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인수에 대해 "인수 및 합병 인가를 동시 신청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LG유플러스는 30일 광화문 S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은 30년 전 한국이동통신 인수 뒤 지금까지 대형 M&A에 의존해 30조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면서 "반경쟁적 M&A를 통한 거대 통신사업자의 방송통신 시장독점화 전략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SK텔레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 독점을 공고히 하려는 전형적 패턴"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자문 내용을 근거로 SK텔레콤의 현행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18조 제9항 '기간통신사업의 양수·합병 인가 등의 심의기준 및 절차'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되려는 기간통신 사업자는 최대주주 변경인가 전 주식의 양도양수 계약에 따른 후속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주식인수 인가 전 후속조치 등 금지조항'은 최대주주가 되려는 사업자가 미인가 주식인수를 근거로 피인수 사업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미인가 주식인수를 근거로 합병을 추진하면 CJ헬로비전의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되므로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을 위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CJ헬로비전 주식인수 자체도 문제를 삼았다. 통합방송법이 시행되면 SK브로드밴드 주식을 100% 소유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 33% 이상을 소유하지 못해 CJ헬로비전 주식을 강제로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번 인수로 가계 통신비가 증가해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 CR전략실 박형일 상무는 "SK텔레콤이 결합상품을 판매해 케이블TV를 공짜로 만들 것"이라며 "이후 저가용 방송 가입자를 IPTV로 전환시키면 연간 1천억원의 가계 통신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조건부 인가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정부는 신세기통신과 하나로텔레콤의 인수합병 시 인가 조건을 부여해 시장경쟁 악화를 방지하려 했으나, SK텔레콤은 시장 지배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번번이 무력화시켜 왔다"며 "인수조건을 붙여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SK텔레콤이 인수와 합병을 동시에 인가받으려는 배경으로 인가심의 기간을 절반가량 단축해 시장독점 논란을 최소화하고 짧은 검토기간을 이용해 수월하게 인가를 받아내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를 함께한 법무법인 태평양 박지연 변호사도 "공정거래법 제7조는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와 같이 시장 1위 기업간 인수·합병이 허용되면 경쟁제한성이 확대될 우려가 크다"며 지적했다.
이어 "통합방송법이 경과규정 없이 현행 기준대로 입법되면 SK텔레콤은 33%가 넘는 CJ헬로비전의 주식을 부분 매각해야 한다"며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경과규정 여부와 관계없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인수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전기통신사업법 등 현행법상 인수 합병 인가의 동시신청은 적법하다"며 "케이블사업자인 CMB(’11. 6월), C&M(’12. 11월)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합병인가를 동시 심사한 전례가 있다"면서 LG유플러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상 최대주주 변경인가 전에 이행행위나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는 해석도 "법령상 '이행행위 및 후속조치'는 경영권 행사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고 최대주주변경과 합병은 동시에 진행되는 별개 행위일뿐, 합병이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후속조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