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 참사 2년 "딸, 자꾸 누가 죽이러 온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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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뉴스] 마우나 리조트 붕괴 그 후… "턱 빠지고 척추 내려앉고… 운명이라기엔 가혹해"

-교수 꿈 품고 입학… 지금은 학교 자퇴까지
-코연골, 턱 내려앉아… 턱 빠지는 게 일상
-트라우마로 육교 못 건너고 지하철도 못 타
-간병하느라 일 접었지만 사측 대책 없어
-치료중이라 앞날 모르는데 덜컥 합의 힘들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피해자 어머니)

대학에 입학해서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신입생 환영회. 가장 행복해야 할 여행에서 건물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났고요.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쳤습니다. 기억나십니까? 바로 2년 전에 벌어졌던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입니다. 당시 마우니리조트로 신입생 환영회를 떠났던 부산외대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그 사고가 벌어진 지 내일이면 꼭 2년이 되는데요. 오늘 AS 뉴스에서 그 사건의 이후를 쫓아가보죠. 당시 부상을 당했던 여학생의 어머니 한 분, 직접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어머님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어머니> 네.

◇ 김현정> 딸이 그때 신입생이었으니까 지금은 3학년인가요?

◆ 피해자 어머니> 다니고 있었으면 3학년인데, 2학년 1학기 때 자퇴했습니다. 그 학교는 쳐다도 안 보려고 해서 자퇴를 했고 당시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라서, 그냥 너무 심하게 폐렴으로 아파서 지켜보자 할 정도까지 되었거든요. 그때가 중간시험인가 되는데 보지도 못하고 하다보니까 아이가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학교를 안 다니려고 했어요.

◇ 김현정> 지켜보자 얘기는 폐렴이 너무 악화돼서 애가 살지 죽을지 모르겠다는 정도까지, 위독한 상태까지 간 그런 상황이니까 학교는 아예 그만둔 상황. 그 딸이 무슨 과였죠?

◆ 피해자 어머니> 중어중문학과요.

◇ 김현정> 중어중문학과, 부산외대 중어중문학과 들어갈 정도였으면 참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었던 딸이었겠어요?

◆ 피해자 어머니> 네. 자격증도 5급 따고 4급 준비하면서 들어가서 자기가 교수되겠다고 중국에 교환학생까지 가겠다는 결심으로 갔는데 이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아주 똑 부러진 딸이겠어요. 어머님.

◆ 피해자 어머니> 네. 식당 할 때도 제 일 도와주고 하면서 착하다는 얘기 많이 들었거든요.

◇ 김현정> 어머니 혼자 식당하시니까 그 식당일 도와가면서 공부해 가면서 그렇게 대학 들어간 딸?

◆ 피해자 어머니> 네.

◇ 김현정> 그렇게 똑부러지던 딸이 지금 저러고 자포자기 하고 있는 걸 보니 어머니 얼마나 심정이 무너지실까요?

◆ 피해자 어머니> 어떻게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참 어려우시겠지만 사고가 나던 그날, 그러니까 2014년 2월 17일로 잠깐 좀 돌아가보겠습니다. 딸이 그날 어머님 기억하세요? 전화연락이 왔던 거?

◆ 피해자 어머니> 그때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모르는 전화가 하나 떠서 잘 안 받는데 받아보니까 우리 딸이 긴장한 목소리로 ‘엄마, 나 죽을 뻔 했어’ 이러더라고요. ‘죽을 뻔 했는데 엄마, 이렇게 살아나왔어’ 이러더라고요. 그러면서 엄마가 걱정할까봐 친구 전화로 전화했다면서 자기 전화 배터리가 없었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때 딸이 어디쯤에 앉아았다가 이렇게 사고를 당했죠?

◆ 피해자 어머니> 거기 10명 사망한 자리에 걔가 같이 있었대요.

◇ 김현정> 그러니까 10명 사망한 학생들 앉았던 그쪽?

◆ 피해자 어머니> 예. 10명 사망한 자리 앞에 앉아 있었대요. 얘가 '뛰어‘하는 소리를 듣고 뛰다 보니까 지붕이 내려앉아서 그렇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얼마나 다쳤습니까?

◆ 피해자 어머니> 코연골이 내려앉아서 수술했고, 턱이 내려앉아서 아직까지 턱 치료를 받고 있는데 아직 멀었어요. 나으려면.

◇ 김현정> 턱이 내려앉았다는 것은 그럼 음식물을 먹거나 이런 데 불편이 있을 정도로?

◆ 피해자 어머니> 네, (불편이) 많죠. 입 천정에 고정시키고 밑에 고정을 했는데도 하품할 때 마다 턱이 뚝뚝 떨어져요. 그리고 앞니로는 아무것도 씹을 수가 없어요. 국수도 못 끊어요.

◇ 김현정> 앞에 그러니까 힘이 안 들어가서 국수도 못 끊어먹을 정도로.

◆ 피해자 어머니> 네. 그리고 쇳덩어리 같은 게, 교정기가 떨어져서 잇몸을 자꾸 갉아먹고 많이 불편하죠.

◇ 김현정> 신체적으로는 그렇고, 정신적으로는 어떤 상태인가요?

◆ 피해자 어머니> 정신적으로는 죽는다고 육교도 못 건너고요, 떨어진다고. 지하철도 혼자는 못 타요.

 

◇ 김현정> 지하철도 사고날까봐요?

◆ 피해자 어머니> 네. 나보고도 사람 많은데 가지 말라고 그러고, 지하철도 혼자 타지 말라고 그리고 만날 그래요.

