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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해요체 허용 "병영문화 밝게" vs "기강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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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박영식="" 병영정책과장="">
-다나까 강제로 병영사고 폐단발생
-신병, 초급간부 부담 덜수있어
-공식석상에선 다나까 사용가능

<우보환 성우회="" 행정실장="">
-해요체 사용, 기강확립 해쳐
-다나까 표현, 군인의 멋스러움
-'~했지 말입니다'는 왜곡 형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영식(국방부 병영정책과장), 우보환(성우회 행정실장)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에게 ‘다나까’ 말투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까? 사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모든 문장의 끝을 다, 나, 까로만 끝낸다는 게 잘 상상이 안 되는데요. 실제로 훈련 중만 아니라 모든 일상에서 군인들은 이 다나까로 끝나는 말만을 사용하고 있죠.

그런데 국방부가 다음 달부터는 생활관, 즉 내무반에서는 장병들이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즉 이제 생활관에서는 ‘~요’로 끝나는 말투, 해요체도 쓸 수 있게 한다는 건데요. 이게 뭐 이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기도 한데,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 사이에서는 어제 아주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일부에서는 ‘군기를 흔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지금부터 듣고 판단해 보시죠. 먼저 해요체를 허용하기로 한 국방부의 취지부터 듣습니다. 국방부 병영정책과의 박영식 과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 박영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압존법 및 다나까 말투 개선 지침, 논의 중이 아니라 아예 일선 부대에 하달이 된 거죠?

◆ 박영식> 네, 그렇습니다. 하달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구체적으로 언어문화를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지침입니까?

◆ 박영식> 군에서 그동안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언어문화 중에서 압존법과 다나까가 있는데요. 그런 말투를 강제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요를 함으로써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났고요. 이런 것들이 병영 내 사건사고로 또 이어지는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바로잡기 위해서 압존법은 완전히 폐지를 하고, 다나까 말투는 상황에 맞게 사용하도록 개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럼 이제는 ‘병장님, 저희 준비 다 됐어요. 이거 하세요, 저거 하세요.’ 이런 말들 다 쓸 수 있는 거네요?

◆ 박영식> 그렇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격식을 갖출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존에 해오던 ‘~다’, ‘~까’, 그리고 ‘~하십시오’체 중에서 ‘~오’ 표현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 까, 오’ 이런 것들을 사용을 해서 격식을 갖추고요.

◇ 김현정> ‘~하십시오’의 ‘~오’ 말씀하시는 거죠?

◆ 박영식>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일과 이후에 생활관에서 개인적으로 사적인 생활을 할 때에는 ‘다까오’ 같은 격식 있는 말을 강요할 것이 아니고요. 일상적으로 대화하듯이 해요체의 하나인 ‘~요’도 사용하게 해서 병영 분위기를 좀 밝게 해 보자는 그런 취지입니다.

◇ 김현정> 그럼 이게 일반 병사뿐 아니라 군 간부들까지 모두 적용이 되는 건가요?

◆ 박영식> 이번 지침은 병사, 간부 모두에게 적용이 됩니다. 그런데 특히 아직 군대 언어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초급 간부라든지, 군에 갓 입대한 신병들이 이 압존법과 다나까 말투에 가장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아마 많이 해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신병들 같은 경우에는 다나까를 안 쓸 경우에는 막 기합도 받고 이렇습니까?

◆ 박영식> 말이라는 것이 상황에 맞게 말을 해야 되는데 무조건 모든 말을 ‘다’와 ‘까’로만 끝내도록 강요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어법에 맞지 않는 ‘~했지 말입니다.’처럼 ‘~다’로 끝내기 위해서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도 등장하고 있고요.

◇ 김현정> 그래서 그런 건 요즘 개그소재로도 쓰이잖아요.

◆ 박영식> 이게 표현 자체로만 끝나면 문제가 없는데 그것을 지적하고 제재를 가한다는 거죠. 그렇게 되기 때문에 신병들에게는 굉장히 부담이 되고요. 대화를 할 때마다 ‘다’와 ‘까’로 끝내기 위해서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해야 됩니다. 그런 것들이 병영생활에 스트레스로 작용을 하고 있고요. 또 그걸 지적하는 선임자들의 경우는 ‘다’, ‘까’를 빨리 익숙해지지 않으면 사적으로 제재를 가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문제제기를 하는 측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규율과 기강이 군의 생명이다. 사회에서처럼 이랬어요, 저랬어요, 괜찮아요, 저희 준비 다 됐어요. 이런 말을 쓰다 보면 기강이 무너질 소지가 크다.’라는 건데요. 어떻게 보세요?

◆ 박영식> 그래서 저희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다, 까, 오’와 같은 격식 있는 말을 쓰도록 하는 것이고요.

◇ 김현정> 공식자리라 함은 훈련, 보고 이런 자리?

◆ 박영식> 작전에 투입되거나 훈련 중이거나 보고를 하거나 이럴 때는 ‘다, 까, 오’와 같은 격식 있는 표현을 쓰고. 생활관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훈련하는 곳도 아니고 거기는 휴식공간이기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이 어느 정도 보장이 돼야 되는 공간인데 거기에서까지 무리하게 ‘다, 까’를 강요함으로 해서 여러 가지 폐단들이 생기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제 훈련하고 보고하는 공식 자리에서는 여전히 ‘다나까’를 쓸 거다. 그러니까 이게 해이해질 거라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이랬어요, 저랬어요’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다나까로 확 바뀌는 게 쉽지 않다. 공식자리라는 것도 애매한 경계가 있지 않느냐는 건데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영식> 먼저 간부들이 솔선수범을 하고 교육을 하면 적용이 될 것이다 생각하고.

