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 '경제검찰' 역할 하는 것이 정상
- MB는 '물가당국'으로 이해. 부작용 일으켜
- 韓, 기득권자만 희망 있다 느끼는 희망격차 사회
- 성장률에만 집착말고 자유,생명,신뢰 증진해야
- 안철수 경제정책 기조, 비전 확실하지 않아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월 26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 정관용> 오늘 아주 귀한 손님을 한 분 어렵게 모셨습니다. ‘역대 공정거래위원장 가운데 가장 힘센 공정거래위원회를 만든 분이다’ 이렇게 평가받는 분이죠.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최근에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런 책을 펴내셔서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강철규>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건강하시죠?
◆ 강철규>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몇 년 하셨죠, 공정거래위원장?
◆ 강철규> 임기가 3년. 3년 했습니다.
◇ 정관용> 노무현 정부 출범 초.
◆ 강철규> 네, 출범 시작과 더불어 해서 2006년에 끝났죠.
◇ 정관용> 그 직전에는 부패방지위원장을 하셨죠?
◆ 강철규> 네. 초대 부패방지위원장을 했습니다.
◇ 정관용> 김대중 정부 때. 그 전에는 경실련도 만드시고.
◆ 강철규> 네, 경실련 발기인이고요. 처음 시작했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제가 인터뷰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자료를 보니까 강 위원장 계실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일 힘셌다. 맞나요?
◆ 강철규> 글쎄, 힘셌다고 할 수도 있죠. 4대 재벌 총수들과 개별 면담을 해서 정부정책을전달도 하고 토론도 하고 알리기도 하고 또 부탁도 하고 그랬기 때문에. 삼성 이건희 회장이나 LG 구본무 회장, 그다음에 현대, SK 다 따로 따로 만나서 얘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만 보면 좀 강했다고 볼 수 있겠죠.
◇ 정관용> 뿐만 아니라 관련 경제부처, 다른 경제부처하고도 좀 뭔가 마찰도 있고 다른 경제부처의 정책을 좀 변화시키시기도 하고 그렇게 하시지 않았습니까?
◆ 강철규> 그렇죠. 왜냐하면 다른 부처. 예를 들면 그 당시 산자부 같은 데는 조장하는 정책을 하거든요.
◇ 정관용> 뭘 조장해요?
◆ 강철규> 산업발전을 위해서 지원하고 잘 되게 하려는 그런 정책인데.
◇ 정관용> 육성하는.
◆ 강철규> 육성하는 정책인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잘못한 걸 지적하고.
◇ 정관용> 검찰이죠.
◆ 강철규> 그렇죠. ‘경제검찰’이라고 그러죠. 그런 걸 하기 때문에 마찰도 있고 그랬습니다.
◇ 정관용> 아니, 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요, 공정거래위원회는 항상 일상적인 업무가 여타 경제부처와 싸우는 것이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그리고 4대 재벌뿐 아니라 기업인들은 다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님이 아니라 국장, 과장 밑에 와서 이렇게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 강철규> 머리를 조아릴 것까지는 없지만.
◇ 정관용> (웃음) 제가 좀 청취자분 이해하기 쉽게.
◆ 강철규> 하여튼 경제검찰이니까 무서워하고 조심해야 하고 각 부처도 우리 눈치를 보면서 육성을 하더라도 이게 위법은 아닌지 공정한 것은 아닌지 이걸 물어보기도 하고 그래야 되죠.
◇ 정관용> 그렇죠.
◆ 강철규> 당연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강 위원장 계실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특별히 셌다기보다 제가 볼 때는 그게 정상의 모습인데. 그 전에도 그 후에도 그랬다는 얘기를 제가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
◆ 강철규> 지난 정부에서는 최고지도자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잘못 이해해서 ‘물가당국’처럼 생각하기도 했어요.
◇ 정관용> 물가요? 그건 한국은행이 하는 거죠.
