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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도 열 받는' 우리은행, 하나銀은 '울화통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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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이어 2차전도 낙승, 4연속 통합 우승에 '-1승'

'오늘도 이겼어!' 우리은행 박혜진(오른쪽)이 17일 하나은행과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임영희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춘천=WKBL)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KEB하나은행의 챔피언결정 2차전이 열린 17일 강원도 춘천호반체육관. 경기 전 박종천 하나은행 감독은 "어제 울화통이 터져서 잠을 잘 못 잤다"고 짐짓 씩씩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은행은 전날 1차전에서 51-66, 15점 차 대패를 안았기 때문이다. 전반에만 18-36, 더블 스코어 차로 밀리면서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4쿼터 우리은행이 주전들을 빼지 않았다면 역대 챔프전 최다 점수 차 패배(31점)를 안을 가능성도 있었다.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KB국민은행과 수비의 차원이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확실한 전력의 차이였지만 패배의 아쉬움은 컸다. 박 감독은 "오늘 새벽에 일어나 1시간 동안 주변 호반 공원을 걸었다"고 말했다. 산책으로 분을 삭이고 2차전 설욕의 비책을 도모한 것이다. 박 감독은 "청출어람의 심정으로 한번 배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전해들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조금 부담스럽다"고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위 감독은 실업 현대전자 시절 선수와 코치로 박 감독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또 전주원 코치는 현대 여자농구단에서 박 감독과 사제지간으로 활약했다. 박 감독이 말한 '청출어람'의 의미다.

그러면서도 위 감독은 "사실 우리가 어제 이겼지만 나도 열이 받았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 썩 위 감독이 만족하지 못한 때문이다. 위 감독은 경기 후반 작전 타임 때 넉넉한 리드에도 선수들을 강하게 질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 감독은 "느슨하게 마무리하면 2,3차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고비마다 3점포' 우리은행 박혜진(왼쪽)과 스트릭렌이 17일 하나은행과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춘천=WKBL)

 

2차전에서도 두 팀 사령탑의 달궈진 가슴과 머리는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위 감독은 보다 완벽한 승리를 위해 선수들을 독려했고, 박 감독은 실낱같은 반격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언성을 높였다.

1쿼터 초반은 호각이었다. 김이슬의 3점포로 기선을 잡은 하나은행은 버니스 모스비의 2점슛 등으로 4분께까지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통합 4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은 곧바로 리드를 가져왔다. 박혜진의 2방, 쉐키나 스트릭렌의 1방 등 3점포 3개에 힘입어 1쿼터를 26-12로 마쳤다. 2쿼터에도 우리은행은 3분45초께 23-28, 5점 차로 쫓겼지만 박헤진과 이승아의 3점슛으로 리드를 넓히며 전반을 39-30으로 마쳤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후반 반격은 1차전과는 달랐다. 하나은행은 강이슬의 스텝백 3점포와 레이업슛으로 3쿼터 종료 1분31초 전 47-51, 4점 차까지 추격했다.

우리은행은 그러나 또 외곽포로 한숨을 돌렸다. 스트릭렌이 종료 1분12초 전 3점슛을 꽂았고, 상대 김이슬의 드리블 미스로 가져온 마지막 공격 때 박혜진이 파울을 얻어 자유투 1개를 넣어 55-47, 8점 차 리드를 지켰다. 4쿼터 종료 2분47초 전에는 스트릭렌이 66-55로 달아나는 3점포를 꽂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결국 우리은행은 71-57로 이겨 2연승으로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벼랑에 몰린 하나은행은 18, 19일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0일 홈인 부천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반격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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