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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주전 세터' 이민규 "자만을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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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OK저축은행 주전 세터다." 이민규. (사진=KOVO 제공)

 

"자만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지난 2일 대한항공전부터 주전 세터 이민규 대신 백업 세터 곽명우의 출전 비중을 늘렸다. 지난 15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아예 곽명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때마침 대한항공전부터 OK저축은행은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19일 현대캐피탈전 선발 세터 역시 곽명우였다.

이민규의 부진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주전 세터를 바꾼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이민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침이었다.

OK저축은행은 13승5패 승점 41점으로 V-리그 3라운드를 마쳤다. 아직 1경기를 덜 치른 2위 대한항공에 승점 8점 차로 앞섰다. 시몬이 100%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라 만족은 하지만, 이민규의 부진은 김세진 감독의 마음에 걸렸다.

김세진 감독은 현대캐피탈전이 끝난 뒤 "이제 시즌 반을 돌았는데 힘들었던 점은 역시 이민규가 조금 흔들렸다는 점"이라면서 "하다 보면 질 수도, 이길 수도 있다.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가야하는 데 흔들렸다는 점이 아쉽다. 또 흔들리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민규는 현대캐피탈전 1세트 후반부터 다시 코트에 들어와 OK저축은행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최근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낸 모습이었다.

이민규는 "하면서는 잘 몰랐는데 처음부터 되돌아보면 내 스스로 자만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시즌 초반부터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하나하나 쌓아다보니 확 무너졌다"면서 "컨디션이 안 좋은 것보다는 팀 부진과 맞물렸다. 내가 부진할 때 팀이 연패를 해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분위기도 안 좋아졌는 데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훈련 때도 백업 세터 역할을 했다. 흔히 말하는 주전 선수들과 반대 코트에 서서 훈련을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민규에게 다시 눈을 뜰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민규는 "연습을 할 때도 명우 형이랑 바꿔서 하다보니 우리 팀 장점을 더 많이 알게 됐다. 상대에서 바라보니 '우리 팀이 이런 게 좋구나'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면서 "팀 밸런스가 좋은 팀이라 어딜 줘도 공격할 수 있다.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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