◆ 강철규> 그렇죠. 한국은행법에서 물가를 잡아야 하는데 물가당국으로 하다 보니까 무슨 문제가 벌어지느냐면 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물가를 좀 내려라’ 하면 내릴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 후에 부작용이 아주 큽니다, 그렇게 하게 되면.
◇ 정관용> 인위적으로 하니까.
◆ 강철규> 그렇죠. 나중에 제품 품질이 떨어진다든가 또 얼마 후에 다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든가 그런 문제가 있어서 부작용만 크지, 전혀 의미도 없는 그런 일을 맡겨서.
◇ 정관용> 이명박 정부 때는 물가당국을...
◆ 강철규> 그런 일도 있었어요.
◇ 정관용> 박근혜 정부는 지금 잘 하고 있습니까, 공정거래위원회.
◆ 강철규> 잘 한다고 할 수는 없겠죠. 지난 박근혜 대통령 선거공약 중의 하나가 경제민주화였거든요. 그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건 담당을 해야 되는데 2013년에 몇 가지 제도를 도입했어요.
◇ 정관용> 법 바꾼 것 있었죠.
◆ 강철규> 네. 예를 들면 신규순환출자 금지한다든가 그다음에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를 방지한다든가 등등 몇 가지 정책을 만들긴 했는데 아주 미흡하죠. 왜 그러냐 하면 신규순환출자만 금지하니까. 그동안에 기득권으로 만들어진 순환출자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온전하고 있어서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그것에 의해서 생기는 불공정은 그대로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 정부는 2013년에 몇 가지 해놓고는 그것도 미흡한데도 불구하고 그걸 다 했다라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경제민주화를 다했다. 그리고 2014년도에는 완전히 경제민주화는 말도 안 꺼냅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이 책에서도 제가 좀 얘기를 했습니다만 제대로 개혁을 하고 우리 경제를 미래로 이끌어가려면 사회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제가 얘기를 했거든요.
◇ 정관용> 사회적 기술.
◆ 강철규> 네, 사회적 기술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자동차 기술이나 전자기술과 같은 이런 물리적 기술과는 달리 사회제도입니다, 제도.
◇ 정관용> 제도.
◆ 강철규> 제도를 고쳐야 하는데 제도만 고쳐놓고는 안 됩니다. 그걸 실행할 수 있는 조직, 또 리더의 리더십, 이게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제도, 조직, 리더십. 이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봐서 이게 사회적 기술이다. 제가 이 책에서 강조한 것이 그것인데 어떤 사회적 기술들이 과거 역사에서 이런 발전된 사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했는가, 이걸 한 번 찾아본 겁니다, 이 책에서요.
◇ 정관용>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계실 때 아주 강했었다. 이런 얘기를 제가 초반에 드린 이유는 책 제목이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렇게 돼 있지 않습니까. 공정거래위원회를 강하게 이끈 그걸 가지고 강한 나라를 어떻게 만드는가를 혹시 쓰신 것인가, 그걸 여쭤보려고 그랬던 거예요.
◆ 강철규> 그거는 아니고요.
◇ 정관용> 아닌가요?
◆ 강철규> 원래 뜻은 행복한 나라, 좋은 나라, 이런 나라를 어떻게 만드느냐 이런 얘기인데. 제가 원래 교수 아닙니까. 그래서 학생들하고 오래 생활했고 또 몇 년 전까지는 지방대학에 가서 총장을 했기 때문에 학생들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하나 있었어요. 청년들이 갈수록 희망을 잃고 좌절해가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런데 그것도 날로 심해지니까 이걸 어떻게 우리 미래가 없어서 안타깝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해서 제가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도대체 무엇이 발전하는 사회인가. 그리고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이것을 고민하다가 정리를 4가지를 했습니다. 4가지를 역사 속에서 찾아봤는데.
◇ 정관용> ‘강한 나라’라고 하는 것의 개념 정의입니까?
