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경상성장률 5%로 잡았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추락하면서 정부의 경제전망은 연초부터 틀어지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2016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경상성장률 5% 카드를 꺼내들었다. 3%의 실질성장률에 더해 2%의 물가 상승률로 성장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실질성장률을 바탕으로 전망치를 제시했지만, 체감도를 나타내는데는 경상성장률이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 잇따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경상성장률이 적정수준에서 유지되어야 기업매출이 늘고 가계소득도 올라가며 정부 세수도 넉넉해지면서 경기가 나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0.7%에 그친 상황에서 올해 물가를 2%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정부가 이렇게 2% 물가 상승률을 장담한 배경에는 올해는 국제 석유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
지난해 석유값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올해는 어떻든 국제유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전망과 달리 연초부터 국제유가는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7일, 국제 석유시장에서 주로 우리가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30달러 선이 깨지고 20달러대로 진입했다.
게다가 중국의 증시 불안, 세계 경제의 수요 부진, 이란의 원유 공급 본격화 등이 겹치면, 석유값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이란의 원유 시장 복귀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5~15달러까지 추가로 내려가 초저유가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는 물가가 자연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통계청 우영제 물가동향과장은 “아무래도 (물가에) 제일 큰 영향은 국제유가에 따른 석유류 부분”이라며 “아직도 (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그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물가가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의 예상대로 초저유가 시대가 온다면, 생필품이나 공산품 등의 물가는 오르는데 석유값 하락으로 인한 왜곡이 발생하면서 물가 상승률 자체는 매우 낮게 나오는 작년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는 실질 경제성장률과 함께 물가 상승률을 서서히 끌어올려 저성장, 저수요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정부의 전략에도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
대내외 경제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국제유가를 비롯한 정부의 경제전망이 틀어지고 있어서, 경상성장률 5% 달성 가능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