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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살생부 파동…김무성에 득인가, 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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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유포 논란, 리더십 상처" VS "'살생부' 오히려 무력화"

새누리당 내 공천 살생부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정두언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을 강타한 살생부 파동이 결국 '공천권 투쟁'이란 본질로 귀결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 정두언 의원 간 대화내용으로 알려졌던 "컷오프(공천배제) 명단이 있다"는 의혹의 출처는 '실체 없는 괴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 났다. '청와대가 만든 살생부가 있느냐'의 문제를 놓고 벌어진 계파 간 갈등은 잠시나마 봉합되는 국면이다.

하지만 "당 대표까지 나서 이의제기한 내용이 고작 '찌라시' 수준의 정보에 기반한 것이냐"는 별개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초점은 김 대표의 최초 발언의 의도에 맞춰지고 있다.

친박계에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자격심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비박계의 자작극"이라며 불쾌해 하는 기류가 흐른다.

반면 비박계는 "자격심사 자체에 컷오프 의도가 깔려 있는 만큼 아닌 뗀 굴뚝에서 연기가 나올리 없다"며 명단이 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 親朴 "살생부 없으면 김무성 끝", 결기 어디로…

살생부 논란이 불러온 파장에 비해 결론은 심심했다.

김무성 대표는 29일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최고위원회 결정사항을 덤덤히 전했다. 최고위가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공정성 저해 언행에 대해 앞으로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결론을 낸 참이었다.

이에 앞서 정 의원은 비공개 최고위에 출석, 김 대표로부터 '공천 학살 명단이 있는데 정 의원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최고위가 명단 작성의 출처를 밝히지 못하면서 '친박계의 40명 살생부'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

결국 "살생부를 본 적도, 전한 바도 없다"고 한 김 대표의 주장을 반박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 못한 결과, "살생부 명단이 실재하지 않는다면 김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 친박계의 공언도 물거품이 됐다.

새누리당 내 공천 살생부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김무성 대표(좌측)가 정두언 의원(우측)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컷오프 명단'='청와대發 학살' 구도 설정

당내에서는 김 대표와 정 의원 중 한 사람이 거짓말쟁이가 될 수밖에 없는 진실공방 양상이 펼쳐지자 의도를 놓고 의문이 증폭됐다. "두 사람 다 같은 비박계인데 서로에게 상처가 될 행동을 왜 하느냐"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이에 대해 한 비박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느냐' 여부보다 '과연 살생부가 있기는 한 것이냐'고 질문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살생부를 보지 못했다"는 김 대표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청와대와 이한구 공관위원장 간에 살생부를 공유했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의혹 때문에 "김 대표가 정 의원을 메신저로 활용해 '물갈이 명단'에 대한 현역의원의 경계심을 환기시킨 것"이란 해석도 제기됐다.

실제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김 대표를 엄호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살생부에 등장하는 것으로 거론된 이재오 의원이 "18대와 19대에 서로 한 번씩 학살을 했으니 이번에는 국민의 뜻에 맡기자"라는 취지로 발언하자 박수가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비박계 의원은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면 결국 살생부는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은 뒤 "찌라시(소문)대로 죽이면(낙선시키면),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었다'는 구도가 성립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이한구, 김무성 여론전에 맞서 컷오프 감행할까?

"살생부의 실체를 알 수 없다"는 김 대표의 실토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비박계 의원들은 명단의 존재 여부에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 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했던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비공개회의 끝에 사실상 논란을 묻어두기로 결정한 것을 근거로 '살생부의 실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명단이 없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김 대표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자, '명단이 있다'는 확신이 굳어진 결과다.

때문에 김 대표가 청와대 혹은 친박계 핵심으로 전달받았다고 제기된 명단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자신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따지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명단에 거론됐다는 소문이 나도는 한 의원은 "유승민·이재오·정두언 등은 실명이 거론되면서 이한구 위원장이 작심 낙천하기가 오히려 힘들어졌다"며 "하지만 그들만큼 존재감이 없는 나 같은 경우 어떻게 칼바람을 피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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