◆ 강철규> 네, 개념 정의를 했는데.
◇ 정관용> 뭐뭐예요?
◆ 강철규> 첫째는 신분이동이 열린 사회입니다, 첫째가요.
◇ 정관용> 신분이동, 통로, 사다리 이런 것 말이죠?
◆ 강철규> 네.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죠. 막힌 사회와 열린 사회는 큰 차이가 나죠. 두번째는 부가 증대되는 사회예요.
◇ 정관용> 돈을 벌어야죠.
◆ 강철규> 돈 벌어야 되니까. 세 번째는 견제와 균형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사회입니다. 그다음에 네 번째는 신뢰와 법치가 이루어지는 사회입니다. 이 4가지.
◇ 정관용> 4가지 구성요소.
◆ 강철규> 그렇죠. 4가지가 잘 되는 나라가 발전했다 하는 것을 역사적 사례에서 전부 찾아서 한 파트씩 그걸 사례대로 쭉 정리했고요.
◇ 정관용> 이 책을 보니까 무슨 로마시대, 르네상스시대, 흑인노예, 선사시대까지 나오네요.
◆ 강철규> 그렇죠. 하여튼 쭉 선사시대 이후 지금 현대까지 이런 사례, 여기에 속하는 사례를.
◇ 정관용> 이 4가지를 잘 충족시키면 그 나라가 강했다. 그때.
◆ 강철규> 네.
◇ 정관용> 로마가 대제국을 이룰 때 이런 걸 잘.
◆ 강철규> 그렇죠. 우선 견제와 균형 시스템. 특히 공화정 시기에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잘 이뤘거든요. 그것도요, 시민들이 원로인 귀족들이 너무 종횡을 하기 때문에 Mons Sacer(성산)이라는 산에 올라가서 항거를 했어요. 그것도 1년 이상 항거를 하고 안 내려가겠다고 하고, 로마시로 말이죠. 원로인이 귀족들이 항복을 하고 ‘내려와라. 그러면 너희 시민들을 위한 미래를 만들어주고 호민관제도 도입해 주겠다’ 그렇게 해서 공화정 시기에는 견제와 균형시스템이 생기기 시작하죠. 그런 성산항거라고 하는데 그런 것이 몇 차례 있었어요, 공화정 시기에.
◇ 정관용> 그리스 로마가 근대민주주의의 효시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 강철규> 그렇죠. 그런 예도 있고 이 4가지를 다 한꺼번에 어느 나라가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시대에 이런 것 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을 해결한 사례를 쭉 모아서 봤더니 대개 그런 나라들이 문제를 잘 풀고 해결하더라. 그런 얘기입니다.
◇ 정관용> 진짜 이 4개만 있으면 안 강해질 수가 없겠네요.
◆ 강철규> 그렇습니다.
◇ 정관용> 나라 전체로 부가 증대한다. 생산력이 커지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 강철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부가 축적되는데 그게 소수만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신분이동이 자유롭다.
◆ 강철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럼 굉장히 살아 있는 사회가 되는데 그 속에 민주적으로는 견제, 균형, 그리고 신뢰, 법치. 이러면 안 강해질 수가 없죠. 이런 잣대에 비추어서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지금 제1부가 ‘늪에 빠진 한국’인데 4가지 다 없어요? 뭐 하나라도 있습니까?
◆ 강철규> 지금 말 그대로 우리나라 ‘쿠오바디스’ 제가 첫 절에 제목을 그렇게 붙였거든요.
◇ 정관용> 쿠오바디스.
◆ 강철규> 방향 잃은 무기력한 사회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일부 기득권자는 희망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수 서민은 희망을 상실한 희망격차사회다, 그렇게 저는 보고 있고요.
◇ 정관용> 신분이동이 일단 막힌 거죠, 무조건.
◆ 강철규> 네, 막혀가고 있죠. 그 다음 세대인 청년들이 말이죠. 미래를 열 비전이 없어요.
