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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인천공항공사는 왜 사진 촬영을 막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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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노컷뉴스 독자 윤오영 씨 사진 제공

 

 

"여기서 사진 찍으면 안 돼요. 당장 지우세요!"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에 사는 33살 윤오영 씨는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윤 씨는 이날 오후 4시 30분쯤 미국 LA에서 귀국하는 아버지를 마중하기 위해 C 입국장에 도착했다.

잠시 후 입국장의 분위기가 갑자기 긴박해졌다. 경찰특공대가 들이닥치고 폭발물처리반(EOD)과 탐지견도 등장했다.

입국장에는 "보안 관련 작업 중이니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동요하지 말라"는 안내방송도 흘러나왔다.

 

 

입국장 밖에는 소방차와 경찰버스도 속속 도착했다. 이 때문에 버스를 기다리는 공항 이용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폭발물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긴급 출동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윤 씨는 이런 상황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그 때였다. 50대로 보이는 인천공항공사 간부가 손으로 휴대전화를 가리며 위압적인 태도로 촬영을 제지했다.

"입국장에서 사진 촬영은 불법이니 당장 지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납득할 수 없었던 윤 씨는 "정확한 근거를 대라"며 항의했다.

하지만 이 간부는 막무가내로 촬영을 계속 막았다. 더 나아가 무전기로 "여행객들의 사진 촬영을 막으라"고 다른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윤 씨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직원이 "혹시 기자세요?"라고 물으며 윤 씨에게 접근해 왔다.

윤 씨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이 직원은 "사진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며 "절대 인터넷이나 SNS에 올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인천공항공사 측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긴박한 상황에서 공항이용객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한 채 사진 촬영을 막는 데에만 급급한 인천공항공사 측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인천국제공항의 출입국 보안 시스템도 이날 또 무방비로 뚫렸다. 지난 21일 중국인 부부에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 밀입국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앞서 3일에는 수하물 운송 라인의 모터가 고장 나 대규모 수하물 지연사태도 발생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사고 발생 초기에 비상조치를 하지 않아 사태가 더욱 커진 것이다.

사면초가에 몰린 인천공항공사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이미지 실추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긴박한 상황에서 인천공항을 찾은 손님들의 안전은 '나 몰라라' 하면서 '사진 지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은 '공항 서비스 세계 1위'라는 평가를 무색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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