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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대통령, 가장 염치 없다"더니…지금 朴 대통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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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만 바뀐 '대통령 총선개입' 논란…12년 전과 판박이

10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둘러싼 ‘총선 개입’ 논란은 12년 전 17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갈등과 유사하다. 차이점은 여야가 ‘공수 교대’했다는 점이다.

2003년 12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청와대 참모진들과 ‘비공식’ 오찬을 하면서 “민주당을 찍는 것은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였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실정법을 무시하고 사전선거운동을 한다”(홍준표 의원)며 “절대 이런 발상을 용납할 수 없으며 좌시하지 않을 것”(박진 대변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선관위 고발’ 엄포도 내놨다. 민주당의 반응도 같았다.

다시 2004년 1월 노 대통령이 대전에서 ‘동북아시대 신국토전략 선포식’ 행사를 치르자 한나라당은 ‘탄핵’을 거론한다. “건국 이래 이렇게 사전선거운동을 염치없이 하는 대통령은 처음”(홍사덕 원내총무)이라거나, “국정을 팽개친 채 오로지 총선 승리에만 목을 맨다”(박진 대변인)는 비난이 나왔다.

청와대는 “사적인 비공개 오찬 발언으로 선거법 위반 운운하는 것은 생트집”, “국토균형발전의 참뜻을 알면서도 트집잡는 행태야말로 총선용”이라고 각각 대응했다.

이같은 역사가 12년만에 반복되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비난하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공개’ 발언했고, 지난 1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등 대구 3개 지역구를 순회했다.

“자신의 사람들을 당선시켜 달라는 노골적 당선운동이자 야당·비박에 대한 노골적 낙선운동”(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이라거나, “선거를 엄정 관리해야 할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 지원 유세를 했다”(더민주 김성수 대변인)는 야당 비난도 재연됐다.

이번 청와대는 “경제와 민생을 위한 절실한 요청이니 충정을 제대로 이해해달라”, “경제 행보라는 것을 아무리 얘기해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대신 ‘여당이 없었던’ 12년 전과 달리 새누리당에서 ‘총선개입 아니다’라는 적극 반박이 나왔다.

대통령의 정치권 재편 관련 언급, 야당의 비난, 청와대의 반박이 반복된 지금까지는 과거와 비슷하다. 그러나 향후 여야가 ‘총선 개입’ 논란을 극대화시켜 12년 전 ‘격변’의 정치사를 반복할지는 미지수다.

2004년 2월 당시 노 대통령은 지속된 야당의 공세 끝에 마침내 정면 승부에 나섰다. 방송기자클럽 초청 특별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공개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따른 정치갈등은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탄핵, ‘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총선을 통한 여당 과반의석이란 2개의 신기록으로 귀결됐다.

총선을 한달 앞둔 그해 3월 12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당시 박관용 국회의장은 “대한민국은 어떤 경우에도 계속 전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 ‘전진’이 부른 ‘탄핵 역풍’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 152석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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