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이 일생동안 배우자(동거자 포함)로부터 신체적 혹은 성적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폭력은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세계은행이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근거에 분석한 바로는 일생동안 배우자로부터 신체적 혹은 성적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여성은 전체 여성의 30%에 달했다.
북미 지역은 전체 여성의 21%, 유럽·중앙아시아 지역은 29%가 배우자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은 33%,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은 30%, 호주·뉴질랜드 지역은 28%의 여성이 배우자 폭력을 경험했다.
또 중동·북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40%, 남아시아는 43%의 여성이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이 있어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배우자의 여성에 대한 폭력은 다른 폭력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비용을 초래했다.
배우자의 폭력은 당장 피해자를 일터에 나가지 못하게 만든다. 또 자신과 아이들을 돌볼 능력을 약화시킨다.
이외에도 의료비와 법률 서비스 비용, 사회보험 비용, 생산성 감소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증가시킨다.
세계은행은 여성에 대한 배우자의 폭력은 의료 등의 서비스 비용을 높인다는 점에서 경제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은 신체적 학대를 당한 여성의 의료 비용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42% 더 높다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가정에서의 여성 학대는 피해 여성뿐만 아니라 가해 남성의 생산성과 임금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 남성 역시 스트레스로 인해 일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세계은행은 풀이했다.
베트남과 탄자니아의 조사에서 가정 폭력에 시달린 여성은 일을 덜 하고 급여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인주 조사에서는 가해자의 절반이 일에 집중하기 어려우며 20% 가량은 일터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그럴 뻔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스트레스와 폭력에 따른 손실 비용이 GDP의 1~3.5%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이외에도 가족 차원에서는 가정 내 배우자 폭력을 빈번히 목격한 아이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배우자 폭력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평가 방법과 전제에 따라 GDP의 1.2%~3.7%로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례로 호주는 GDP의 1.5%, 영국과 방글라데시는 각각 2%를 웃돌았다. 한편, 페루는 GDP의 3.7%에 달했다.
세계은행은 배우자 폭력에 대한 경제적 비용 추정치는 평가방법과 자료에 따라 크게 달라 국가별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례로 최근 영국 조사에서는 삶의 만족도 손실까지 추정치에 포함해 GDP의 10%라고 산출한 적이 있다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코펜하겐 컨센서스 센터는 2014년 분석 자료에서 배우자 폭력의 비용은 전 세계 GDP의 5.18%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는 1인당 경제적 비용은 다른 폭력에 비해 낮으나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이 경험할 만큼 만연해있기 때문이라고 센터는 설명했다.
미주개발은행(IDB)은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가정 폭력에 따른 경제적 비용만을 따로 계산한 적이 있다.
IDB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는 3명 중 1명의 여성이 가정에서의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이에 따른 폭력의 비용은 국가에 따라 GDP의 1.6%에서 3.7%로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