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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선거구 소멸…표류하는 민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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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직권상정 착수…與, 先법안처리 부결 시사로 공백 장기화 우려

2015년 마지막 국회 본회의 (사진=윤성호 기자)

 

헌법 1조 1항으로 민주공화국을 천명한 대한민국은 2016년 1월1일부터 선거구가 없는 나라가 됐다.

지난 201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위헌인 선거구별 인구편차 '3대1'을 '2대1'로 맞추라고 준 시한인 지난해 12월31일이 속절없이 지났다.

지난해 3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출범한 뒤 무려 9개월의 시간이 있었지만 여야는 밥그릇 싸움으로 허송했다.

8월 획정기준 제출, 11월 획정안 확정 등 법정시한을 차례로 어기더니 결국 헌재의 선거구 개정 시한을 넘겨 법을 만드는 국회가 위헌을 저질렀다.

여야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들어 마지막날인 31일까지 모두 아홉차례나 담판 협상을 벌였다. 이를 통해 지역구를 253석으로 현행 246석보다 7석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그만큼 줄이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비례대표 축소를 보완할 방법에서 막혔다.

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연동형 균형의석제(이병석안), 최소의석보장제(정의당안)을 차례로 제시했지만 여당은 모두 거부했다. 2015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도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중진의원들의 중재로 여야 대표가 만났지만 헛수고였다.

결국 정 의장은 '입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직권상정 절차에 착수했다.

정 의장은 1일 0시를 기해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에 17대 총선 이후 여야가 유지해온 '현행 의석 비율'(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을 기준으로 인구편차 '2대1'의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오는 5일까지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 의장은 또 인구기준 2015년 10월31일, 5개 이상 시‧군·구에 걸치거나 지역구 통합시 인구 상한을 초과하는 경우 시‧군‧구 분할 예외 인정, 수도권 3곳 일부 분할로 분구 제외도 기준으로 함께 제시했다.

정 의장은 선거구획정위가 획정안을 제출하면 국회 안전행정위에 보내고 심사기일을 지정해 오는 8일 본회의 직권상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 의장의 획정기준에 따르면 지역구 수는 수도권은 6석(인천 +1, 경기 +5), 충청권은 1석(충남 +1, 대전 +1, 충북 -1)이 늘어나는 반면, 호남은 3석(전북 -1, 광주 -1, 전남 -1), 영남 역시 3석(경북 -2, 경남 -1), 강원은 1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대구, 제주는 변동이 없다.

정의화 국회의장(가운데)과 여야 지도부가 지난달 15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선거구획정 논의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하지만 직권상정안이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지역구가 감소하는 농어촌 의원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데다 여당마저 '선(先)민생경제법안 후(後)선거구획정'을 당론으로 들고 나오며 직권상정안 부결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경제 등 쟁점법안 처리 없이 선거구 획정을 앞세우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국회의장은 18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지역구 246석안이 부결될 경우 다음으로 여당이 원하는 253석 안을 직권상정해야 하고 과반인 여당은 이를 통과시킬 수 있다.

결국 '246안 부결→253안 통과'라는 예정된 수순을 바탕으로 쟁점법안을 선거구획정과 연계해 야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 당시 자동상정되는 예산안과 연계했던 전략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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