파울 뜬공을 잡을 때에는 조금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저없이 몸을 던졌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대구시민구장에는 더그아웃에 벽이 있어서 시도도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타격에서는 노림수가 잘 통해던 것 같다"면서 "현재 타격감이 썩 좋지 않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무엇보다 새 구장에서 첫 승을 거둔 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 기쁘다"고 웃었다. 인터뷰를 마친 구자욱은 보호 펜스에 부딛힌 다리를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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