◇ 김현정> 예. 또 헛것도 보고 그런다면서요?

◆ 피해자 어머니> 꿈에 매일 사람이 죽는다고 자기 죽이러 온다고 하고.

◇ 김현정> 꿈에 뭐가 나타난다고요?

◆ 피해자 어머니> 죽이러 온다고, 막 삿갓을 쓰고. 그러니까 저승사자 같아요, 얘기 들어보면. 그런 사람이 자기 잡아서 죽인다고 그러는데 그거는 요즘 조금 나아졌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계속 지금 고생을 2년째 하고 있는 상황, 결국은 자퇴를 한 상황. 그럼 자퇴하고 지금 뭐합니까?

◆ 피해자 어머니> 집에 있어요, 그냥. 누구도 만나지도 않으려고 하고 그냥 병원에 치료 받고 그렇게 있어요.

◇ 김현정> 예. 이렇게 안타까운 상황인데, 이게 충분히 그 사후에 보상은 됐는가 , 이 문제도 짚어봐야 됩니다. 우선 그때 숨진 10명에 대해서는 합의가 되고 보상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부상자들은 어떤가요?

◆ 피해자 어머니> 회사측 사람하고 그때 얘기를 20%, 10% 이렇게 안 됐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204명의 학생들 부상자 중에 한 80%, 90%는 합의가 됐고 나머지 10에서 20%정도가 합의가 안 됐다는 얘기를 회사측, 코오롱으로부터 전해 들으셨어요?

◆ 피해자 어머니> 예. 그랬죠.

◇ 김현정> 그 10%, 20% 안에 우리 어머님의 딸도 들어가는 거고요? 합의를 못하신 건 왜 못하신 겁니까?

◆ 피해자 어머니> (코오롱측에서) 사고나자마자 합의를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아이가 치료중인데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심리적으로도 모르고 이랬는데, 그 당시에는 턱이 안 좋다는 얘기만 들었지, 이 정도 될 줄은 또 몰랐거든요. 그랬는데 한 5개월 정도 되니까 영 (턱이) 너무 빠져 가지고. 턱도 약간 돌아가고 입이 그렇더라고요. 치료비가 그쪽만 해도 거의 한 1500만원 넘게 들어갔거든요. 또 앞으로 얘가 정신적으로 문제도 있고 모든 걸 다 하지 못하는데. 저도 식당을 하다가 그만 두고 아이하고만 있었는데.

◇ 김현정> 간병하시느라고 그만 두셨어요? 식당일을?

◆ 피해자 어머니> 예.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생계는 어떻게 하십니까? 괜찮으세요?

◆ 피해자 어머니> 있는 돈을 다 깨먹은 거죠. 회사측에서는 그런 거는 전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어머님 입장은 이 아이가 지금도 치료중이고 나아지는 게 없는 것 같은데 지금 덜컥 합의를 해놓고 나면 그다음에 치료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되나, 이게 지금 대책이 안 서시니까, 회사에서 제시하는 금액으로는 합의를 할 수 없는 거고. 그것 외에도 보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좀 서운한 점들이 있으셨다고요?

◆ 피해자 어머니> 한번은 ‘(피해자는) 어때요?’ 이렇게 묻더라고요. 그래서 말도 안 듣는다, 이랬더니 ‘시집이나 보내버려요’ (하더라고요), 자기는 쉽게 그렇게 말했는데 저는 그 말이 너무 가슴 아팠죠. 애가 학교다닐 처지인데 이리 아파서 학교도 못 다니고 있는데. 농담이라도 그런 농담은 하면 안 되겠죠.

◇ 김현정> 또 일각에서는 지금 합의 안 하고 있는 부모님들은 혹시 보상금 한푼이라도 더 타려고 그런 것 아니냐, 약간 안 좋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나요? 편견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 피해자 어머니> 회사쪽에서만 보상금 액수가 너무 크다고 말하죠. 자기네들이 어떻게 하자는 제시도 안 하고 그렇게 하거든요. 너무 무관심하거든요. 회사측에서.

◇ 김현정>꿈 많던 딸, 지금 일상생활도 안 될 정도로 위축돼 있는 딸을 보면 어떤 생각 드세요, 바라보고 계시면?

◆ 피해자 어머니> 죽고 싶은 심정이죠. 제가 방송할 때는, 인터넷에 올릴 때는 제가 죽으려고 마음을 먹고 세상에 알려 놓고 죽으려고 그랬어요. 그런데 차마 아이 혼자 놔두고 죽지는 못하겠고, 운명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 힘들어요.

◇ 김현정> 뭐라고 위로를 해 드려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우리 딸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이 어떻게 보상을 받고, 어떻게 생활해가는지 지켜보는 일 같습니다.

◆ 피해자 어머니> 예. 피해자 부모님들, 저같이 힘드신 분도 계실 겁니다.

◇ 김현정> 네. 저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평생 대소변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되는 그런 여학생의 경우도 있고, 또 척추가 내려앉은 경우도 있고, 다양한 피해자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피해자 어머니> 네. 그분들도 회사측에서 하루 빨리 살 수 있게끔, 우리가 아이치료는 또 해야 되잖아요, 앞으로. 하루빨리 다 모든 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해결이 됐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피해자 어머니> 감사합니다.

◇ 김현정>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가 난 지 내일이면 딱 2년이 됩니다. 피해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오늘 AS뉴스에서 점검해봤습니다. 점검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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