◇ 정관용> 흙수저, 금수저론 나오지 않습니까.
◆ 강철규> 네, 정치권은 정치비전보다는 선거공학만 지금 난무해서 그동안 이룩한 기득권을 어떻게 나눠먹느냐. 이런 데 정신이 팔려 있는 그런 사회죠.
◇ 정관용> 신분이동 막히고. 경제성장률 뚝 떨어져 있으니까 부 증대도 잘 안 되고. 견제, 균형이나 신뢰, 법치 잘 안 되고. 이걸 그러면 어떻게 하면 하게 할 수 있느냐가 아까 말씀하신 사회적 기술입니까?
◆ 강철규> 그렇죠.
◇ 정관용> 그 사실적 기술을, 좀 말씀해 주신 것이 어려워요. 제도와 조직, 리더라고 했는데 좀 쉽게 설명을 해 주시면요?
◆ 강철규> 우선 사회적 기술이 왜 필요한가 하는 말씀을 먼저 드리면 지금 우리 정부나 언론이나 다 마찬가지입니다마는 경제성장률에 매달려 있어요.
◇ 정관용> 그렇다고 하죠.
◆ 강철규> 즉, 성장률이 높아야 나라가 잘 되고 성장률이 떨어지면 나라가 큰일난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건 구시대 개발연대 패러다임이다라고 저는 보고 있고요. 그래서 그러면 뭐가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 하면 사회구성원의 자유가 확대되고 또 구성원 하나하나,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존중되고 그리고 공동체의 신뢰가 구축되고.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건 인류가 지향하는 목표란 말이죠. 이런 자유 확대, 생명존중, 신뢰구축, 여기에다가 재산권 보호라는 게 근대사회에 또 중요하니까 재산권 보호까지 보태면 이 4가지 기본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발전이다. 이렇게 정의를 하고 그러면 지금 성장률패러다임을 이런 가치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그게 제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틀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성장률이 올라간다고 해서 지금 말씀하신 자유와 생명, 신뢰 이런 게 다 되는 건 절대 아닌 거죠?
◆ 강철규> 절대 아니죠. 가령 얼마 전 사건이지만 용산참사 아시지 않습니까? 세월호. 이거 다 경제성장률 빠르게 하려다 보니까 사람 생명을 우습게 알고 또 안전을 우습게 알고 그런 경향이 나오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성장률은 좀 낮더라도 자유, 생명, 신뢰 이런 것을 증진시키면 우리의 목표에 더 다가가는 것이다?
◆ 강철규>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걸 증진시키는 방법이 사회적 기술이다?
◆ 강철규> 그게 바로 사회적 기술인데 사회적 기술은 쉽게 말하면 우리 사회관계에 있는 사람들 간의 게임 룰입니다. 제도. 그 제도를 좋은 제도로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죠. 시민권 제도를 좋은 제도를 만든다든가 로마가 노예로 잡아왔지만 노예해방, 해방노예제를 만들었거든요. 그런 제도를 개선하면 활력이 생기고 바뀔 수 있다는 것인데 제도만 만들어놓고 가만 놔두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전연 실효성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민주화조치 몇 가지 제도 도입해 놓고 실효성이 없어요. 한 가지가 하도급 업체들 3배소 제도를 도입했거든요. 무슨 얘기냐 하면 손해 본 것을 3배로 받을 수 있게 만든 제도인데. 기술 탈취를 했다든가 재벌이 무슨 단가 인하를 너무 했다든가 했을 경우에 억울하면 요청을 하면 3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 이루어진 건이 없어요. 신청을 안 합니다.
◇ 정관용> 무서워서.
◆ 강철규> 그렇죠.
◇ 정관용> 원청업체가 무서워서 못 하는 거죠.