◇ 김현정> 위에서부터 솔선수범을 하면.

◆ 박영식> 이게 병사에게만 적용하는 게 아니고 다 적용되는 것인데 교육도 하고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현실성의 문제인데요. 아마 하라고 해도 현장의 장병들이 안 할 거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걸 곱게 볼 선임병도 없고 후임병들도 눈치보느라고 못하지 않겠느냐. 현실적으로 정착이 안 될 거라는 건 어떻게 보세요?

◆ 박영식> 지금까지는 다나까 말투라든지 압존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당분간은 제재를 가하지 못하도록 일단 할 겁니다. 그러면 점차 정착이 될 것이라고 보는데. 나타난 문제점들은 주기적으로 점검을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영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방부 병영정책과의 박영식 과장 먼저 만났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이번에는 군대 내의 해요체 허용에 대해서 큰 우려를 표하는 분 만나보죠.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입니다. 성우회의 우보환 행정실장 연결을 해 보죠. 행정실장님 나와계세요?

◆ 우보환> 감사합니다, 우보환입니다.

◇ 김현정> 국방부에서는 밝은 병영문화 조성을 위해서 잘못된 언어문화부터 고쳐가야 된다라는 취지로 이번에 지침을 내렸다는 건데. 그런데 어떤 점을 우려하시는 걸까요?

◆ 우보환> ‘다나까’라는 것은 우리 군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어떻게 보면 군대의 언어예절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군대는 기강과 또 규율이 생명인 그런 특수집단이지 않습니까?

예전에도 병영문화에 이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병장이 상병보고 ‘상병님’, 또 일병이 이등병보고 ‘이등병님 식사하러 가시죠, 가세요’ 이런 해요체 표현을 사용자는 운동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요. 그것이 공론화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어요. 아직까지 우리 정서상, 또 군대의 기강 확립 차원에서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결론으로 됐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 현재 다시 다나까 표현을 자제하도록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상병님, 이등병님’ 이것까지는 아니고. ‘님’자까지 아랫사람한테 붙이라는 건 아니고요. 다만 생활관에서 ‘~해요’, ‘저랬어요’처럼 자연스러운 사회 말투를 쓰자는 건데요. 그렇게 해도 기강이 무너질 거라고 보세요?

◆ 우보환> 집합시간이라든가 휴무일 같은 시간에 이런 혼란스러운 문제들이 내려가면 또 병사들간에 다른 방면으로 왜곡되지 않을까, 그런 우려를 금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다른 방향으로 왜곡된다는 건 어떤 건가요?

◆ 우보환> 그걸 복합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이것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군대의 기강이라는 것이, 규율이라는 것이 일직선으로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더욱 더 군대의 기강이라든가 조직문화가 활성화돼야 되고 또 한마음 한뜻으로 단합돼야 되는 형편인데요.

◇ 김현정> 안보가 엄중한 상황이죠.

◆ 우보환> 그렇습니다. 그래서 조금 우려를 하고 있네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금 말씀을 정리해 보자면 생활관에서는 ‘해요체’를 쓰다가 갑자기 공식적인 데서 ‘다나까’로 확 전환되겠느냐?

◆ 우보환> 그렇죠. 그것이 오히려 이등병, 일등병 시절에 정말 어떻게 보면 정신없는 그런 시절인데 이것이 오히려 부담을 주지 않느냐. 상황을 염려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제가 지금 그 질문 드리려고 했거든요. 이게 다나까만 무조건 쓰라고 하다 보니까 신병들 부담이 너무 크다. 사회에서 막 들어온 신병들이 해요체 잘못 썼다가, 생활관에서 기합 받고 그걸로 왕따가 되고 이렇다는 거예요.

◆ 우보환> 그렇습니까? 그런데 그것은 사회에서 쓰지 않았던 부분이고 또 그것이 군대의 훈련소부터 다나까 표현을 사용하게 해서 또 군인의 멋스러움을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으로도 활용이 되는데요.

◇ 김현정> 군인의 멋스러움이요? 다나까 사용이.

◆ 우보환> 그렇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생각하세요. 또 한 가지 지적은 뭐냐면요. 다나까만 쓰라고 강요를 하다 보니까 이상한 말이 나온다. 어법에도 맞지 않는 표현이요. 예를 들면 ‘병장님, 이거 했지 말입니다. 이거 했지 말입니까?’ 지금 예능 프로에서 희화화가 될 정도의 말투가 쓰이는. 이것도 바로잡자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우보환>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공감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젊은 세대들이 표준어를 사용하기보다 짧고 간결하게 사용하면서 그들만이 사용하는 언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이 군 부대에 투입되면 오히려 혼선을 줄 수가 있고. 또 간부와 병의 중간 매개에 좀 좋지 않은 영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했지 말입니다.’가 다나까를 쓰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쓰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게 아니라, 우리 행정실장님 보시기에는 예전에는 그렇게 안 썼는데 지금 군대의 다나까 문법 자체가 이상하게 쓰이고 있는 면이 있어서 그런 거다. 그런 말씀.

◆ 우보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지침이 일선 부대에 하달이 다 됐어요. 이거 걷어들여야 된다고 보세요?

◆ 우보환> 오늘 언론이라든가 인터넷을 보니까 여러 가지 우려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어서 저도 군의 한 예비역 간부로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공문이 내려가서 시행이 되는데 우리 젊은 병사들에게 오히려 그것이 반가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군대의 문화를 재정립하고 또 군대의 규율이라든가 군대의 특성화된 하나의 정체성, 그런 것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한 결단이 필요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우보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군대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 성우회의 우보환 행정실장의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들으시면서 여러분은 생각 좀 정리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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