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MB보다 해마다 1조 2천억원 준조세 더 징수
-與, 기금 잔치 해놓고 어려운 농어민용 기금에 딴지
-기업들 "부의금 내는데, 액수를 봉투에 적어내는 느낌"
-거둬가기만 할 뿐 용처 불투명인 기금 많아
-조선일보 통일나눔펀드, 북측 거부로 효용성 도마
-기금조성 홍수, 연말불우이웃성금 모금 위축 우려
사건의 실체에 훅! 들어가 봅니다. 취재를 통해서 확인한 뉴스의 진실을 보여 드립니다. [훅!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기자가 훅 파고든 뉴스의 진실 '훅뉴스' 시간,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기자 어서 오세요.
◆ 권민철> 안녕하세요?
◇김현정> 지난주 학원 휴일 영업문제 다뤘었는데, 반응들 어땠나요?
◆ 권민철> 휴일 학원 휴일 요구하는 곳 많거든요? 교사단체나, 학부모단체, 학생들 모두 잘 들었다고 전해 왔구요. 문제는 제도화겠죠? 앞으로도 이게 제도활 될 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김현정> 자, 그러면 오늘 주제는 뭔가요?
◆ 권민철> 우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그제 발언 한번 들어보실까요? 한중 FTA 발효 이후에 농어촌이 입게 될 피해지원을 위한 기금 마련에 대해 한말씀 했죠. 바로 이부분입니다.
"한중 FTA 경우에 민간기업 공기업 기부금을 재원으로 하는 1조원 규모의 농어촌 상생기금을 만들기로 했는데 이것이 기업에는 준조세가 되고 나중에 기금이 부족할 경우에는 재정부담이 또 가중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 권민철> 1조원 규모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준조세다. 이게 기업에 부담을 준다…라고 비판한겁니다.
◇ 김현정> 준조세라면 세금은 아니지만 세금처럼 거두는 돈을 말하죠?
◆ 권민철> 담뱃값에 숨어있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같은 각종 부담금을 말합니다. 그런데 김무성 대표의 말 참 격세지감이죠? 현정부 들어 역대 최고액의 준조세를 거뒀거든요. 그 때는 일언반구 없다가 FTA 유탄 맞게 된 농어민들 구호용 준조세에 이렇게 딴지를 걸다니요… 그래서 오늘은 박근혜 정부의 준조세 징수 실상 들춰보겠습니다.
◇ 김현정> 대체 이 정부에서 얼마나 많이 모았다는 건가요?
◆ 권민철> 기획재정부가 이걸 관리하는데요. 이명박 정부때 거둔 부담금 보니까 한해 평균 15조 6600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때는 이게 16조 8700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1조 2100억원씩 더 거두고 있는 거죠? 이렇게 정부가 관리하는 부담금 말고 각종 기금도 역시 늘어났습니다.
◇ 김현정> 기금이라면?
◆ 권민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청년희망펀드 같은 겁니다. 또 창조혁신센터, 재단법인 미르 설립, 아시안게임, 평창동계올림픽용 경비… 등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을 기업들로부터 거뒀고, 지금도 거두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 국가 재정으로 써야할 돈인데 민간에 떠넘기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기업쪽이 느끼는 피로감 어떨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일단 기본적으로 작년 재작년 올해 들어 많긴 많아요. 느닷없이 나오는 미르재단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괴로운 거죠"
◇ 김현정> 근데 미르재단이 뭔가요?
◆ 권민철> 문화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만든 재단입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아까 청년희망펀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했는데, 그거 지금도 거두고 있는 거죠?
◆ 권민철> 어제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대부분 기업이 냈는데… 공식적으로는 자발적으로 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근데 문제는 그걸 믿을 수 있느냐는 거 아니겠어요?
◆ 권민철> 문서로 남지 않기 때문에 강요나 할당이 있었는지 증명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지난 9월 15일이었죠? 박근혜 대통령이 2천만원을 먼저 내놓 뒤 기업들 기부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일종의 룰이 있는데요. 기부 순서는 재계 순위별로, 액수는 자산총액에 비례해서 일사분란하게 착착 움직입니다. 전경련 관계자의 말 들어볼까요.
"정해놓은 룰은 없는데 일반적으로 자산이나 매출액 기준으로 합당한 정도의 기준을 각 그룹들이 결정을 해요. 그러다보니 그게 여러차례 쌓이면서 일정한 룰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거죠"
◇ 김현정> 대기업이 '우리 얼마 냈다', 이걸 공개하는 것도 어찌보면 신고하는 거 같아요?
◆ 권민철> 이게 사실은 청와대에서 다 보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누가 누가 얼마 내는지 말이죠. 그래서 이걸 부의금으로 비유하기도 하더군요. 일종의 보험이라는 겁니다. 대기업 관계자의 이야기 들어보죠.
"말 그대로 부주돈 낼 때도 누구는 내고 누구는 안낼 수 없으니까 다 내는 거와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부주돈이야 봉투속에 넣어서 감추니까 눈치로 하지만 이거는 금액이 다 오픈 되니까. 예를 들어서 삼성이 200억원 냈다, 그러면 그거에 맞춰서 쭉 있어요"
◇ 김현정> 혹시 직원들에게도 할당이 되나요?
