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문태영 짜증·실책, 길어진 삼성 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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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맘대로 안 되네' 삼성은 최근 주장이자 최고 연봉 선수 문태영의 부진 속에 3연패를 안았다. 상위권 도약은커녕 6위 수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자료사진=KBL)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올 시즌 중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시즌 팀 최다 연패를 눈앞에 둔 가운데 상위권 도약은커녕 자칫 따뜻할 것만 같았던 봄 농구도 추워질 수 있다.

삼성은 29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부산 케이티와 원정에서 61-91로 졌다. 무기력하게 무려 30점 차 대패를 안으며 최근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사실 삼성은 앞서 5연승을 달리며 상위권 도약의 꿈에 부풀었다. 특히 지난 17일 천적 울산 모비스 원정에서 23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역대 최다인 특정팀 연패 기록을 마감한 뒤 인천 전자랜드까지 잡아 상승세를 잇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 3연패했다. 에이스 애런 헤인즈가 빠진 고양 오리온을 시작으로 전주 KCC에 이어 케이티에게까지 지면서 6할을 바라보던 승률이 5할4푼3리(19승16패)까지 내려갔다.

'무주공산' 케이티 심스가 29일 홈 경기에서 삼성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쾌한 덩크를 꽂는 모습.(부산=KBL)

 

여기에는 주포 문태영(37 · 194cm)의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문태영은 3연패 동안 평균 10점 3.7리바운드 2.3도움에 머물렀다. 시즌 평균 15.8점 5.9리바운드 2.9도움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경기 집중력이 흩어진 모양새다. 이 기간 문태영은 실책을 8개나 범했는데 평균 2.7개로 시즌 평균 1.9개보다 많다. 특히 케이티 원정에서는 18분만 뛰고도 5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계속된 문태영의 개인 플레이와 실책에 삼성은 추격 의지를 잃었다. 상대 마크맨 박상오에게도 느슨한 수비로 잇따라 외곽포를 허용, 17점이나 내줬다. 본인은 7점에 그쳤다.

물론 3연패의 탓을 문태영에게만 돌리기는 어렵다. 삼성은 23일 오리온과 원정에서 28점 차 대패를 안았고, 26일 KCC 원정도 10점 차로 졌다. 팀 컨디션 자체가 저조한 상황이다. 삼성은 5연승 이후 연말 공연이 많은 홈을 떠나 3경기 연속 원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문태영은 팀 에이스이자 주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 KBL 최고 연봉(8억3000만 원) 선수이기도 하다. 시즌 초반 성숙한 모습으로 칭찬을 받았던 문태영은 최근 기량과 정신력이 전혀 몸값에 맞지 않는 모양새다. 중심이 흔들리다 보니 팀도 불안하다.

모비스에서 뛰던 문태영이 지난 시즌 경기 도중 심판에게 어필하자 양동근(가운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모습.(자료사진=KBL)

 

무엇보다 판정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 짜증을 내거나 항의하는 장면이 자주 보인다. 이전 팀들이었던 창원 LG와 모비스 시절 보였던 버릇이 재발한 듯한 모양새다. 물론 케이티 원정에서 석연찮은 판정이 이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판정은 심판의 몫이다. 주장으로서 항의를 하는 역할이지만 자칫 자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 정도가 된다면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

물론 문태영은 미국 문화를 접하고 자란 혼혈 선수. 그러나 KBL에서만 벌써 7시즌째. 적응할 대로 적응했고,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또 집중된 견제와 수비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문태영은 여전히 상대 선수보다는 심판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모비스 시절 유재학 감독도 가장 염려하고 신경을 썼던 부분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야심차게 문태영을 데려왔다. 1순위 외인 리카르도 라틀리프까지 모비스 3연패 주역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대형 신인 김준일에 각각 부상과 서울 SK에서 돌아온 슈터 임동섭과 베테랑 가드 주희정까지 멤버로만 보면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

시즌 중반이라고 해도 6위의 성적은 성에 차지 않는다. 지난 시즌 최하위보다야 많이 올라왔지만 이 정도로는 살짝 아쉬운 상황이다. 7위 케이티에 5경기 앞서 있지만 연패가 이어지면 6위도 장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케이티는 삼성전 승리로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문태영의 부진 탈출이 시급하다. 더욱이 다음 경기인 새해 첫 날 일정은 4위 원주 동부다. 최근 5연승의 상승세에 있는 데다 올 시즌 상대전 3전 전패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과연 문태영이 최고 몸값의 자존심과 주장의 책임감을 회복해 팀의 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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