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17일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한미 합동 성명 발표. (사진공동취재단)
안보 위기 사태로 번지고 있는 개성공단 폐쇄. 개성공단 폐쇄 이후 북한발 테러 위협설에 미국의 전략무기 배치까지, 공포심을 유발하는 대내외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이런 상황을 강조하며 테러방지법 통과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바로 총선을 앞둔 '공포 마케팅'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폐쇄 조치의 위법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어, 무리하면서까지 폐쇄를 감행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는 어떻게 '안보 공포' 사태로까지 이어진 걸까요. 그 과정을 짚어봅니다.
◇개성공단 폐쇄 후 미국과 정부·여당의 행보
개성공단 폐쇄 직후, 미국은 기다렸다는듯 강력한 대북제재안을 결의했습니다. 최첨단 무기를 한반도에 속속 배치하는가 하면, 우리 정부와 사드(THAAD) 배치 협의도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6대 핵심 전략무기들을 한반도에 잇따라 전개하며 대북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17일 "미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3월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때까지 6대 핵심 전략무기들을 단계적으로 한반도에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전략무기는 이미 한반도에 전개된 F-22A 스텔스 전투기, B-52 전략폭격기,핵추진 잠수함을 비롯해 B-2 스텔스 폭격기, 핵추진 항공모함, 해상사전배치선단(MPSS) 등이다.]☞ 안전핀 없앤 남북, 우발 충돌시 확전우려 고조☞ 美 국방부 "한미 사드 배치 협의 공식 착수"☞ 美 초강력 대북 제재법 공식 발효..."北 압박 가속화"☞ "韓美 대북 '압박' 공감...대화 얘기할 때 아니다"한편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대남 테러를 계획 중이라는 정보를 포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는 국정원의 발표를 인용하며, 테러에 대비할 테러방지법이 필요하다며 입법을 촉구했습니다. 한마디로 엄중한 '안보 위기' 시국임을 천명하고 나선 겁니다.
[국가정보원은 1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대남 테러에 적극적으로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해 북한 정찰총국 등이 대남공격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대남테러 역량 결집 지시"…北테러 우려 증폭[김 수석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데 있어 ‘설마’ 하는 안일함이나, 작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시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사실상 야당을 압박했다. 야당은 국가정보원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는 테러방지법에 이견을 보여왔다.]☞ “정치적 이해관계 우선시 말아야”…靑, 테러방지법 처리 압박[북한의 4차 핵실험 등 도발에 대해 개성공단 폐쇄로 맞불을 놓은 당·정·청(黨政靑)은 테러방지법 처리에 '올인'하고 있다. 그간엔 파견법 등 노동개혁에 주력했으나, '안보 위기' 프레임을 가동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남 테러 위협 앞세운 '안보위기 프레임' 풀 가동◇위법 소지까지 감수한 개성공단 폐쇄또 하나의 문제는 정부가 위법 소지까지 감수하며 개성공단 폐쇄를 강행했다는 겁니다. 이번 조치의 위법성 논란은 개성공단 자금이 미사일 개발에 전용됐다는 정부의 '주장'에 뒤이은 또 하나의 쟁점입니다.
일각에서는 폐쇄 조치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민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 때문입니다. 재산권은 헌법으로 보장되지만, 부득이 공공필요에 의해서만 이를 침해할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도 정당한 보상은 이뤄져야 하고, 긴급 조치를 취할 때는 지체없이 국회의 사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는 입주기업의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면서도 헌법은 물론, 관련법에 따른 절차를 하나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노영희 변호사>그런데 이번에 대통령님께서 하신 그런 조치는 헌법적인 그런 모든 절차를 위반한 것은 물론이고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법률 17조에 보면 개성공단 관련해서 통일부 장관이 관계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서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서 협력사업의 정지를 명하거나 승인을 취소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것이고요. 만약에 그렇게 하려면 청문회를 실시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재판정] 개성공단 중단 조치 "합법" vs "위법"아울러 '미사일 개발 자금 전용' 주장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주장하는 바는 곧 결의안 위반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2013년 3월 7일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094호에는 '회원국에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다액의 현금을 포함한 금융자산의 이동이나 금융서비스 제공 금지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말대로 개성공단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일조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그동안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을 통해 유엔 결의안을 위반해왔다는 얘기가 됩니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죠.
☞ 개성공단 임금, WMD 개발에 사용됐다면 南이 유엔 제재대상정부가 이 같은 위법성 논란이 나올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까요? 못했다 해도 문제지만, 그렇지 않다면 알면서도 극단적인 조치를 밀어붙였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볼 때, 북한은 정부·여당이 가진 최고의 '공포 마케팅' 소재라는 말이 괜히 회자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총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개성공단 사태의 귀추에 앞으로도 계속 관심이 모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