◆ 권민철> 청년희망펀드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직원들은 아니고 임원에게 할당을 줬습니다. 삼성의 경우 이 펀드에 250억원을 냈는데 그 가운데 50억원이 바로 임원들이 낸 돈입니다. (공정위 기업집단정보포털 보면) 삼성 임원이 369명(4월 기준)이니까 단순계산으로 1명당 1350만원씩 낸 셈입니다. 일부 기업은 동의도 받지 않고 급여에서 일괄 공제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렇게 내는 돈은 돌려받지도 못하는 거잖아요?
◆ 권민철> 보통 펀드하면 원금을 돌려받거나 수익이 배분되는 걸 말하죠? 하지만 준조세 형식의 펀드는 그게 아닙니다. 세액공제혜택만 있을 뿐 본질은 기부금입니다. 펀드라는 이름부터 잘못된 거죠.
◇ 김현정> 돌려주지도 않은 돈, 과연 어디에다 쓰이나요?
◆ 권민철> 바로 그게 문젭니다. 청년희망펀드는 청년들 일자리 만들겠다고 조성중인 기금인데. 어디에 쓸지 내내 결정을 못하다가, 어제야 비로소 일부 지원 사업이 나왔습니다. 내용 보니까 고작 관광 가이드 육성… 이런 사업이더군요.
◇ 김현정> 요즘은 정부 아닌 언론들도 돈을 모으잖아요?
◆ 권민철> 조선일보에서 진행중인 통일나눔펀드가 그 경우죠. 다른 기금과 다른 건, 여기는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로부터도 돈을 거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모금 강요 논란도 나왔었구요. 특히 여기는 다른 곳에 비해 모금액 같은 것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쪽('재단법인 통일과나눔') 직원과의 통화 내용 들어보시죠.
▷기자 : 언제까지 모금해요?
▶직원 : 저희는 기간이 따로 없습니다.
▷기자 : 목표액도 없나요?
▶직원 : 네.
▷기자 : 얼마나 모금됐나요?
▶직원 : 안내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 앞으로도 알 수 없나요?
▶직원 : 네. 그렇습니다.
◆ 권민철> 들리는 이야기로, 약정액까지 합하면 최소 3천억원은 모금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 돈은 어디에다 쓴다는 거죠?
◆ 권민철> 남북교류협력사업단체, 대북지원사업단체를 후원하는데 사용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현재로선 사용처가 막혀 있는 거 같습니다. 북한이 조선일보에서 모금한 돈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쪽 사정에 밝은 소식통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소식통 : 조선일보는 우리 체제를 막 그런거다 북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금을 일체 안할려고 해요. 사업을. 몇 번 있었어요. 시도가 있었는데 북(한)이 거부를 했죠.
▷기자 : 북한쪽에서 거부를 했었을 때 그 명분이 조선일보였다?
▶소식통 : 그거야 당연하죠. (북한이) 조선일보 돈을 받겠습니까? (조선일보가) 흡수통일을 바라고 있는데…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이렇게 되면 앞으로도 제대로 쓰여질 지가 의문인데, 이게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통일기금과 중복되는 문제도 있다면서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통일기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6월부터 준비해 왔는데 아직 개시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 바로 옆에 있는 힘있는 언론사에서 모금중이기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다고 하네요. 모금회 담당자와의 통화 내용입니다.
▷기자 : 얼마나 모금됐나요?
▶직원 : 조선일보에서 통일기금 마케팅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시작을 안 하고 있습니다. 아직 모금 자체는 안하고 있어요.
◇ 김현정> 통일관련 기금은 이명박 정부 때도 모금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 권민철> 통일항아리라고 있었죠? 민간에서 통일을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조성한 기금입니다. 하지만 5년이 다되어가는데도 활용은 하나도 못하고, 관리 비용만 축내고 있습니다. 이쪽(모금단체인 '통일생각')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항아리로 내신 기금은 전혀 손대지 않고, 따로 사무실 운영비는 저희 이사님들이나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 김현정> 통일기금도 그렇고 청년희망펀드도 그렇고 취지는 좋은데, 모금 과정이나 모금 이후가 문제로군요?
◆ 권민철> 사용처도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고, 그 것도 반강제로 돈을 모은다? 그건 의심 받을 일이겠죠. 청년희망펀드 경우도 그렇습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청년 일자리 문제에 정부가 연간 2조원씩 쏟아 붓고 있으니까 청년실업 문제 이미 풀려야 옳겠죠.
◇ 김현정> 오늘 말씀 죽 들으면서 드는 생각이요… 기업들이 여기저기 기금을 내고 나면, 정작 필요한 곳에는 못 쓰는 거 아닌가요?
◆ 권민철> 바로 그렇습니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여기저기서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하고 있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지난달부터 모금중인데. 어제(3일) 현재 목표액의 15.4% 정도밖에 모금하지 못했습니다. 예년에 비해 더디다고 하는데요. 모금회 간부의 이야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