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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016] 모바일의 미래는 '가상현실'…콘텐츠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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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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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전자업체·통신사·반도체·자동차 업체까지 'VR' 열풍

MWC2016에서 삼성전자의 '기어 VR' 체험을 위해 많은 관람객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 (바르셀로나(스페인)=김연지 기자)

 

NOCUTBIZ
23일 오전 9시, MWC 전시관 메인 홀인 3관에 들어서자 비명 소리가 들렸다. 근원지는 삼성전자의 가상현실(VR) 체험관. 정말 무서울까? 연기인 줄 알았다. 그때까지는.

30여분간 줄을 서고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기어VR'을 쓰자 안전 벨트를 메라고 한다. 나 참, 바닥에 붙어있는 의자에 앉으면서 안전 벨트는 무슨. 귀찮지만 시키는대로 했더니 이제는 벨트를 꽉 조이란다. '오버가 좀 심하다'고 생각하던 중, 롤러코스터가 눈 앞에 펼쳐졌다. "소리 지르나 봐라" 자신했다.

의자가 철컹, 하더니 덜컹덜컹 둔탁한 진동과 함께 롤러코스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정면에는 주황색 롤러코스터 주행로가,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아래를 본 순간 비명이 저절로 나왔다. 발 밑에는 하늘만 있었고, 앞으로 쏠린 몸은 달랑 벨트 한 줄에 의지해야 했다.

이미 겁은 먹었고 이제는 하강만 남았다. 롤러코스터 탈 때처럼, 몸이 붕 뜨면서 뱃 속이 텅 비는 듯한 느낌이다. 정말이지 변곡지점마다 비명은 반사적이었다. 팔짱을 끼고 있던 두 손은 순식간에 팔걸이로 향했고 끝날 때까지 절대 놓지 않았다. 기어 VR를 벗자 정면에는 사람들이 웃으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타봐라. '레알'(Real)이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장의 주인공은 '가상현실(VR)'이었다. 접근성이 좋아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는 메인 홀 3관은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 반도체 업체, 자동차 회사할 것 없이 VR체험관을 마련했다. 어떤 부스를 가더라도 VR 체험관은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MWC2016에서 LG전자의 'LG 360 VR'을 체험해보기 위해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 (바르셀로나(스페인)=김연지 기자/CBS노컷뉴스)

 

삼성전자는 MWC 행사장에서 총 28석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VR 체험관을 운영했다. 이에 삼성전자 부스 앞에는 3홀 개장 시간인 오전 7시 30분부터 문을 닫는 오후 7시까지 수십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가상현실 기기인 'LG 360 VR'를 이번 MWC에서 최초로 공개, 부스 한 켠에 4석 규모의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LG 360 VR'은 스마트폰을 넣는 방식의 '기어VR'과는 달리, G5 스마트폰에 유선으로 연결한 안경 형태의 VR기기다. VR 체험 공간은 적었지만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국내 통신사도 VR에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플랫폼 바다에 뛰어들다"는 자사의 전시 주제에 맞게 VR체험관을 노란 잠수함 모형으로 만들었다. 잠수함을 타고 바다 속을 누비면서 현재 준비중인 SK텔레콤의 미래 서비스를 VR로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5G 평창올림픽을 준비중인 KT는 스키점프를 VR로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대만 HTC는 게임 전용 VR기기 '바이브'의 VR 체험관을, 미국 이동통신사 AT&T도 5G 기술을 활용한 VR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일본 노키아는 360도 영상과 소리를 저장할 수 있는 VR카메라 'OZO'를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MWC에서 반도체 업체인 퀄컴과 자동차 업체인 포드가 VR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퀄컴은 자사의 주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인 스냅드래곤 820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VR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포드도 VR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이처럼 글로벌 ICT 업체들은 업종의 경계를 허물면서 VR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갤럭시 S7 언팩 행사에서 VR 콘텐츠를 직접 제작, 감상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 '기어 360'을 선보였다. 삼성은 올해부터 VR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 VR 시장 선점을 위해 페이스북과 협력을 맺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차세대 핵심 플랫폼은 VR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VR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개선할 점이 아직은 더 많다. 이번 MWC 행사장 부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삼성전자의 '기어VR'은 별도의 기기 없이 스마트폰을 헤드셋에 끼우는 돼 설치는 간편하지만 무겁다. 3분 정도의 짧은 영상이면 참겠지만 5분만 넘어가도 스마트폰 무게 때문에 헤드셋이 흘러내리거나 얼굴을 눌러 갑갑하고 불편했다. 이런 상태로는 1시간 이상의 영화나 교육, 의료 등에 VR 활용은 어렵다.

VR 콘텐츠 감상 시 어지러움을 느끼고 눈의 피로도가 높은 것도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다양한 VR 콘텐츠 확보가 VR 시장 주도권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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