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일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불고 있는 '버니 샌더스 돌풍'을 접목, 당 경제정책 기조인 '더불어성장론'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설 연휴 직후 이를 골간으로 한 경제 정책 등 주요 총선 공약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70대인 샌더스가 점화한 소득 불평등 및 사회 양극화 문제에 대한 미국 젊은이들의 반향을 비슷한 현실에 처한 한국 사회로까지 확산시켜 총선 어젠다로 쟁점화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샌더스 돌풍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라며 "더불어성장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샌더스가 강조해온 불평등 해소는 '금수저-흙수저론'과 연결되는 것으로, 이걸 극복 못하면 자본주의든 민주주의든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발표한 더불어성장론을 언급, "사용한 표현들이 약간 옛날식인 경우가 있더라"고 지적하며 "세부적 부분에 대해 업데이트하라"고 이용섭 정책공약단장에게 지시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박영선 비대위원도 샌더스 돌풍과 맞물려 더민주에 특화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비대위원은 모두 발언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샌더스 열풍이 세상을 흔들고 있다. 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라며 "더민주는 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는 정책을 진심으로 고민해 흙수저에게 희망을 주는 새경제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설 연휴가 끝나는대로 '김종인표 경제정책'의 방향을 담은 총선 공약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설을 쇠고 나면 김 위원장이 이끄는 경제공약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성장론 즉 포용적 성장과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론 등을 큰 틀로 하면서도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 복지 확충 등 실천의 문제를 정리해 새로운 방향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종인 체제에서 더민주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응답"이라며 "샌더스돌풍이 미국 사회에서 갖는 변화의 의미를 한국사회에 어떻게 접목할지의 문제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샌더스 돌풍은 소득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의 현실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노를 반영한 것"이라며 "70대 노인에게 호응한 미국 청년들의 투표가 미국 정치에 큰 지각변동을 끌어내는 것을 보면 투표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얼마나 위력적 힘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샌더스 돌풍을 지켜보며 우리 청년들도 4월 총선에서 적극적 투표 참여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