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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탈당, 결국 분당 수순…野 주도권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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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야권 통합·연대…총선서 제1야당 자리놓고 싸울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3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제1야당의 분당이 현실화하고 있다. 김 전 대표를 따라 탈당할 현역의원 숫자에 따라 야권의 무게중심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표는 탈당파 지역구에 새 인물을 영입하겠다며 다시 승부수를 띄웠다. 야권 주도권 싸움에 내년 총선에서 여야 1대1구도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 金 "총선승리" 외쳤지만, 야권재편이 목표

김 전 공동대표는 이날 탈당의 변을 통해 수차례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하면서 했던 말과 비슷하다.

제1야당이 분열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선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1대1 구도'를 만드는 게 중요한 과제이지만, 김 전 대표의 생각은 야권연대보다는 야권 재편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가 "수명이 다한 양당중심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야 한다",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헌신하겠다"고 한 점은 이를 대변한다.

김 전 대표 측근은 "야권통합이나 연대를 논하기에는 이미 시간이 너무 지났다"면서 "새로운 판을 짜서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당을 통해 야권 주도권을 잡고 세력을 불려 자력으로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것이다. 이런 야권 재편은 '야권분열 가속화'라는 부작용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양당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해 여권 인사 영입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전 대표의 탈당으로 야권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얼마나 탈당 대열에 합류에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를 구성하느냐 여부다.

광주 의원 가운데 박혜자, 장병완과 김한길계인 호남의 주승용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지원 의원도 "방향은 정해졌다"며 탈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 의원이 움직이면 일부 의원이 함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쉽지 않지만, 추가 탈당자가 늘어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김 전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구상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을 포함 9번째로 더불어민주당 탈당 선언한 김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헌신 하겠다" 며 ”아무리 못해도 제1야당이라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그런 정치 말고,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치로 변해야 한다“ 고 말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 분당 상황에 문재인도 '마이웨이'

김 전 대표의 탈당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제1야당은 분당 상황에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서 대한민국 정치를 물갈이하고 우리당을 더 젊고 새로운 정당으로 만들어나가는 계기로 삼아 나아겠다"며 새로운 피 수혈론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성공한 벤처 신화인 김병관 웹젠 의장의 입당식을 가졌다. 같은 벤처기업가 출신인 안철수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그동안 중요한 고비 때마다 '마이웨이'를 선언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야권연대나 통합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안철수 의원도 더민주당과 야권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제1야당과 신당이 각개전투(各個戰鬪)를 통해 생존 경쟁에 뛰어 든 형국이다. 분당사태로 내년 총선 결과보다는 제1야당을 누가 하느냐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 연출될 공산이 크다.

비주류 수도권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탈당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며 "분당 사태로 2등하냐, 3등하냐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수도권·충청권 일부 의원들은 4일 회동을 하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내년 총선 과정에서 제1야당을 놓고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 연대는 당 대 당으로는 어렵겠지만 일부 개별 후보 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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