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해대교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경기소방청 제공)
서해대교 교량 케이블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 중 1명이 순직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전날 오후 6시 12분쯤 경기도 평택시 서해대교 하행선 2번 주탑에 연결된 교량 케이블이 불이 난 3시간 반만에 진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화재로 평택소방서 이병곤 포승안전센터장(54·소방경)이 길이 약 50m, 지름 280mm의 케이블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또 같은 센터 소속 소방관 2명도 타박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후 센터로 복귀했다.
불이 나자 경기도재난안전본부와 충남소방재난본부 등은 소방관 60여명, 장비 20여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현장이 180여m 높이의 주탑 꼭대기 근처로 소방관이 올라가기 어려운데다 강풍 탓에 헬기를 동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소방당국이 애를 먹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주탑 외부계단을 이용해 불이 난 곳 인근으로 진입, 안전로프 결착한 채 진화 작업에 나서 3시간 반만에 완전 진화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번쩍하더니 불이 났다"는 현장 직원의 진술 등을 토대로 낙뢰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전문가를 투입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이날 오전 서해대교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되면서 출근길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도로공사측은 케이블 1개가 끊어지고 2개가 손상된 만큼 정밀 안전점검을 통해 통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야 통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송악IC 양방향 13㎞ 구간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목포방면 서평택IC에는 충청방면으로 향하는 차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1㎞가량 차량 행렬이 서행을 하고 있다.
전날 뉴스 보도로 우회한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는 빚어지고 있진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량은 더욱 늘고 있어 통행이 통제되는 동안 정체는 계속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구간은 하루 평균 통행량 4만2천대에 이른다.
도공은 전날 화재 이후 이날 오전까지 건설기술연구원 등 8개 기관과 1차 안전점검을 벌여 불이 난 목포방면 2번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 1개가 끊어지고 2개가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도공은 오전 10시 2차 안전점검을 진행한 뒤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이날 오후부터 통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통상 케이블이 2개까지는 손상돼도 교각에 안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는데, 이번 사고로 3개가 손상된 상황이어서 현재 정밀 안전점검을 벌이고 있다"며 "통행 재개가 언제될지는 2차 점검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의 경부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우회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