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위의 검토가 마무리된 가운데 조만간 심사보고서가 발송될 예정이다. 이르면 내달 말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 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기업결합과 관련한 경쟁 제한성검토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작성한뒤 조만간 심사보고서를 보낼 예정이다.
심사보고서가 발송되면 SK텔레콤 측의 의견수렴 후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결정을 내놓을 수 있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실무부서에서 경쟁 제한성 검토를 어느 정도 마무리했고 조만간 심사보고서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기업결합이라 민간에선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는데, 공정위는 여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 SKT+CJ헬로비전 '조건부승인' 가닥
이번 기업결합 심사의 핵심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결합시장에서의 지배력 전이로 경쟁 제한이 발생하는지 여부 등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고에 대해 승인, 조건부 승인, 불허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경쟁제한성은 있지만 시정 조치를 통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조건부로 인수합병을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합상품이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 전화 등의 점유율을 일부 높일 순 있지만, 합병 후에도 해당 시장에서 다른 사업자보다 점유율이 높지 않은 만큼 경쟁제한 요소가 많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번 인수합병의 경우 수평이나 수직결합과는 달리 경쟁제한성이 크지 않은 혼합결합의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와 관련해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 여부와 이에 따른 콘텐츠사업자의 종속 우려까지 검토하며 독점적인 유통채널과 콘텐츠를 합한 융합결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KT와 LG유플러스 "경쟁 약화"KT와 LG유플러스는 22일 공정위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에 대한 신중한 심사를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합병으로 KT와 LG유플러스는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신중한 조사발표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보고서인 통신시장의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SK텔레콤의 이동전화시장 매출 점유율이 50%를 상회(50.3%)하고 가입자수 점유율(49.4%)도 OECD 각국 1위 통신사업자 평균치(42.2%)보다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은 51.1%로 이동시장 점유율 49.4%를 상회해 이동전화 시장 지배력의 전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의 이동시장 점유율보다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시장의 점유율이 높게 나타난 건 결합시장에서의 지배력 전이를 입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인수합병에 따라 CJ헬로비전 독점 방송구역 중 19곳에서 SK군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한 사업자가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면 경쟁상황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에 SK텔레콤 측은 2011년까지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었으나 지난 11월 기준 44.8%까지 하락했다며 처리기한대로 조속히 심사보고서와 전원회의 상정을 통해 결론을 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는 앞서 2000년 SK텔레콤에 신세기통신과의 기업결합, 2008년 하나로텔레콤과의 기업결합을 각각 조건부로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조건부승인을 하고 번번이 미흡한 시정조치를 내려 통신 3사의 점유율을 5대 3대 2로 고착화하는 등 각종 부작용을 빚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