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GPS(위성항법장치) 교란과 관련해 "민간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0년 들어 북한의 GPS 교란이 있었고, 당시 이동통신의 통신품질이 낮아지는 등 일시적인 문제를 겪었다"며 "이 경험을 통해 학습한 만큼 통신사를 비롯한 여러 기관이 어느 정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8월 23∼26일을 시작으로 2011년 3월 4∼14일, 2012년 4월 28일∼5월 13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 장비로 GPS 교란 전파를 남쪽으로 발사했다.
김 교수는 비록 가능성이 작지만 최근 GPS 사용이 많은 만큼 민간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도 제시했다.
스마트폰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위치기반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문제가 생겨 실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창현 국립목포해양대학교 항해학부 교수 역시 "GPS를 교란시키면 현재 위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운전할 때 방향이 달라져 혼란을 빚게 되고 선박과 항공도 마찬가지의 피해를 본다"고 민간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미래부 역시 전문가 진단과 같은 입장을 내놨다. 미래부 관계자는 "크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생길 수 있는 비상상황에 24시간 주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GPS 방해 전파가 산악지형 뚫고 멀리까지 올 수 없기 때문에 피해가 있더라도 강원도 등 북한접경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PS 전파를 막는 장애물이 없는 공간을 다니는 선박과 비행기의 경우도 GPS 외에 대체 항법 장치가 많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GPS 교란은 실제 민간에 피해를 주려는 의도가 아닌 전반적인 정치적 도발, 정치적 시위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GPS는 다른 공격과 달리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GPS 교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파장과 그 여파를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GPS 교란을 막기 위해 관련 국제법을 적용하고 국제기구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며 "지금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