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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미사일 도발 움직임에도 늑장부리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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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대하는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과 대처방안에 불만을 토로하는 국민들이 많다. 정부는 27일 일본 교도통신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국방부를 통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짧은 논평을 발표한 것이 전부였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국방부장관 명의로 된 강력한 대북 경고 성명서도 없었다. ‘예의주시할 뿐’이라는 논평이 전부였다. 북의 도발에 대비한 군의 신속하고도 구체적인 대응전략도 내놓지 않았다.

반면 미·일·중 3개국은 28일 우리 정부와는 달리 자국의 입장을 명확하게 내놓았다. 미 국방부는 북한을 향해 “도발을 자제하라”고 촉구하는 논평을 냈고, 중국 외교부는 “과격한 행동을 말라”고 경고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 미사일이 일본 영공에 들어왔을 경우 ‘파괴조치 준비명령’을 발령하는 것을 검토했다. 또한 해상 자위대의 이지스함 1척을 해당지역 부근 해상으로 출항시켰고, 방위상은 주말 동안 도쿄에 대기하도록 했다.

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The U.S. Army flicker)

 

청와대는 북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보도가 나온지 이틀이 지난 29일에서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고위관계자를 통해 언론에 흘렸다. 이밖에 국방부는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서애류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함 레이더를 통해 동해상 감시망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미·일 정보 당국이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당사국인 한국 정부가 이틀이 지나서야 대응방안을 내놓은 것은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이 민감한 시기에 또 다시 도발을 감행하려는 것은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나타난 중국의 북한 감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부는 외교안보라인의 가동에 엇박자를 냈고, 대비태세마저 느긋했다. 특히 핵폭탄 실험에 대해 중국이 예상과 달리 미·일 공동대응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국제사회 제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추가 도발을 준비하고 나선 것을 알고도 정부는 즉시 강력한 경고를 보내지 못했다.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다면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지적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해야 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북한을 향해 신속하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기는커녕 최소한의 경고조차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북한을 감싸던 중국의 처지가 난처해질 것”이라는 안이한 외교안보의 단면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안보책임자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얼굴을 감춘 지 오래고, 대통령·국무총리 누구하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따른 관련기관 대책회의도 열지 않았다.

국민들은 북한의 핵폭탄 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 소식에 불안해하고 있다. 북한의 핵폭탄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 정보가 입수된 지 이틀이 지나서 나온 대응책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실기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관련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외교안보전략과 군의 대응방안을 새롭고도 치밀하게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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