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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浮石) 같던 큰 어른'… 故 신영복 교수의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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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성공회대 제공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알려진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신 교수는 이날 밤 9시 30분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과 지인,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다음날인 16일 새벽 1시쯤, 신 교수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인근에는 한밤중 갑자기 들려온 비보에 황망히 모여든 고인의 지인 30여명이 모여들었다.

입관식을 마친 유가족들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가리고 문을 나왔다. 일부 유가족이 다리에 힘이 풀리자 제자들이 부축하며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가슴에 새겼다.

입술을 깨물고 울음을 참던 같은 학교 김창남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이날 언론 대응을 맡아 유가족을 도왔다.

성공회대 학교장을 진행할 상주 역할을 맡은 성공회대 이정구 총장은 "총장과 교수의 관계가 아니라 동료 관계나 다름없다"며 "나에게 영향을 준 아버지랄까,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모르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총장은 "최근 건강 문제로 강의는 못했지만 느티나무와 같은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셨다"며 "학생, 직원, 청소부원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식사도 같이 먹는, 측은지심이 상당했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화 투사, 정신적 지주인 고인을 잃었으니 학교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인재를 잃었다"며 "그분을 우리 학교에 모신 일이 학교의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흉상이나 동상 등 고인을 기념할 수 있는 설치물을 유가족과 상의해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쪽 구석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던 성공회대 백원담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고인에 대해 "부석(浮石) 같은 분"이라며 "어디에 가셔도 쓰임새 있게 생활하고자 하신 분, 필요한 곳을 항상 먼저 찾아가주시는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백 교수는 "고인은 하나보단 둘이 덜 춥고 덜 덥다며 늘 함께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좀 더 선생님의 책을 알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1989년 출옥 후 고인의 첫 강의에서 대학원생으로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빈민활동가 송경용 성공회 신부는 "그렇게 큰 스승님이 이렇게 쉽게 가실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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