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자료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새해 통화정책과 관련,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도록 완화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 회복을 저해하는 위험요인이 곳곳에 잠재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31일 신년사를 통해 “새해 통화정책은 새로운 물가안정목표 하에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도록 완화기조를 지속하면서 금융안정에도 유의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회복세가 완만하고 물가상승 압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성장과 물가의 하방리스크에 유념하면서 거시경제 흐름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새해 우리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의 순탄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 곳곳에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 주요국 통화정책의 비동조화 지속 등으로 국제자본 이동이 확대되면서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 시장국이 경제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국제금융시장은 재차 불안해지고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약화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저출산.고령화.부문간 불균형,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경제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고, 그동안 크게 늘어난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소비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거나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런 여건에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는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구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 고통과 희생을 수반하고 경제 주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실행하기가 쉽지 않지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실천해 나간다면 당장의 아픔을 충분히 보상해 줄 수 있는 과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성공적인 구조개혁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수출과 내수 그리고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조 복원 등을 통해 대외여건 개선 시 우리 경제가 남보다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해에는 금융안정에도 더욱 유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 감독당국 등과 긴밀히 협조해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고,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심화되지 않도록 공개시장 운영 등을 통해 시중 유동성과 자금 흐름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국제금융시장 상황,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을 위한 단계별 종합대책을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2%의 단일 수치 물가 목표제와 관련해 “주요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진일보한 방식”이라며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안정시키면서도 중앙은행이 물가와 함께 경기, 금융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보다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