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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사드(THAAD) 논의…국민건강은 종속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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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육군 사드운용교범에도 3.6km 이내에 사람이 있으면 안된다"

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 The U.S. Army flicker)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한미 양국이 한반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공식협의를 시작한 가운데 입지 선정과 주민 건강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첫 단계이자 사드의 핵심장비인 엑스밴드 레이더(AN/TPY-2)가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전자파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주강정마을이나 핵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만큼 강력한 주민반대에 부딪칠 수 있는 국가적 사안을 정부가 안보를 앞세워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것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 레이더 전자파, 발전소 저주파 소음…지역주민에겐 '재앙'

(그래픽= 김성기 감독)

 

이번 한미 양국의 공식 협의에는 사드 배치 지역도 당연히 포함된다.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단순 이동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축구장 4배 크기의 레이더 기지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배치 지역 선정에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2년 4월 작성된 미 육군 문서에 따르면 엑스밴드 레이더 기지 전방 130도 방향으로 5.5km는 출입금지 구역(Keep Out Zone)이다.

100m 이내에는 부대 인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출입할 수 없고, 3.6km 이내에는 통제받지 않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또 5.5km 이내에서는 항공기 운항도 제한받는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레이더 기지 전방 15만평 정도를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CBS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일본 교토대학 연구팀의 전자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해당 구역 안에 사람이 머물지 않으면 문제는 없다고 한다"며 "하지만 구역 내에서 생활한다면 지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고압선 밑이나 고압선이 지나는 큰 철골 근처에 산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최근 연구조사에 밝혀졌다"며 "고압전류보다 훨씬 강력한 전파를 발생하는 레이더 근처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인체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어 "미 육군 사드운용교범에는 레이더 기지 3.6km 이내에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결국 민가와 시설을 전부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을 사드를 운용하는 미 육군이 인정한 만큼 기지 설치를 놓고 주민 안전 논의가 선행되야 한다는 얘기도 당연히 나온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이미현 팀장은 "방사능과 마찬가지로 전자파도 눈에 보이지 않고 그로 인해 유해성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별 영향이 없다는 정부 판단은 성급한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이 팀장은 "(인체 유해성) 우려에 대해 정부가 진실되게 얘기한다면 어느 주민이 자기 사는 지역에 기지가 들어올 것을 환영하겠느냐"며 "기지 정면 3.6km도 최소한의 안전거리이지 그 지역 밖도 다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 육군 운용교범조차 최소 안전거리를 적시해놨는데 한국 정부는 이런 고려 없이 안보논리로만 사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녹색연합 신수현 활동가는 "사드 기지는 전자파와 저주파소음 두 가지가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사드가 배치된 일본 교토 지역 주민들도 엑스밴드 레이더 발전소의 저주파소음에 크게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신 활동가는 "주민들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는데 과연 그런 절차적 문제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 민감한 부지 선정 문제는 왜 쏙 뺐을까?

 

특히 엑스밴드 레이더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체에 해로운 전자파의 도달 범위가 상당히 넓어 사드를 배치할 부지를 구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미 육군이 안전상의 이유로 잡은 최소 필요 범위인 5.5km의 개활지를 포함하는 부지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것.

운용교범에는 레이더 부지의 최대 경사도가 '2.86도 미만의 가능한 평지가 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기 때문에 산지에 설치할 수도 없다.

현재까지는 평택과 원주, 대구, 군산 등이 유력한 사드 부지로 꼽히고 있지만 인구 밀집도와 군 비행장 등을 감안하면 대구가 유력한 것으로 지목된다.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전방 5km 정도는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일대 주민들을 모두 이전시켜야 한다"며 "절차는 물론 토지수용 비용 등도 만만치 않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지역 주민들이 못 나가겠다고 버틴다거나 강제 수용 절차 등이 뒤따르면 결국 주민과 정부간 마찰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정 대표는 이어 "특히 사드가 가동되면 그 근처로는 항공기도 아예 다닐 수 없고 또 (북한의) 우선 타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동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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