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사진=자료사진)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감별사'로 친박계 총선 후보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3선·경북 경산·청도)이 수도권에 출격했다.
최 의원은 4일 전하진 의원(초선·경기 성남분당을)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이어, 분당갑구의 예비후보인 권혁세 전 금융감독위원장 행사에도 축하 영상을 보냈다.
비박계 의원들은 즉각 "수도권 선거에 도움이 안 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최 의원이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을 넘어 수도권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권 전 위원장의 경우 이 지역 현역이자 유승민 의원의 측근인 이종훈 의원(초선)이 경쟁자여서 '친(親)유승민계 저격' 논란 등 계파 간 갈등 기류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최경환 가는 곳마다 구도는…'친박 VS 비박'최 의원은 이날 전 의원 개소식에 들른 직후 권 전 위원장 사무실에 방문했다. 권 전 위원장의 경우 오후 3시가 개소식인데 그보다 앞선 2시에 국회 본회의가 잡혀 있어 행사 참석은 못하고 축하 영상만 촬영했다.
최 의원은 권 전 위원장에 대한 영상축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금융전문가인 권 전 위원장이 압도적으로 당선되게 해달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에서 유승민 의원 측근들에 대해 "박 대통령의 뒷다리를 잡고 있다"고 한 노골적인 비토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최 의원의 등장만으로도 긴장감이 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 권 전 위원장과 이 의원은 친박계와 유승민계로, 전 의원과 상대측인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친박계와 친이명박계로 각각 갈등구도가 작동됐다.
오는 13일엔 인천 연수의 분구 지역을 노리고 있는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의 예비후보 개소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최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연수도 '진박 대(對) 비박' 경쟁구도인 지역이다. 민 전 대변인의 경쟁자는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재임 당시 대변인이었던 민현주 의원(초선·비례대표)이다.
◇ 비박계 반발…"수도권 선거에 악영향"새누리당 내부에서 최 의원의 '진박 마케팅'과 '개소식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친박계는 "누가 역량과 경쟁력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라며 '진박 감별'을 당연시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에선 거센 반발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최 의원이 속한 TK 등에서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서울 등에선 '진박 감별' 등 계파 갈등은 있는 표도 까먹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계파의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면 수도권에 있는 유권자들이 뭐라고 생각할 것이며, 반대편에서 뛰고 있는 후보들은 뭐가 되느냐"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인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최 의원의 '광폭' 행보 배경에 대해 "두 가지 노림수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의 레임덕 혹은 퇴임 이후 영향력을 위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친박계를 원내에 진입시키려는 절박감이 깔려 있고, 더 나아가 총선 이후 전당대회 등을 염두에 두고 최 의원 자신의 사람을 심으려는 '자기 정치' 욕망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3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물러나 국회로 복귀한 최 의원은 지난달 30일 하춘수 예비후보(대구 북구갑) 지원을 작으로, 1일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윤상직(부산 기장), 2일 윤두현 (대구 서구), 3일 정종섭(대구 동구갑), 추경호(대구 달성) 예비후보 등의 개소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