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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환멸시대…보다 못한 청년들의 '발칙한 반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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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총선]② "흙수저 청년의 문제해결 위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청년혁명'에는 한 여학생이 지하철 사당역 출구 앞에서 선거 유세 중인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을 예고없이 찾아가 인터뷰한 영상이 올라왔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이 영상에서, 학생은 별안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는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당황한 표정의 나 의원은 "청년들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여러가지와 관련된 것인데,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결국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포함해 이 페이지에는 대학생들이 직접 총선 후보들을 기습 방문하고 인터뷰한 '리얼검증운동' 영상들이 잇따르고 있다.

◇ '민낯' 드러내 투표율 높이겠다…'리얼검증운동' 이어져

(사진=페이스북 '청년혁명' 페이지 캡쳐)

 

청년단체 연대모임인 '청년혁명'은 20~30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한다.

정치인들의 평소 생각들을 가감 없이 전함으로써 청년 유권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겠다는 것.

이어 새누리당 나경원, 김을동, 오신환 후보 등을 대상으로 기습 인터뷰했고, 영상은 페이스북 '라이브 비디오(live video)' 기능을 통해 회원들에게 생중계되기도 했다.

청년혁명 측은 조만간 기습 인터뷰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릴레이 대중운동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선경 집행위원장은 "후보들에게는 청년들이 직접 묻고 싶어하는 반값등록금이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생각들을 주로 물어봤다"며 "청년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검증해 이를 지켜본 청년들이 총선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성 정치권에 실망해 참여 자체를 포기하던 청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새로운 기술과 의사소통방식을 활용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 청년, 선관위 몰려가 항의서한 낸 이유는?

전국 대학교 총학생회 40여개가 참가한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공동행동)'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대학 내 사전투표소 설치 및 투표시간 연장 요청 서한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고려대 박세훈 총학생회장, 선관위 관계자, 서울대 김보미 총학생회장. (사진=김미성 수습기자)

 

현실적으로 투표장에 갈 수 없는 청년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를 들고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로 몰려간 이들도 있다.

서울대 등 전국 45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가한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공동행동)'는 21일 대학 내 사전투표소를 설치하라는 항의서한을 선관위에 제출했다.

대학 내 투표소는 지난 19대 총선까지 부재자 투표소로 설치됐다가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뒤 지난 2014년 전국동시 지방선거부터는 자취를 감췄다.

고려대 박세훈 총학생회장은 "유권자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사전투표제 이후 대학생들은 오히려 투표에 제약이 생겼다"며 "참정권을 보장하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투표소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 측은 또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되는 투표시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많은 아르바이트생들과 비정규직 청년들은 4월 13일 투표일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현행 규정으로는 투표에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 이제는 혁명이다…흙수저 들고 여의도로!

(사진=청년혁명 제공)

 

청년들은 급기야 자신들의 요구안을 들고 국회의사당으로 몰려갈 계획도 세웠다.

공동행동은 한국대학생연합 등 2천여명과 함께 오는 26일 이화여대를 출발해 의사당 앞까지 행진하며, 8가지 요구사항을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채택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요구사항에는 △반값등록금 현실화 △최저임금 1만원 보장 △공공임대주택 청년배당 확대 등 청년 현안들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행동 유지훈 대표는 "최근 여야의 공천다툼을 보고 청년들은 정치에 불신을 넘어 환멸을 느끼고 있다"며 "흙수저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우리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투표 독려'에 집중하던 청년들이 이제는 아예 발벗고 나서 국회 앞에서 위력을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 교수는 "젊은이들이 운명을 비관하지 않고 사회 문제에 책임감을 갖고 적극 참여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상당히 높이 살 만하다"고 평가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이현우 교수는 "인터넷이 청년들의 조직화에 유용한 도구가 됐다"면서도 "중요한 건 이같은 움직임이 실제 선거에서 투표율 상승과 얼마나 연결되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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