◆ 강철규> 그러니까 제도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걸 의지가, 실현할 수 있는 의지가. 그 의지가 리더십입니다. 그다음에 그걸 실제 실현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제도 플러스 조직, 리더십 이걸 합쳐서 사회적 기술이다. 그렇게 저는 정의를 했습니다.
◇ 정관용> 이걸 조금 구체적으로 지금 당장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어떤 제도, 어떤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 강철규>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한다 하는 의지가 있으면 그걸 하기 위한 특별 제도를 만들고 여러 가지 지금 미흡한 제도가 있잖아요. 예를 들면 순환출자제도라든가.
◇ 정관용>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한다.
◆ 강철규> 그것하고 실질적으로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 정관용> 그 조직은 공정거래위원회입니까,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조직입니까?
◆ 강철규> 공정거래위원회를 강화시킬 수 있고 또 정부가 행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또 강화할 조직이 필요하고. 그리고 그건 대통령의 의지가 필요한 것이죠.
◇ 정관용> 그게 리더십인 거죠.
◆ 강철규> 그렇죠. 그리고 부패방지 이런 것도 지금 이 책에서도 소개했습니다만 싱가포르 탐오조사국이나 홍콩의 염정공서 이런 부패방지기구가 59년, 하나는 74년 이렇게 만들어졌지만 국민의 신뢰를 얻고 성공해서 투명한 국가들이 됐는데 그건 절대적으로 그 지도자의 의지. 리콴유 수상의 의지 그다음에 홍콩의 의지. 이것이 성공을 확고했기 때문에 성공을 담보로 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부패방지위원회 만들어놓고 지난번에 흐지부지돼서 지금 존재가 국민권익위원회가 통합돼서 존재도 없어졌거든요. 그런 것이 당장 해야 될 일 중의 하나죠.
◇ 정관용>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에는 그 이전보다 훨씬 성장률에 목을 맸거든요. 성장률 끌어올리는 것을 위한 각종 정책을 썼습니다, 사실. 그런데 성적은 오히려 더 낮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 강철규> 그렇죠.
◇ 정관용> 여건이 그렇지 않은데 억지로 성장률 숫자를 올리려고 하는 정책만 쓰다 보니까 실제 실현되지도 않고 반대로 경제적 양극화라든가 부패 이런 것들은 더 심화되고. 그거군요.
◆ 강철규> 그렇습니다. 경제는 이렇게 보셔야 됩니다. 어느 나라든지 산업화 초기 개발연대는 10% 성장도 가능하고.
◇ 정관용> 중국이 한참 그러다가 요즘에 꺾이죠.
◆ 강철규> 7, 8%도 가능한데 그게 선진국으로 가면 3% 성장이 어렵습니다. 점점 떨어져서 1%, 2% 성장 하거든요. 우리나라도 이대로 가면 2020년 되면 1.7% 성장할 것이다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그게 잠재성장률이거든요. 최선을 다해도 그렇다는 것이죠. 그럼 그걸 받아들여야 되는데 그걸 돌파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해요. 예를 들면 남북한 한반도 경제, 이건 하나의 돌파구거든요. 그걸 위해서 난 이 책에서 베네치아의 국가이익을 위한 무역외교, 이걸 좀 썼어요. 그거는 종교 장벽도 넘고 그다음에 정치적 장벽도 넘고 오직 베네치아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중세무역을 이끌어갈 힘을 만들어냈는데 그것이 이 사람들의 사회적 기술이에요. 베네치아의 사회적 기술인데 그 무역외교가 있거든요. 여기에서 우리가 힌트를 좀 얻을 수 있죠. 가령 남북한의 한반도경제를 어떻게 우리가 실현할 것이냐, 이 시점에서. 이런 게 사회적 기술이라고 저는 봤습니다.
◇ 정관용> 베네치아보다 훨씬 쉽죠, 우리는. 한민족이고 한 언어를 쓰는 남북한 공동체를 만들면 되는 건데.
