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의 감격' 대구 팬들 "라팍? 전 세계 어디에도 안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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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1일 첫 공식 경기

'새 시대가 열렸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1일 두산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공식 개막전이자 라이온즈파크 첫 공식 경깅에서 치맥을 즐기고 있다.(대구=황진환 기자)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공식 개막전이 열린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자못 들뜬 표정이었다. 이날이 새 구장에서 열리는 KBO 리그 첫 공식 경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시범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아무래도 공식 경기는 또 다른 느낌이다.

류 감독은 "오늘 11시 반에 왔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경기장을 둘러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스카이박스는 물론 부페 식당도 있더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가장 열악한 구장으로 꼽히던 대구시민구장과는 차원이 다른 시설이다.

관중석을 둘러보던 류 감독은 "대구구장은 만원 관중이 와도 1만 명인데 여기는 2만 명 이상이 올 수 있어 야구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라이온즈파크는 총 좌석 2만4300석에 최대 수용 인원이 2만9100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라이온즈파크는 메이저리그(MLB) 전용 그라운드 흙에 천연잔디를 깔았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김태형 두산 감독도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혀를 내둘렀다.

선수들의 웨이트 훈련장과 실내 타격장도 MLB 구장 부럽지 않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신시내티 홈 구장에서 취재했던 기자에게도 라이온즈파크의 시설은 수준급이었다. 이날 올 시즌의 공식 개회를 선언한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직접 와서 보니 정말 넓고 좋아졌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시구자도 역사적인 첫 공식 경기에 어울렸다. '피겨 여왕' 김연아(26)가 이날 라이온즈파크 1호 시구자로 나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연아는 시구 뒤 "라이온즈파크에서 처음 시구자로 나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공식 개막전에서 시구한 뒤 손을 흔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대구=황진환 기자)

 

KBO 리그 출범 뒤 35년 만에 새 구장을 맞은 대구 시민들은 감격에 젖었다. 이날 경기장을 야구팬 박영진 씨(53 · 동구 신천동)는 "평생 대구에 살면서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면서 "대구에 산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팬 김대우 씨(45 · 북구 학정동)는 "집에 아이들이 4명 있는데 온 가족이 함께 야구를 보면서 응원할 수 있는 구장이 생겨서 정말 좋다"고 기뻐했다. 이어 "잔디석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3루 측 응원석에 앉은 열성 스포츠팬 박소윤 씨(31 · 수성구 노변동)는 "영국에 있을 때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지성이 뛰던 퀸즈파크레인저스와 첼시의 경기를 보러간 적이 있었다"면서 "선수들을 정말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부러웠는데 라이온즈파크는 세계의 다른 어떤 구장에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12월 착공에 들어간 라이온즈파크는 올해 2월 완공돼 시범경기를 치렀다.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지하철 역에서도 가까워 도보로 5분 이내에 경기장에 올 수 있다. 박소윤 씨는 "시민구장은 자리도, 교통도 불편했는데 여기는 교통도 편리하고 좌석도 편안해 앞으로 자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개 무량'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공식 개막전 모습.(대구=황진환 기자)

 

하지만 선수들은 새 구장을 반기면서도 경기에 미칠 변수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는 모습이었다. 라이온즈파크는 홈플레이트부터 중앙 담장까지 거리가 122m, 좌, 우까지 99.5m다. 담장 높이는 3.2m다. 대구 시민구장의 펜스 거리는 좌우 99m, 중앙 122m, 높이 3.1m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외야가 부채꼴인 다른 구장과 달리 여덟 팔(八)과 유사한 팔각형이다. 타원이 아닌 직선을 뻗은 좌, 우중간이 짧아 홈런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중앙의 각진 부분은 123.4m지만 좌, 우중간은 107m로 시민구장보다 5m 정도 짧다. 또 바운드되는 타구에 대한 외야 수비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두산 외야수 민병헌은 "좌우 펜스까지가 짧은 것 같다"면서 "또 타원이 아닌 직선 형태라 홈런 공장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잠실처럼 수비 위치를 보면 바로 뒤가 펜스"라면서 "때문에 조금 앞에서 수비 위치를 잡아 텍사스성 안타가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야 쪽 중앙에서 좌측으로 텅빈 공간도 변수로 꼽혔다. 전광판이 설치된 우중간과 달리 중앙부터 왼쪽은 관중석이 낮아 뒤에 산이 그대로 보인다. 삼성 구자욱은 "투수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했지만 민병헌은 "타격할 때 시야가 방해받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가운데 쪽은 가로등이 보여 천막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앞으로 더 올려달라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타자들의 시야가 방해받을 수 있겠지만 동일한 조건이라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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