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에서 일본이 10억 엔(약 97억 원)을 피해자 지원재단에 출연하기로 합의된 가운데, 위안부 소녀상이 철거되기 전에는 지원금을 내면 안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또 이 같은 조건을 한국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보수성향의 요미우리 신문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가능한 빨리 철거해 달라는 일본의 요청을 한국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30일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또 소녀상이 철거되기 전에 돈부터 먼저 낸다면 일본 내에서 비판 여론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사히 신문도 소녀상 철거가 일본의 지원금 출연 전제였다는 점을 한국이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비공식적인 승인'을 얻었다고도 전했다.
이 같은 일본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소녀상 이전 여부가 사실상 이번 위안부 협상 합의의 결정적 조건 중 하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일본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극우성향 산케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지난 28일 합의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완전히 종결됐으며, 더이상 사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도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한국 외교부 장관이 이번 협상을 두고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협상이라고 직접 언급한 사실을 들며, 이렇게까지 한 이상 한국은 약속을 어길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녀상 이전 문제나 망언 논란 등이 계속 불거져도, 우리로서는 '최종·불가역적 해결'이란 약속에 계속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