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테러 당시 바타클랑 극장에서 총기로 수십 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후 자폭한 테러범 사미 아마무르(28)가 3개월 전 가족과 마지막 통화에서 "가족과 고양이에게 사랑한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무르의 누나 안나 아미무르는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월 마지막으로 나눈 일상적인 통화를 회고하며 그가 가족과 애완용 고양이에게 매우 살가운 아이었다고 전했다.
안나는 그러던 동생이 갑자기 잔혹한 테러범이 된 데 대해 "(우리 가족의) 잘못인지도 모르겠다"며 "그가 테러에 연루됐단 소식을 접하고 절망과 슬픔이 섞인 비명을 질렀다"고 밝혔다.
안나는 자신이 기억하는 남동생이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한 배에서 태어나고 함께 자란 남동생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른 길로 갈 수 있는지"를 묻고 싶은 심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동생은 세심하고 괜찮은 사람이었다. 관대했고 웃음과 농담을 즐기는 까불거리는 아이였다"며 "우리 가족은 종교적으로 엄격하지 않았으나 버스 기사였던 동생이 4년 전부터 인터넷을 하며 급진적인 성향으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누나는 파리 외곽 드랑시 시의 무슬림에게 세뇌당한 남동생이 이슬람교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고 시리아로 떠난 뒤 완전히 변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는 아버지 모하메드가 아들을 데리고 오려고 직접 시리아를 방문하기도 했으나 결국 설득하지 못했다.
안나는 "우리 가족이 겪는 고통은 희생자 유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걸 안다"며 "유족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며 어떠한 말을 해도 이미 잃은 가족을 되찾을 수 없단 것도 안다"고 사과했다.