◆ 강철규> 그런데 이것이 정치적으로 장벽에 막혀 있어서 안 되고 있는데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경제성장률 여기에 목매달 것이 아니라 목표 자체를 자유, 생명, 신뢰 이렇게 옮기자.
◆ 강철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과제가 떠오르네요. 아까 말씀해 주신 경제민주화, 부패방지 이런 과제. 그러면 그걸 실행할 제도, 조직.
◆ 강철규> 리더십.
◇ 정관용> 이걸 뒷받침해 주는 리더십을 좀 발휘해 달라.
◆ 강철규> 네. 그런 비전이 있어야 돼요. 그런데 정치권에서 그냥 선거철이 왔습니다만 어느 쪽, 야당이든 여당이든 그런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 정관용> 그러네요.
◆ 강철규> 선거 공약만 처음에 얘기했듯이 난무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지금 더민주당의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계시죠?
◆ 강철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더민주당도 그런데 안 되겠습니까, 실력이?
◆ 강철규> 그렇게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제가 보기에는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좀 더 소위 정치 리더들이 이런 중장기 비전, 우리 청년들을 위한 미래비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되겠다. 그리고 이 소득도 지금 양극화돼서 문제거든요. 중하위층의 소득이 증가할 때 전체 성장률이 올라간다 하는 그런 연구결과가 IMF, 다른 데도 아니고 IMF에서 지난해 5월에 나왔어요. 그 자료를 보면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1% 올라갈 때는 전체성장률을 0.08%를 떨어뜨려요.
◇ 정관용> 오히려 떨어뜨려요?
◆ 강철규> 네. 소비성향이 낮아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하위 20%는 1% 성장할 때 0.347%를 올려요.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IMF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경향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지금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성장률은 더 떨어집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 강철규> 그래서 중하위층이 올라가면 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내수기반 성장이 되는 거군요.
◆ 강철규> 그렇습니다. 그건 경제민주화도 하면서 성장률도 높아지고 경제적 자유도, 일반 서민들 자유도 확대되고. 그래서 그 내부로는 그런 것. 그다음에 외부로는 남북한 경제를 만약에 통합해서 우리가 잘만 이끌어가면 앞으로 한 세대 또는 50년까지도 잠재성장률을 나는 5% 정도까지는 올릴 수 있지 않나. 지금 2.5%밖에 안 되거든요.
◇ 정관용> 한반도경제가 되면.
◆ 강철규>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건 우리 돌파구인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만드는 국민신당은 이런 비전 좀 있을까요?
◆ 강철규> 아직까지는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하게 발표된 것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는데.
◇ 정관용> 안철수 의원이 의원으로는 그래도 몇 년 활동을 했잖아요.
◆ 강철규> 그렇죠.
◇ 정관용> 지난 대선 때 몇 가지 각 발언도 했고.
◆ 강철규> 새정치 하겠다고 했죠.
◇ 정관용> 어떻게 평가하세요,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 강철규> 제가 보기에는 별로 확실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비전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지금까지는 제가 발견을 못 했습니다.
◇ 정관용> 더민주당도 이제 만들려고 하는 단계?
◆ 강철규> 만들어가고 있고 우리 위원회에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는 외부, 당원이 아닌 교수들이 한 25명 있거든요.
◇ 정관용> 자문기구죠?
◆ 강철규> 자문기구입니다. 계속 토론을 하고 의견을 내고 있는 과정입니다마는 정치권에서 정치이슈 말고 이런 경제이슈라든가 비전 이런 것에 관심을 더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냥 관심만 갖지 말고 빨리 만들어내야 하는데.
◆ 강철규> 그렇죠.
◇ 정관용> 참 걱정입니다. 총선 앞두고 서로 이합집산 하고 누가 더 영입 많이 하나 이것만 신경 쓰지, 지금.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이런 말씀이 또 실제로 정치권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기여도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 강철규>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네. 이번에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런 주목된 책을 들고 오신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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