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박유하 교수가 2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공판준비기일 출석 후 법정을 나와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미성 수습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제국의 위안부' 저자 세종대 박유하(59) 교수의 국민참여재판 여부 결정이 4월 중순으로 미뤄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하현국 부장판사)는 29일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국민참여재판 결정은 피고인과 검찰 측이 증거로 제출한 자료에 대해 파악하고 '제국의 위안부' 초판본도 읽어본 후에 정해야 할 문제"라며 "오늘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증거로 제출된 자료 중 일본어로 된 자료들은 검찰과 박 교수 측이 모두 번역해서 제출하고 '제국의 위안부' 초판본도 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의 감정 증인도 일부 채택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와 박선아 '나눔의 집' 고문변호사, 할머니들 측 변호를 맡은 양승봉 변호사는 증인으로 인정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기거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과 역사학자 신운용 박사 등은 증인 채택을 보류하고 이들의 증인 자격을 설명하는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박 교수는 감정 증인으로 해당 사건 고발 경위를 알고 있는 사람과 여러 위안부 지원단체 중 '제국의 위안부'에 찬성하는 단체의 장, '제국의 위안부' 논지에 문제가 없다는 역사학자 등 증인을 3명 이상 신청할 것이라며 수락은 받아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양측 관련자와 취재진 등 60여명이 몰려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재판을 마친 뒤 박 교수는 "재판부에서 굉장히 신중하게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결정하는 것 같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옳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참여재판을 위해 책을 무료 배포하겠다고 했고, 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주말 내로 페이스북을 통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지난 2013년 8월 펴낸 '제국의 위안부'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 사실을 기재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4월 18일 오후 2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