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알파고' 정부대책 접한 과학자들…"소모적, 졸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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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기원 제공)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알파고'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AI 대책'에 대해 과학자들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부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AI 전담팀'을 설치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15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언급하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크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등 ICT 분야의 기술 혁신은 4차 산업 혁명에 비견될 만큼 산업 전반에 대한 혁신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IT디자인융합학부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국내 인공지능의 발전 수준, 철학적 고민은 굉장히 소모적인데, 여전히 개발 독재시대의 중공업을 부흥시키던 시각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인공지능은 정부에서 돈을 퍼붓는다고 되는 분야가 아니"라며 "인공지능은 혁신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변화를 이뤄 왔는데,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 분야에 접근해 고민을 나누면서 작업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 기고를 통해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이 화제가 될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정부는 또 다시 얼마를 투자해서 단기간에 우리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세계 몇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졸속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알파고를 능가하는 바둑 인공지능을 만들겠다고 그 이름부터 공모할 지도 모른다"며 "정부가 관련 업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추진했지만 지금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국형 운영체제 'K-도스', 한국형 유튜브 'K-튜브' 등 수많은 사례를 보면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만 치부할 수 없다"며 "우리에게도 이미 인공지능 분야에 의욕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정부는 이들이 연구에 매진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보조하는 역할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 교수는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다. 인공 지능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지능적으로 되는 데 인공 지능 기술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인공 지능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이 때가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 "실업 등 인공지능이 몰고올 사회적 혼란에 대비해야"

과학자들은 무엇보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 올 인류의 실업 등 사회적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감 교수는 "컴퓨터가 세계를 지배할 가능성에 대한 논의보다 훨씬 시급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회적 문제들이 있다. 우선 새로운 기술은 과도기 동안에는 대개 실업을 발생시킨다"며 "과도기가 지나면 새로운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됨에 따라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기기를 기대하지만, 과도기 동안에는 극심한 혼란과 고통이 따른다. 또한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새로운 기술은 흔히 부와 권력의 격차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훈 교수도 "인공지능 시대는 예전 산업혁명 때와 비슷해 보이는데, 그 시절 방적기가 나왔을 때 그걸 때려부수는 '리다이트운동'이 벌어졌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만큼 새로 생기기도 할 텐데, 산업혁명에 비해 지금의 변화가 빠를 수 있다. 이 경우 자연스레 전환이 일어나지 않으니 사회에서 충격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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