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 공연 모습(사진=노동신문)
북한 모란봉악단이 12일 저녁 중국 베이징 공연을 앞두고 전격 귀국한 것은 업무소통때문이라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2일 밤 10시 40분(현지시간)쯤 관련 정부기관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중조(중북) 문화 교류를 중시하며, 북한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양국의 문화 등 각 영역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가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업무 측면에서의 소통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서 이번 공연을 누가 관람하고 방중한 북한 측 주요 인사를 중국측의 누가 만나주느냐와 관련돼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한 측이 기대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들의 관람이 성사되지 않는 등 공연 내용과 공연 대상, 초청자 등에 대해 북한과 중국의 사전 조율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교수도 "공연이 전격 취소된 것은 김정은 제1비서의 예술사절단이라고 칭하는 공연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예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을 계기로 국내외 언론이 김정은 제1비서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 단장에 대한 높은 관심이 북한 측에서는 부담으로 느껴 공연을 취소했다고 추측도 있다.
이밖에 김정은 제1비서의 '수소폭탄 발언'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비판적 논평이 문제됐을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이 전격 취소됨에 따라 북한은 베이징 공연을 조직하고 단장으로 동행한 최휘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 대사 등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모란봉악단은 이날 저녁 7시30분으로 예정된 베이징 국가대극원 공연을 3시간여 앞두고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모란봉악단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던 공훈국가합창단도 이날 밤 열차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국가대극원 이날 "북한 측의 공연이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면서 불편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당초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은 12일부터 4일 사흘간 국가대극원 오페라하우스에서 중국의 당정 지도부와 북한 간부 등 2천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공연할 예정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13일 오전까지 베이징 공연을 선전하는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에 대한 특집 기사를 게재하고 있으나, 베이징 공연 취소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