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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 사람이 둘 수 없는 한 수…이제 승률은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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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이긴다" 자신…김성룡 9단 "알파고, 인간 같지 않은 바둑"

바둑기사 이세돌 9단 (사진=박종민 기자)

 

NOCUTBIZ
인공지능과의 첫 대결에서 쓴 맛을 본 이세돌 9단은 대국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다고 생각 안했는데 정말 놀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 9단은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첫 대국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엎치락 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18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대국 뒤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이세돌은 “너무 놀랐다. 사실 진다고 생각 안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바둑적으로 얘기하면 초반 실패가 끝까지 이어졌다.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 줄 몰랐다”며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만든 프로그래머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9단은 특히, 알파고의 두 가지 특징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초반을 풀어내는 능력. 초반은 아무래도 알파고가 힘들지 않겠느냐 생각했다. 두 번째는 서로가 어려운 바둑이 아니었나 했는데, 승부수, 사람으로 치자면 둘 수 없는 수가 나왔다"면서 알파고의 초반 경기 운영 능력과 허를 찌르는 수에 대해 언급했다.

이 9단은 남은 대국에 대해 "조금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굉장히 즐겁게 뒀다. 앞으로의 바둑도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오늘은 포석이 너무 실패했다. 그런 점만 조심하면 나에게 유리할 것 같다"면서도 "앞서 말했던 두 번째 특징, 그 수가 안 나왔다면 내일은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런 수가 나왔기 때문에 이제 승률은 5:5"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 역시 이 9단에게 "지략에 앞서 큰 존경을 표한다"며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알파고의 승리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해설에 나선 김성룡 9단은 알파고의 승리 원동력을 '평정심'에서 찾았다.

그는 "알파고가 경기 도중 순간순간 망한 적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바둑의 형세는 만만치 않았다"면서 "거의 경기가 이 9단의 승리로 끝났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알파고가 이상하게 했지만 평세는 만만치 않았고 그것이 나중에 알파고의 승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9단은 "대국에 대한 총평 '알파고는 인간같이 두지 않았다'고 얘기하고 싶다"면서 "알파고는 프로의 감정을 배제한 바둑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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