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 마인드 아자 황 박사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첫 번째 대국에서 알파고의 신호에 따라 첫 수를 두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알파고는 '아시아 어딘가에'(somewhere in Asia)에 있다. 이것조차 비밀이다."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이 2번 연속 연거푸 무릎을 꿇으며 "완벽했다"고 인정한 알파고는 어디에 있을까?
알파고는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가 있는, 알파고 개발사 구글 딥마인드 영국 런던 본사에는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중인 사옥에도 없다.
개발비에만 족히 수백억원을 들였다는 투자자들의 말처럼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그(?)는 꼭꼭 숨어있다. '보안' 때문이다.
구글은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할 때도 4억 달러(4800억원)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인수 당시 80명이었던 직원은 140명으로 불어났다. 알파고의 업그레이드에 상당한 금액이 투입된 것이다. 그의 몸값은 평범한 인간의 몇백년치 연봉과도 비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알파고는 2015년 10월 유럽의 프로바둑 기사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 세상에 존재를 알렸다. 알파고가 탄생한 건 훨씬 그 이전이지만, 몇 살인지는, 성별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대한 질문에 구글 딥러닝 리서치팀을 끌고 있는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우는 "그냥 똑똑한 기계(smart machine)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인수 훨씬 이전에 개발돼 나왔다. 이후에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구글은 이런 알파고에 특급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구글은 한동안 딥마인드의 소재지조차 영국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한 IT 전문매체가 작년 말 사옥 주소를 알아냈다면서 보도할 정도였다. 구글 영국 법인 커뮤니케이션담당 매니저는 "알파고가 아시아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알파고의 아버지는 바둑이 아닌, 세계적으로도 촉망받던 체스 기사였다는 것. 그리고 올해 한국 나이 올 41살(1976년생)의 '천재' 프로그래머다. 영국 캠브리지대학에서 컴퓨터과학으로 학사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아시아에 살고 있다지만 그의 국적은 명백한 영국이다. 지난 9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치러진 자리에는 태극기와 유니언잭이 걸렸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가 영국에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구글의 클라우드에서 작동한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한국과 미국, 영국을 넘나들며 진행됐다. 이세돌이 한 수를 두면 인공지능 알파고의 명령에 따라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인 ‘아자 황’ 박사가 수를 놓는 방식이었다.
영국에 있는 알파고가 지시 내용을 미국의 구글 클라우드 서버에 전달하면 이 명령을 한국의 광화문 대국장에서 전달 받았다. 이세돌의 한 수 역시 한국에서 미국을 거쳐 영국으로 보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